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코로나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통용될 수 있는, <콘텐츠의 질>이라는 미래지향적 키워드가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광고 캠페인 영상, SNS 마케팅을 위해 제작하는 영상, 피지컬 쇼를 대신하는 정도의 영상이나 무관객들을 위한 영상... 이것들을 훨씬 능가하는 우수한 퀄리티의 영상 제작에 많은 브랜드들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오브제와 공간을 적극 활용해 화려한 비주얼 광고 영상들을 선보이는 럭셔리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어 예시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Dior à Versailles 디올 & 베르사이유
럭셔리의 아이콘이자 프랑스식 삶의 예술의 표본인 베르사이유 궁전은 디올이 지향하는 '탁월함' 그 자체입니다.
생전의 크리스챤 디올은 역사상 정점을 찍었던 그 시대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첫 컬렉션을 제작하면서 베르사이유의 화려함과 상징성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이를 위해 포토그래퍼 윌리 메이월드에게 의뢰해 베르사이유 궁 내에 가장 아름다운 장소들을 촬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디올 주얼리의 아티스틱 디렉터는 대신 궁 내부의 다양한 장식 예술로부터 세세한 영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디올은 베르사유 궁전의 안팎을 배경으로 열 명의 현대 무용수가 선보이는 춤으로 쇼의 시작을 알렸고, 원작 버전의 잔혹동화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분홍신 등의 세계관을 표현해내며 런웨이를 시작했습니다. 런웨이는 컴컴한 베르사이유 궁전의 복도를 걷는 음산한 표정의 모델들로 채워져 묘한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루이비통 x 미켈란젤로 갤러리
루이비통은 루브르 박물관의 미켈란젤로 갤러리를 런웨이로 꾸몄습니다.
루이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그리스 로마 시대유물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하기 위해 포르나세티 아틀리에와 손잡고, 쇼베뉴를 루브르 미술관의 미켈란젤로 갤러리로 선정했습니다.
곳곳에 더한 기하학적 패턴, 벽화나 고대유물을 모티프로 한 드로잉 디테일이 앞서 언급한 요소들과 완벽한 합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거대하고도 독특한 형태의 옷들은 니콜라가 의도한 대로 강렬한 인상을 안겼습니다.
여기에 쇼를 며칠 앞두고 해체한 전설적인 일레트로닉 뮤직 듀오 다프트펑크(Daft Punk)의 리믹스 음악으로 현대적인 분위기까지 더한 루이 비통의 쇼는 이전의 몇 시즌을 합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구현했습니다.
미우미우: 알파인 런웨이
미우미우 또한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장소로 런웨이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바로
해발 2743m에 위치한 알프스의 스키 휴양지, ‘코르티나담페초’의 설원에서 런웨이를 전개한 것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모델들뿐 아니라
화면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스태프들까지 도대체 어떻게 저 춥고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갔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인스타그램 포스팅까지 더해져 전에 없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해 냈습니다.
구찌: 더 리추얼(The ritual) 캠페인
더 리추얼(The Ritual)' 패션쇼의 이야기는 구찌 2020 가을/겨울 컬렉션 피스들이 각 모델의 집으로 옮겨진다는 새로운 관점의 캠페인을 통해서 이어집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아트 디렉터 크리스토퍼 시몬즈(Christopher Simmonds)가 창의적으로 구상한 이번 캠페인에서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통제의 부재를 통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도록 불완전한 아름다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았습니다.
캠페인 이미지를 통해 모델들은 그들의 일상 속에서 2020 가을/겨울 컬렉션을 직접 선보입니다. 모델들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포토그래퍼 , 스토리텔러, 프로듀서이자 시노그래퍼로 모든 역할을 직접 수행하도록 말입이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 그대로 공개하도록 했죠. 실제 일상에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평범함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담았습니다.
✍️위 사례를 통해, 가상성의 대중화는 패션 & 럭셔리 업계의 한계를 부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선 연출은 패션 산업에 또다른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게 될 것 같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제는 화면 너머로 새로운 것을 어떻게 더 새롭게 보이게 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네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