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
드디어 첫번째 뉴스레터💌로 만나게 되었네요.
(지난번 레터는 웰컴레터였어요!)
이번 기록은 혼자 했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의 여행을 담아 보았어요.
이 여행을 기점으로 '아 나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해봐야겠다!'라는 마음이 또렷하게 생기게 되었는데요.
함께 보시죠 !
0. 혼여행을 결심하다
먼저 제가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를 말해볼까요.
저에게 있어 단기유학의 최종 목표는 '나'를 잘 아는 것이에요.
저는 뭐든 호불호가 강한 성격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지난 학기 즈음부터 사실은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게 굉장히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는 요즘 스스로를 다루는 게 가장 어렵다고 느껴지곤 해요..)
색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기간이
스스로와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저에게는 여행에서 충분한 사색을 할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방 안에 앉아 홀로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새롭게 보고 느끼는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는 게 필요했어요.
그리고 뭐랄까요.
저는 혼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사회로 나갈 준비는 안 됐지만.. 난 어른이니까!'
유럽에 온 김에 혼자 여행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여행도 정말정말 좋지만
이미 유럽에 나와 있는 지금이 아니면 홀로 유럽여행..? 상상도 못할 것 같았거든요.
이게 제가 생각했던 혼여행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자율성'이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로망을 실현할 첫 기회였기에 준비과정에서부터 혼자 설레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00. 왜 비엔나로 가게 되었나?
그렇다면 저는 왜 비엔나를 선택했을까요..
사실 처음에는 코펜하겐에 다녀오려고 했답니다.
비행기 예약까지 다했는데 문득... 무서워지는 거예요.
살면서 혼자 비행기를 타본적이 없거든요 !!
첫 혼여행으로 그라츠에서 꽤 떨어진 곳으로 가는 것은 아직 두려웠어요.
그래서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등... 오스트리아 내에서 갈만한 곳을 고민하다가
생각해보니 비엔나를 갈 일이 많지 않을 수 있겠다!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 많이 누려야겠다 싶어서 비엔나를 선택했습니다.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아는만큼 보인다 주의여서 오스트리아를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해서도 공부해보았어요 ㅎ.ㅎ
서론이 이렇게나 길어졌네요.
(제가 본래 말이 좀 많아서..)
벌써 지치신 거 아니죠 구독자님?!
본격적인 여행기는 이제 시작이랍니다.
1. 여행의 시작
비엔나와 그라츠는 기차로 2시간 반 ~ 3시간이 걸리거든요.
(서울 - 포항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따라서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일정이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짐을 싸는데 너무 귀찮은 거예요 ㅋㅋㅋ...
그렇게 원하던 여행인데 말이죠.
기차에서 빨리 자야겠다.. 는 마음만 가득했어요.


노래를 들으면서 자려는데
당시 한창 빠져있던 노래가 나오는 겁니다..
이 노래는 제 비엔나 여행 내내 주제곡이 됩니다.


(원래도 특히 좋아하는 앨범이에요..)
(노래들 들으면서 제 뉴스레터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이 노래들을 듣는 순간 갑자기 설레는 감정이 생기는 거 있죠.
그래서 노트북을 열어서 '비포 선라이즈'를 틀었어요.
여행 전에 여행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영화를 한 편씩은 꼭 보는 게 제 다짐이었던 터라
비엔나를 배경으로 한 '비포 선라이즈'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작품 너무 좋은 겁니다..
여자 주인공에 공감도 많이 되고 둘의 묘한 감정이 참 설레더라는..
(아직 다 안 봤어요 ㅋㅋㅋ..)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비엔나에 도착했더라고요!
2. 본격적인 비엔나 구경
첫날이라 비엔나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에 집중했어요.
여름의 끝물이었어서 날씨도 너무 좋고 풍경도 너무 예뻐서
오자마자 비엔나에 반해버렸습니다..
저는 직감했어요.
아 나는 그라츠에서 영원히 비엔나를 그리워하겠구나...



