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모두 끝나버렸다… 난 시작도 안 해봤는데 👶

10月: 단토 <예술의 종말 이후>

2023.10.31 | 조회 742 |
0
|
벨로니체의 프로필 이미지

벨로니체

인문학 뉴스레터, 벨로니체.

구독자, 잘 지내셨나요?

벌써 할로윈데이네요! 🎃 할로윈데이는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고 하죠. 👻

 

이런 으스스하고 신나는 날에, 벨로니체가 들려드리고 싶은 딱 맞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바로 예술이 죽었다😦?!’는 이야기예요

 

세계의 종말 이전에 예술의 종말이 오다니, 정말 뜻밖이죠? 단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는 한 예술은 끝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요.

실제로 지금도 훌륭한 예술가🧑‍🎨들이 열심히 예술을 벌이고 있잖아요? 🖼️🎭🖌️🎞️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한 철학자🧑‍🏫가 예술이 끝장났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말았다는 게 이 예술이 죽었다는 이야기의 전말이에요

 

낄끼빠빠 못하는 철학자가 또 일을 벌인 것이냐고요?...😔 아무래도 쉽사리 수긍할 순 없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보다 자세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 날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죠. 😈

 

 

아서 단토, 운명의 만남

 

... 1964, 저명한 철학자이자 예술 평론가로서의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던 아서 단토는 운명의 상대😻와 만나고 말았는데요.

 

앤디 워홀 <브릴로 상자 Brillo Box>, 1964, 나무 상자 위에 실크스크린 잉크, 43.5 x 43.5 x 38.4cm.
앤디 워홀 <브릴로 상자 Brillo Box>, 1964, 나무 상자 위에 실크스크린 잉크, 43.5 x 43.5 x 38.4cm.

 

바로 이 상자 더미였어요. 단토는 미술관에서 이 작품과 눈이 마주치고는 꽤 오랫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죠… …🙀

 

구독자님도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의 작품 아닌가요?

맞아요, 팝 아트의 대표 작가🤩 앤디 워홀의 작품입니다

 

워홀은 슈퍼마켓의 비누 상자를 자기 작업실에 가져다 놓고, 똑 같은 모양새로 그것을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미술관에 쌓아서 전시했지요.

 

아니, 단순히 이런 작업으로 희대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둘째 치고, 슈퍼마켓 주인🤦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요?!

단순히 자신의 브릴로 상자들을 미술관에 몰래 갖다놓는 것만으로🦹, 훌륭한 예술을 창작할 수 있었던 게 아닌지요

 

그러나 <브릴로 상자>가 유명해지고 나서도, 슈퍼마켓의 브릴로 상자들이 워홀의 작품만큼 비싼 가치로 인정받는 일은 없었어요. 정말 똑같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대체 무엇이 워홀의 <브릴로 상자>를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반대로 말하면 무엇이 그냥 브릴로 상자들은 예술이 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일까요. 

 

 

왜 어떤 것은 예술이고, 어떤 것은 예술이 아닌가

 

구독자님, 저희 함께 진짜 비누 상자인 브릴로 상자와 앤디 워홀이 따라 만든 브릴로 상자를 나란히 두고 본다고 상상해 보아요! 🔥

 

둘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요

기껏해야 어디어디의 균열의 유무라든지, 먼지가 박힌 위치가 다르다든지, 하는 정도일 거예요똑같이 보이는 두 사물 중에 하나는 예술이고 하나는 예술이 아닌 상황. 😵‍💫

어느 한 쪽이 가품인 상황도 아니죠. 사실 가품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워홀의 것이 '가짜'라는 본래 뜻에 가까울 테니까요🤨

 

즉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의 차이는 단순히 생긴 것의 문제는 아닙니다.

애초에 이 상자는 빈말로도 아름답거나 숭고하거나 고상해 보이지도 않잖아요? 

 

예술이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외관이 아니게 되어버렸네요. 우리의 눈👁️으로는 예술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

 

뒤샹의 <>🚽을 떠올려도 비슷하지요. 금방이라도 냄새가 날 것 같은 변기 하나를 덥석 가져다 놓아도 이런저런 멋들어진 해석과 함께 예술 작품이 되는 시대

 

단토는 여기에 주목합니다.

 

 

사물은 해석될 때 비로소 예술이 된다

 

즉 어떤 사물이든 예술이 되어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변기, 비누 상자 모조품, 미켈란젤로의 조각이나 모네의 연못 그림 사이에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 모두 해석과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변기나 상자 같은 일상의 사물이 예술 작품으로 변화🌪️하는 순간은 해석되는 순간입니다

 

<브릴로 상자><>도 감상자에 의해 그것이 갖는 의미가 더해질 때 예술 작품이 됩니다.

