한때 저는 '정착'이라는 단어에 집착했어요. 일명 '공무원'과 같은 평생 직장과 같은 개념에 사로 잡혀 사회 초년생 때만 해도 오로지 한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던 우물 안 개구리 시절이 저에게도 존재했거든요.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저는 이직을 여러 번 시도했어요. 물론 어렵게 결정한 선택이었지만 그에 따른 시선과 책임은 오롯이 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더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지만 제3자가 이런 과정까지 자세하게 알 길이 없겠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보기엔 저는 한 가지에 '정착'하지 못하는 '방황하는 떠돌이'처럼 보였을 뿐이고요.
그래서 한때는 스스로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책하며 살기도 했어요. 매년 한 살씩 나이 들수록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있는 주위 친구들과 비교하면 저는 이직으로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제자리걸음'만 열심히 할 뿐이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제가 유일하게 근심을 털어낼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였어요.
어릴 때부터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이나 글귀를 기록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공유하면서 즐거움을 얻어 가곤 했거든요. 복잡한 생각을 글로 표출하면 엉킨 실들이 하나둘씩 풀어져 가듯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글 쓰는 걸 좋아하게 된 걸까요?
소소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직접 쓴 글을 익명의 누군가와 나누며 서로에게 전하는 조그마한 그 온기가 저에게는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저는 이제 정착에 대한 갈망은 깊숙이 접어두고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통해 여러분에게 종종 안부를 물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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