비포 선라이즈에 나온 LP 샵입니다.
위 사진의 장면이 바로 여기서 촬영되었다고 해요.
영화 속 장면도 따라가주고 ~


그거 아시나요?
그라츠에는 스타벅스가 없다는 사실을요.. 꽤나 슬픈 일이랍니다.😢
(포항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비엔나에 오면 꼭 하고 싶었던 게 바로 스벅 오기였답니다 ㅋㅋㅋ..



빈티지 샵에도 다녀왔어요.
예쁜 옷들이 너무 많아서 눈 돌아갔던 시간이었습니다.
빈티지 폴로, 빈티지 칼하트가 너무 예뻤지만 저에게는 너무 컸다는 사실 ㅠㅠ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나왔어요.


다음으로 온 곳은 레오폴드 박물관입니다.
제가 여행 다닐 때 꼭 가려고 하는 곳들이 몇 군데 있는데요.
하나는 미술관/박물관, 하나는 도서관/서점, 하나는 공원입니다.
원래도 전시 보는 걸 좋아했는데요,
여행지에서는 해당 미술관이나 박물관만의 개성있는 큐레이션을 따라가는 게 재밌기도 하고
그 지역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요!
또 해외에서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볼 수도,
몰랐는데 내 취향인 작가를 알아갈 수도 있어서 좋아해요.
미술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조금씩 안목을 기르는 중이라고나 할까요.
(유럽 여행할 때 미술관 많이 다니고 싶어서 여름에 미술 공부도 아주 살짝.. 시작했어요)


레오폴드에서는 빈 분리파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은 콜로만 모저의 가구 🛋️ !!
한국에서 비엔나 1900 전시 볼 때에도 인상깊었었는데 저는 요 가구들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단순한 기하학적 디자인이지만 현대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우아하고 고급지지 않나요 !!!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은장 디테일도 있었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소재와 형태가 주는 고급스러움이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가지는 것 같아요.
비엔나 분리파는 '종합예술작품'을 추구했다고 해요 🖼️
그림, 조각, 건축물 외부 디자인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나 가구에까지 예술을 적용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데요.
비엔나 분리파의 이러한 활동은 순수미술과 응용미술 간의 계층을 사라지게 했다고 해요.
이전까지 전시를 본다 하면
회화, 조각이 전부였는데
가구나 인테리어까지 폭넓은 예술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레오폴드 박물관이었답니다.
그리고! 분리파의 초대 회장이었던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이 굉장히 많았어요.


구스타프 클림트는 사교계 여성들의 초상화를 굉장히 많이 그렸다고 해요.
특히 왼쪽 작품은 귀족 여성의 우아함을 잘 담은 것 같아서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오른쪽 작품은 흔히 아는 클림트의 작품 특징이 보이는데요.
왼쪽의 해골은 죽음을, 오른쪽의 사람들은 삶을 나타낸다고 해요.
오른쪽 사람들은 남녀관계, 부모관계,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어서
대비되는 두 존재로 삶과 죽음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었어요.
제가 가장 맘에 들어했던 클림트 작품은 사실 풍경화입니다.


