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의 묵상] <시 1>

나무는 무엇을 해야할까

2024.06.20 | 조회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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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의 모험기

일상을 모험한 기록을 나눕니다 :)

20240620 <시 1>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 1:3)

나는 스스로를 나무에 빗대어 바라보곤 한다. 나의 성정이 나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환경에도 자신의 모양을 비틀어가면서까지 버텨내고 살아내려는 절벽에 비스듬히 걸쳐있는 나무와 옥상에 자란 풀을 바라보며 묘한 동질감과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자기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끊임없이 뻗어나가려는 전진성에 감동을 받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씨앗을 퍼트려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곳에 퍼져있는 지독한 전파력에도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오래도록 장성한 나무가 주변 생물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주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일구고, 작은 동물에겐 집이 되어주고 열매를 내고, 사람에게는 끈질긴 올곧음으로 경외감을 주고 존재로 위로를 주는 것이 모두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동질감과 선망을 동시에 느꼈다.

삶의 방향이 모호해졌을 때 스스로를 나무에 빗대며 마음을 다잡았다. 척박한 곳에 있다고 느낄 때는, 심지어 옥상한 줌의 먼지에 뿌리를 내리고 꿋꿋이 자라는 풀을 생각하며 기필코 이 척박한 곳을 생명이 가득한 곳으로 바꿔내리라고 생각했다. 품에 안길 수 없는 두꺼운 나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안정을 느끼고 뛰노는 현장의 중심이 되려고도 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모티브로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려고도 했다.

열망은 가득했고, 일시적으로 나무처럼 행동할 수 있었지만, 금세 말라 비틀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 이유는 늘 한 가지 - 물이 옆에 없었고, 계절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에 살아가는 사람은 시냇가 옆 나무와 같다. 그는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형통하다. 

나의 역할은 열매를 내려 애쓰는 것이 아니다. 많은 생명을 품으려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에 뿌리를 조금씩 조금씩 더 내리는 것 뿐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철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겨울에는 뿌리를 내리고 봄에는 자라고 여름에는 열매를 내고 가을에는 다시 잎을 떨구고 겨울을 대비하는 나무처럼 하나님의 때를 알고 살아가는 것 뿐이다. 그 외 나의 몫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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