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참 무더웠던 8월이었죠.🌞
어느덧 처서도 지나고, 가을이 올 준비를 하는 듯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요. 구독자님도 새로운 달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벨로니체도 구독자님과 함께 8월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철학자를 소개하려고 해요. 오늘 레터에서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 <국가>를 통해, 정의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아요.
<국가>는 플라톤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 그리고 그의 제자인 글라우콘, 또 유명한 소피스트인 트라시마코스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철학서입니다.📖 여기에서 플라톤은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요.
<국가>에서 소크라테스의 제자 글라우콘🧔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그리고 스승에게 묻습니다. 반지를 낀 사람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데도, 그것을 포기하고 도덕적으로 살 수 있는지요.
만약 이 순간, 구독자님의 손가락에 기게스의 반지가 끼워진다면 당장 오늘부터 어떻게 사시겠나요?

이런 비현실적인 이야기 말고, 현실적인 이야기도 좀 들어볼까요. 글라우콘은 이어서 아주 나쁜 사람의 삶 역시 상상합니다.
의사나 선장 같은 아주 뛰어난 전문가🧑⚕️의 삶을 예로 들지요. 이 사람은 아무리 잘못된 일을 저질러도 절대 들키지 않도록 합니다. 사람을 잘 속이고, 증거도 잘 없애고, 변명도 잘 하고, 적도 쉽게 제거합니다. 돈도 많고 인맥도 좋아서 원하는 바를 늘 이루지요. 평판이 훌륭하니 친구도, 배우자도 원하는 대로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 "이야, 반지든 능력이든 있을 때 비도덕적으로 사는 건 정말 풍요로운걸?"
맞습니다! 반면 도덕적으로 살고자 하면 어떨까요?
성실하고, 선의를 위해 일하며, 거짓말하지 않고, 그리하여 그에 따라오는 부당한 이득을 전혀 취하지 않는다면… 분명 이보다는 더 어렵고 지난한 길이겠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이 밖의 어떤 주장에 따라 여전히 우리가 최대의 불의보다도 올바름을 택하겠습니까?”
<국가>, 366b
그리하여 글라우콘은 그의 스승에게 절박하게 묻습니다.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달라고요!
이에 <국가>에서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로 분한 플라톤은 다음의 답을 들려줍니다.🗣️
플라톤은 정의란 어떤 무조건적 규칙이 있어서, 그것을 따를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해요.
정의, 즉 올바름이란 일종의 자연적 질서(physis)지요.
올바른 삶이란 그래서 자연스러운 삶이에요.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듯, 강요되는 질서가 아니라 공동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모두가 속하게 되는 어떤 것입니다.
세계의 질서, 그렇기에 자기 안에도 있는 질서.🍃
이것에 어긋나는 삶은 편안하고 아름답기 힘들겠지요? 그렇기에 자연스럽지 못하고, 올바르지 못한, 궁극적으로 비도덕적인 삶은 그렇게 사는 사람의 영혼을 타락시킨답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플라톤은 정의를 말하기 위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살펴야 한다고 봐요.
플라톤에게 인간의 본질은 신체가 아닌 영혼에 있었어요.
그럼 영혼은 무엇으로 구성될까요?
영혼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성격이 뒤섞여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려고 할 때, 이것들이 서로 갈등해요.🤦
가장 먼저 욕심이라는 부분이 있죠. 우리가 뭔가를 먹고 싶어하고, 가지고 싶어하게 하는 욕망이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자주 과해지죠? 그래서 이것을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맛있어 보인다고 눈앞에 있는 음식을 계속 먹으면 죽게 될👻 테니까요.
이런 판단을 위해 이성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이 이성이 힘을 내어 욕심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면 반드시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성으로 관조하여 단호하게 필요를 뛰어넘는 욕구를 제어하는 것, 이렇게 세 부분이 서로를 조율하는 아름다운 상태가 바로 영혼의 올바른 상태예요.🧘
올바르게 살아야 행복한 영혼, 그것이 인간
플라톤은 이렇게 영혼이 올바른 상태에 있어야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고 보았어요. 그리고 올바르지 못한 행동, 어딘가 치우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영혼의 부조화가 ‘부정의’ 그 자체입니다.
영혼이 조화로운 상태는 무엇일까요? 그것이 바로 🌻행복(eudaimonia)🌻이에요!
그러므로 누구나 행복을 원하는 인간이 최고의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영혼의 조화, 영혼의 건강인 것이죠. 아무리 외적인 좋음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정작 자신이 행복할 수 없는, 이를테면 글라우콘이 예시로 든 삶은 살 가치가 없는 것이에요.
플라톤은 이렇게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왜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도 바람직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2천 년이 넘는 시간은 훌쩍 흘러, 지금 여기
구독자님, 실제로 우리에게 기게스의 반지가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요? 혹은 모두에게 기게스의 반지가 있다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될까요?🤸
기게스의 반지가 상징하는 것은 결국 ‘보이지 않게 부정의를 저지를 힘’, 그러니까 무한한 권력이겠지요. 따라서 오늘날 사회에도 이미 기게스의 반지를 낀 사람은 정말, 정말 많은 셈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남들보다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사는지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플라톤은 이처럼 삶의 직접적인 난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한, 멋진 철학자 중 한 명이랍니다.
w. 레테💭

그리고 벨로니체가 구독자님 역시 플라톤처럼 삶의 난제를 고민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의 작품을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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