몽환적인 느낌이 나지 않나요?
클림트가 초상화는 의뢰를 받아 제작했지만
풍경화에 한해서는 의뢰를 받지 않았다고 해요.
본인의 강한 의지로 그린 작품들이라 그럴까요.
저한테는 유난히 와닿았어요.
이 작품들은 정말 물가에 있는 것처럼 가만히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명도나 채도가 높지 않고 윤곽이 불분명해서 몽환적이고 평온한 분위기를 주는 게 맘에 들었어요.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풍경화는 정사각형으로 제작했다 하는데
이 구도가 그림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오스트리아 화가 중 마음이 가는 작가의 작품은 아무래도..
에곤실레의 작품들입니다.
왼쪽 작품은 인간실격 표지로도 굉장히 유명한데요.
인간실격 주인공처럼 에곤실레도 꽤나 불안정하고 복잡한 내면을 가졌다고 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한 여파였을 것 같은데요.
어쩜 그리 찰떡같은 표지를 선정했을까요..
왼쪽 작품 에곤 실레의 자화상은
사실 모델이자 뮤즈였던 발리 노이질의 초상화와 대칭되는 모습을 가져서
흔한 자화상의 구도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요.
에곤 실레는 그림에 여성성을 투영하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을 많이 만들게 돼요.
그래서일까요..
비엔나 근교에 살던 에곤 실레는 10대 소녀들을 누드 모델로 고용하는 등의 일을 벌입니다.
미성년자 발리 노이질에 대한 건도 마찬가지지요.
이에 따라 미성년자 유혹/유괴 혐의를 받게 되어 작품을 몰수당하고 맙니다🙀
발리 노이질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요.
에곤실레는 미성년자였던 발리 노이질과 사랑에 빠져 동거를 하고, 그녀를 줄곧 모델로 씁니다.
그러나..
실레는 옆집에 살던 에디트 하름스와 결혼을 하고 싶어합니다(?)
발리를 시켜 에디트에게 연애 편지를 전달시키기도 했다죠..
결국 실레는 발리와 동거중이었음에도(?) 에디트와 결혼하고
발리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깁니다😨
매년 여름 에디트 없이 우리 함께 휴가를 보내자!
실레의 편지에서
??????
정말 당황스럽지 않나요...?
실레의 예술성과는 별개로 그의 삶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토막 미술상식 코너.. 혹시 지루하진 않으셨나요😅 재미 있으셨길)
여유로웠던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빈의 화려한 궁전들 사이로 가볼까요?

조금 더 비엔나 중심부로 이동하니
곳곳에 이렇게 예쁜 건축물들이 있었어요.
이 건물은 비엔나 자연사/미술사 박물관 둘 중 하나인데 잘은 기억이 안나네요..
가족들이 왔을 때 방문하기로 한 곳이라
내부 관람은 잠시 미뤄두고 외관만 구경했어요.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정말 눈을 두는 모든 구석이 다 아름다운 거 있죠...
비엔나는 정말 예쁜 도시예요 🥹
(아 또 가고 싶다)



비엔나 3대 카페 중 하나인 카페 데멜에 가 보았습니다.
황실에 디저트를 납품하던 카페라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시그니처라던 카이저슈마렌을 먹었는데요.
한마디로 조각난 팬케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내부는 예뻤지만
3대 카페..? 이해가 잘 안 가네요... 호호
다른 메뉴를 못 먹어봤기 때문일까요 ..


다음으로 가 본 곳은 Dorotheum 입니다.
여긴 뭐냐 하면 경매 박물관이자 경매장이에요.
흔히 오는 관광 코스는 아닌데
보석이나 예술품들을 전시해두고 있어서 구경해보고 싶어서 와 봤어요.
내가 가고 싶은 곳 내 맘대로 가는 게 혼여행의 묘미 아니겠어요!
내부가 고급스럽게 장식돼 있었고 빛나는 것들 천지였답니다💍


언제 경매 예정인지도 나와 있더라고요.
다리가 아파서 의자에 앉아볼까 했더니
의자마저도 다 몇천, 몇백 유로짜리 경매품이라서 식겁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맛집 소개로 넘어가볼게요.


구독자님. 이 집. 정말. 꼭. 가보셔야 합니다.
비엔나까지 가서 웬 쌀국수냐고요?
이유가 있습니다.
현지인들도 9시까지 웨이팅 걸어놓는 맛집이라구요.
한국식 쌀국수는 아닌데요, 담백하고 맛있어요.
특히 같이 주는 숙주, 고수, 바질을 얹어 먹으면 풍미가 2배..🤤
고수랑 이렇게 잘 어울리는 쌀국수는 처음입니다.
그리고 혹시 오른쪽 사진에 저 소스 뭔지 아시나요?
저 소스가 킥이에요!!!
곁들여 먹으면 입맛이 돋습니다.
제발 저 레시피 좀 알고 싶네요 피시소스 베이스같기는 한데..
이건 해선장과 스리라차가 절대 절대 아닌데...
(또 먹고 싶다)
아무튼 구독자님 비엔나 가신다면 꼭 가보셔요 !!