모든 예술 작품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예술로 존재하기 위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과, 그 의미를 이해하게 해 주는 ‘이론’📝에 의존합니다.

 

첨부 이미지


예술을 형성하는 것은 붓도, 물감도, 대리석도, 그 어떤 재료나 기법이나 형태도 아니에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해석을 거치면 예술이 될 수 있어요! 💥🤯

 

그렇다면 이제부터, 예술은 이론으로 무언가를 해석하는 짓을 하는 철학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각자의 답을 내놓으며 진보해 왔던 도전적인 예술의 역사는 이제 끝났습니다. 🔚

더 이상 예술이 무엇인지를 묻는 과정은 불필요해진 셈이죠. 어떻게 생겼든 간에 이론과 함께하는 것이 예술이 된다고,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진정 중요한 것은 이론입니다.

 

이렇게 단토는 <브릴로 상자>의 도움을 받아서 예술의 종말을 선언했습니다. 📣

 

고대 그리스-로마 미술에서 중세를 거치고 다시 르네상스를 겪고… 🍃

그간 수많은 예술가들이 진정한 예술 작품이란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지난 예술을 비판하고, 극복하려고 하거나, 더 아름다운 것이 따로 있다고 믿기도 하고, 혹은 동경해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그런 헤매임은 필요 없겠지요. 우리는 이제 어떤 것이 진짜로 더 예술인지같은 고민을 할 필요 없으니까요.

 

 

예술의 종말, 예술의 해방

 

그렇다면 이제 예술가들은할 일이 없어진 것일까요? 💀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단토는 오히려 무엇이 더 나은 예술인지고민하고 싸울 필요 없기에 이제 예술가들이 해방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술의 발전이 끝까지 완료된 시대에서, 드디어 모든 예술 양식은 서로 동등합니다.

 

이제 우리는 인상주의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진정한 예술이 아니라거나, 고대 그리스 미술🏛️이야말로 예술의 이상이라거나 하는 말을 (적어도 공적으로는😉) 하지 않습니다!

예술가들은 역사의 구속에서 벗어나, 원하는 대로 어떤 형식을 띤 예술 작품이라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따라서 현대 미술은 훨씬 다원적인 형태라는 것이 단토의 설명입니다. 🥸

 

 

여기까지가 할로윈데이에 짚어 본, 예술이 죽었다는 소문~의 전말이었네요. 😶‍🌫️

 

사실은 단토도 예술 자체는 죽지 않고 오히려 더 나은 형태로 영원할 것이라고, 해방을 선언한 이야기였어요. 🗽기존의 예술 개념이 죽었다고 하면 더 정확할까요

 

단토의 급진적이고 탈근대적인 예술종말론은 수많은 환호와 함께, 극단적으로 감각 경험을 무시하고 관념만을 우선시한다는 비판 역시 받았습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일종의 벅차오름은 예술의 예술다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는 반론이지요. 단토의 이론만큼 비판 역시 그럴듯하죠?

 

우리는 예술의 본질은 이제 다 밝혀졌다는 단토의 용감한 말에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을까요? 🤔

 

지금 이 순간 구독자님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 작품을 떠올렸을 때, 구독자님은 예술의 본질이란 어디에 있다고 느끼시나요

 

 

w. 레테💭


ⓒ 각각 <더 스퀘어>, <블랙스완> 공식 이미지.
ⓒ 각각 <더 스퀘어>, <블랙스완> 공식 이미지.

이번 달에도 구독자님을 위해 준비한 두 가지의 작품을 소개할게요!🤹

 

예술이 가진 위선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텅 빈 “더 스퀘어”, 예술을 방패 삼아 폭력을 자행하는 행위 예술가, 그리고 그를 방관하는 관중들. 불편하고 어색한 이 장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더 스퀘어: 텅 비어버린 “신뢰와 배려의 성역” ⬅️ 클릭❗

 

예술의 경지에 다다르기 위한 인간의 끝없는 노력, 과연 그 한계는 어디일까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백조'가 되기 위해 갈망했던 발레리나의 이야기, "블랙스완"을 통해 진정한 예술의 가치에 대해 조명해봅니다.

블랙스완: 예술의 절정을 향하여 ⬅️ 클릭❗

* "블랙스완: 예술의 절정을 향하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11월 1일 0시에 공개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벨로니체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벨로니체

인문학 뉴스레터, 벨로니체.

뉴스레터 문의velonietzsche@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