광장에서 노을 구경도 하고 책도 읽고 여유로운 시간 보내다가요,


빈 음악협회에서 진행되는
비엔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공연 보러 왔어요.
2층 사이드 자리여서 잘 안 보였지만 😭
그래도 귀호강 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저렇게 중세 음악가 차림으로 나오시더라구요.
지휘자 분의 센스도 너무 좋았던 다채로운 음악회까지 완벽한 하루 보냈답니다.



둘쨋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숙소 앞 광장에서 마켓이 열렸더라고요.
저는 플리마켓, 5일장 이런 거 좋아해요.♥︎
특히 마켓에서 파는 꽃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스윽 구경하고 오늘의 일정을 위해 이동해줍니다.

도나우 강에 와봤어요.
오늘은 여유롭게 구경하는 날이라 강변에서 물멍도 때리고 광합성도 했답니다.


비엔나에 있는 내내 늦여름 - 초가을의 화창한 날씨였어서 정말 럭키였다죠.
주말 아침에도 강변 러닝 뛰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나도 강변에서 뛰고 싶다! 생각했지만
숙소와 강가가 꽤 멀어 포기했어요 😇
시내를 둘러보다 예약해둔 식당으로 이동했는데요.

오스트리아의 전통음식 슈니첼을 먹으러 왔어요 !
슈니첼은 고기를 얇고 넓게 튀긴 음식인데요.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한 느낌이죠.
왕 큰 슈니첼과 느끼함을 달래기 위한 샐러드를 시키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밥을 해보았습니다.
이 집은 비엔나에서 제일 유명한 슈니첼 집인데요,
과연 그 맛은 ....
엄청났습니다 !!!
그라츠에서 먹은 슈니첼은
약간의 누린내가 나는, 소스 없는 경양식 돈까스라고 생각했는데,
이 집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맛있더라고요.
예약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혼자 먹긴 아무래도 양이 많아서 포장해서 저녁에도 또 먹었는데요,
식어도 참 맛있더라고요🤤
구독자님께도 추천드립니다.

도심의 가운데에 있는 웅장한 슈테판 대성당에도 다녀왔어요.


이게 바로 고딕 양식이구나 싶었답니다.
구독자님은 성당이나 교회를 구경할 때에 어떤 것에 중점을 두시나요?
저는 스테인드 글라스에 그렇게 눈이 가더라고요.
성당마다 스테인드 글라스 양식이 다른 게 구경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비엔나 3대 커피 중 카페 자허에도 다녀왔어요.
살구잼과 초코 코팅으로 만들어진 '자허토르테'가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디저트인데요,
이 곳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흡입해버렸지 뭐예요 🍰
'비엔나 커피'라고 알려진 Melange Coffee도 시켰는데 카페 데멜보다 여기가 더 맛있더라고요☕️
아직 3대 카페 중 마지막 하나인 cafe central은 못 가봤지만
자허는 가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혼자 오니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하더라고요.
혼여행 너무너무 만족합니다 !!!
(아 참 카페에 들어서니 한국인이 절반이었다는 사실.. 괜히 더 정감가고 그래요)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 하루의 끝에 방문한 곳은 왕궁정원이었어요 ⛲️
호프부르크 왕궁에 붙어있는 정원이에요.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유롭게 피크닉 하는 사람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가슴이 막 설레는 거 있죠 🥹
저도 자리를 잡고, 돗자리를 펴서 여유를 부려봤어요.


엎드려서 책도 읽고,
듣고 싶은 노래도 듣고,
믿기지 않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요.
그러다 문득, 이 순간이 저에게 너무나도 꿈만 같은 거예요💭
나 홀로, 그것도 유럽에 여행을 와서는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있다는게요 !!
괜시리 뭉클해졌고
이 순간 오스트리아를 파견국으로 선택하길 정말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비엔나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순간을 고르라면
망설임없이 왕궁정원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던 때를 떠올릴 것 같아요🫧
사실 이 순간만큼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교환학생 생활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되기도 해요.

당시 제가 보고 있던 풍경이에요.
참 아름답죠 ?! 🪽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돌아온 지금 생각해보니,
이제 오스트리아에도 겨울이 성큼 다가와서
교환학생 기간 동안 다시 비엔나를 가더라도
더 이상 저런 풍경의 왕궁정원은 만날 수 없겠구나 싶어서 더 애틋함이 커졌어요🥹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가게나 쇼핑몰이 영업을 하지 않더라고요.
(오스트리아의 특징인 것 같아요, 여행 시 참고하세요 구독자님!)
그래서 왕궁을 둘러 보는 일정을 일요일에 몰아 넣어 봤어요.


첫번째 왕궁은 벨베데레 궁전이에요.
비엔나에는 크게 세 개의 궁전이 있는데요,
벨베데레, 호프부르크, 쇤부른 궁전이랍니다.
그 중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의 명장인 오이겐 공의 여름별장으로 지어진 곳이에요.
왼쪽 사진이 상궁, 오른쪽 사진의 붉은 지붕 건물이 하궁인데요.
왕가 구성원이 살던 궁전은 아님에도 규모가 꽤 커서 놀랐어요 🕌
지금은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이에요.
벨베데레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클림트의 키스 !! 👩❤️💋👨
대부분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벨베데레를 방문하는데요,
이 작품은 상궁에 위치해 있어 보통 상궁만 보곤 한답니다.
저도 이번에는 상궁에만 방문했는데 기회가 되면 하궁에도 가보고 싶어요 !


인상깊었던 작품들 몇개만 소개해볼게요.
왼쪽의 작품들은 요한 크리스티안 브란트의 작품인데요.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비엔나와 주변 경치를 그리기 시작한 최초의 화가라고 해요.
평온한 비엔나의 풍경이 담겨있고
인상주의처럼 빛과 채도가 낮은 은은한 색감이 쓰인 게 제 맘에 들었답니다.
반 고흐의 작품도 있었답니다.
(고흐와 클림트 작품 앞에만 사람이 바글바글했더라는..)

벨베데레 궁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클림트의 작품들 !
그 중 위의 유디트를 소개해볼게요.
유디트는 '팜므파탈한 여성'을 주제로 그린 그림인데요.
유혹적인 표정이 보이지 않나요?! 😮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물이래요.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영웅적인 면모가 드러난다고 하는데요,
그녀의 표정에 홀려 그림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답니다.
바로 오른쪽 하단의 남성(홀로페르네스)의 머리 !!😱
그녀는 홀로페르네스를 죽임으로써 조국을 구했다고 해요.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녀를 영웅적인 존재로, 사람을 죽인 참혹성을 드러내지만
클림트의 시각은 달랐나봐요.
그녀를 하나의 여성으로서 굉장히 유혹적인 주체로 그렸다고 해요.
남성에 비해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졌던 당시 여성상과는 다르게
주체적이고 근원적인 여성상을 다루고자 했대요.
신성한 존재에만 쓰이는 금박을 활용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답니다🤔

클림트의 키스 앞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더라구요.
그림을 찬찬히 둘러볼 시간이 없어 아쉬웠지만
역작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만족 ! 😊


다음으로는 호프부르크 왕궁에 다녀왔어요.
호프부르크 왕궁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족들이 살았던 궁전이에요.
합스부르크 왕가는 오랜 기간 동안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현재의 스페인, 헝가리 등의 지역까지
어마어마하게 넓은 영토를 다스렸던 왕가인데요.
오랜 기간, 넓은 영토를 다스린 만큼이나 유럽에 큰 영향력을 주었다고 해요.
호프부르크 왕궁은 여러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시시 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시시는 엘리자베스 황후의 애칭인데요.
오스트리아 - 헝가리 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였답니다.
그녀의 삶과 화려한 왕궁의 방들을 구경하고 돌아왔어요.
(사실 너무 많이 걸어.. 다리가 아픈 관계로 열정적으로 보지는 못했네요 😅)
구독자님은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시는 편인가요?
저는 웬만하면 들으려고 하는데요,
특히 혼자 여행을 할 때에는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충분히 누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역사나 문화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다녀온 곳은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이에요.
엄청나게 고풍스럽고 웅장했어요 !!
양 옆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고서들이 쫘르륵 깔려 있었는데요,
사다리로 책을 꺼냈던 과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더라구요.
천장의 엄청난 그림들까지 ! 대단한 미학의 도서관이었답니다.
여기서 공부를 하거나 열람을 할 수는 없었고 관광객들에게 개방만 하는 것 같아요.
이 곳에서 공부도 할 수 있었더라면 !!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이렇게 저의 짧고 굵은 비엔나 여행이 마무리되었답니다 ~
3. 여행기를 마무리하며
저의 첫번째 여행기 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하는데요 !
어떠셨나요 구독자님?
심심풀이로 읽어볼만했기를 바라요🥹
첫 여행기라 공을 좀 많이 들이는 바람에.. 여행한지 한달이나 지난 후에야 완성하게 되었어요.
이번 여행기를 관통하는 큰 주제는 '혼자'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이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이 몇가지 있는데요,
가장 먼저, 저는 혼여행이 정말 잘 맞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
3일이라 짧아서 그랬을까요? 외로움은 거의 느끼지 못했어요.
계획을 세우고 갔지만
그럼에도 길을 가다가 우연히 예쁜 곳을 마주치면 주저없이 들어가보고,
맘에 드는 곳에서는 시간을 좀 더 길게 쓰기도 하고,
여행을 온전히 저만을 위한 시간으로 쓰는 게 참 좋았어요.
두번째로, 저는 음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람이었어요.
원래도 음악을 듣는 건 좋아했지만
여행지에서 듣는 음악은 저를 한층 더 두근대게 했어요.
사실, 동행자가 있으면 여행하면서 노래 듣기 쉽지 않잖아요..
혼자 다니면 분위기에 맞는 노래도 맘껏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그 노래들이 여행지에서의 감정을 더 극대화시켜주더라고요.
이번 여행에서 들은 노래들을 나중에 다시 듣는다면
저는 아마도 비엔나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떠올릴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저는 우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
~하다고 유명한 맛집이나 명소에서의 감동도 물론 컸지만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곳에서의 감정의 폭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나만 아는 비밀 장소를 찾아낸 느낌이라 그럴까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우연히 마주한 것들로부터 행복을 많이 느낀다는 걸 깨달았어요.
동행인 없이 주위를 유난히 많이 둘러봤기에
사소한 것들도 발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엔나도, 혼자 하는 여행도 너무 좋았던 저의 소감도 여기서 마무리해볼게요.
다시 혼여행을 갈 거냐고 묻는다면 "완전요 !!!"
벌써 다음 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기대해주세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구독자님 !
구독자님이 혼여행을 해보지 않았다면 추천드리고,
혼여행을 원래도 좋아하셨다면 구독자님의 이야기도 저에게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
그러면 우리는 다음 여행기로 또 만나요 !
나현 드림.
PS. 여행이 끝날 때마다 여행 순위를 업데이트 해볼까봐요.
3등: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
2등: 오스트리아 비엔나 🇦🇹 << new !!
1등: 미국 뉴욕 🇺🇸
이로써 비엔나는 제 마음속 2등 여행지에 오르게 됩니다.
과연 이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여행지가 나타날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
아 그리고 저는 지금.. 이탈리아에 있어요 ! 😆
의견을 남겨주세요
sia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