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컬로이드 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까?

「나비그늘」- 시유(노래)/ 스프링헤드(작사,작곡)

2022.06.24 | 조회 1.6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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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로이드 문화읽기

잊혀져가는 보카로 인생곡을 찾아서

보컬로이드 동영상 공유 사이트 크리크루

2011.10.15일 크리크루 오픈!
2011.10.15일 크리크루 오픈!

2011일 최초의 한국어 Vocaloid(음성 합성 Library) SeeU를 발매한 이후 많은 청소년들, 아마추어 작곡가들이 "크리크루(Crecrew)"라는 Vocaloid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중심으로 작곡한 곡을 투고(upload)하고, 일반 유저들은 제도권 혹은 주류문화(main stream culture)에서 다루지 않는 신변잡기적인 혹은 신선한 주제로 올라오는 SeeU 오리지널곡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이트가 2013 10 1일에 수익성을 이유로 폐쇄된 후 유튜브나 티비플에 예전 크리크루 보컬로이드 작품들을 유저들이 발굴하여 다시 올린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크리크루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2019년 폐쇄된 동영상 공유사이트 - 티비플
2019년 폐쇄된 동영상 공유사이트 - 티비플
2013.10.01 크리크루 폐쇄
2013.10.01 크리크루 폐쇄

크리크루와 티비플의 몰락

또한 일본 vocaloid곡들은 fandom 이나 @wiki 등에 view count 1,000회가 안되는 곡들도 DB에 올려 놓고 관리하고 있지만 한국 Vocaloid곡들은 Namu wiki같은 곳에 일부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작사가, 작곡자, 작곡일, 참여한 사람들 등의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크리크루에 있던 오리지널곡들도 거의 다 유실되고 몇몇 곡이 티비플로 옮겨 갔지만 이곳도 2019년 폐쇄되어 이제 살아남은 몇몇 곡들이 유튜브에 흩어져 숨어있을 뿐입니다.

 

서브컬쳐??

Subculture 라고 하면 하위문화 혹은 보통 B급 문화라고 합니다. 가수 싸이(Psy)가 그의 예술철학(?)을 논하면서 B급문화를 A급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그가 예술을 하는 목적이라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이런 최고수준의 subculture contents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최고수준의 subculture문화가 몇몇 우수한 예술가뿐 아니라 저변으로 넓게 뿌리내려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Subculture를 저질문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것 까지 포함하는 것이 Subculture 이며 예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작품에도 그런 자살충동, 범죄, 음란 등의 저질요소(?)가 어느정도 섞여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위문화는 아이돌 캐릭터나 미소녀들로 포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저질(?) 요소를 사회의 암울한 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승화시키거나 내용보다는 표현하는 방법에 찬사를 보내는 등 자신만의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어른, 아니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의 놀이터 입니다.

 

피로사회에서 서로 공감하는 보컬로이드 문화

서브컬쳐 B급문화가 일탈과 일상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쾌감을 주는 것이라면 Vocaloid Culture 에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공감의 문화 입니다. 일본에서 Vocaloid MIKU를 출시할 때 최초의 Demo곡을 준비하면서 전문 Producer 를 섭외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철학하고 맞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작곡하고는 거리가 있는 음악잡지 기자인 Eiji Hirasawa에게 첫 Demo곡을 맡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MIKU오리지널곡 "01_ballade (星に願いを, Wish upon a star)"는 2007년 8월 29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미 상업적으로 성공한 아티스트나 프로듀서가 만든 좋은 노래를 듣는 것도 좋지만 정말 삶이 피곤하고 힘들 때 나와 같은 위치에 있는 그런 학생, 삶에 찌든 아마추어 작곡가들이 만든 노래를 듣다보면 다른 차원에서 위로를 받게 됩니다. 한병철의 저서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 2010,)」를 보면 평범한 구성원들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바로 그 차원에서의 위로가 Vocaloid성장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작곡을 할 수 있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보컬로이드  하츠네미쿠
국산 음성합성 소프트웨어 보카리나(2017년 단종)
국산 음성합성 소프트웨어 보카리나(2017년 단종)

음성합성 기술과 그 활용

그리고 2017년까지 업데이트되다가 단종된 국산 음성합성제품 보카리나(Vocalina)를 포함한 이런 기술들이 충분이 발전해서 일반적인 가수들의 성량과 비슷해진다면 미래의 producer들은 큰 경제적인 부담없이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될 것입니다. 기술이 일자리를 뺏기도 하지만 잘 들여야 보면 자유를 주는 측면도 큽니다. 먼 미래에 이런 자유를 누리는 세대가 이런 초기 보컬로이드 작품들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무척 궁금합니다.

 

한국 록의 대부 - 신중현 (미8군 연예단 시절)
한국 록의 대부 - 신중현 (미8군 연예단 시절)

한국에서 보컬로이드 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까?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1955년 미8군 연예단에서 근무하면서 "내가 한국인이니까 외국의 록을 해도 반드시 우리 것이 되어 나올 것"이라 (임진모 음악평론가와의 인터뷰, 2002년 8월) 생각했다고 합니다. 비록 음성합성 기술은 일본이 앞서 있더라도 그 문화는 한국 땅에서 더 화려하게 꽃피운 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곡으로 시작합니다. 시유가 부르는 스프링 헤드의 「나비그늘」을 들려드립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4520/episodes/24377685

「나비그늘」 - 시유(노래)/ 스프링헤드(작사,작곡)

 

녹슬어 가는 내 날개와

상처입어 삐걱대는 내 마음에

 

단 하나의 작은 소망

사라져만갔지 새벽 이슬처럼

 

저 먼곳을 흘러가는 바람타고 헤메다

난 끝없이 떨어져만 갔지

 

그 자리에 이젠 내가 잠들어야 할 이유

내 존재의 가치를 느꼈어

 

Flying into my last dream

내 심장이 꿈틀대며 춤을 추네

 

Flying 잠시 스쳐간 환상

알면서도 내겐 이루고 싶었던 My Wish

 

그 잠깐의 스치듯 사라져간 내 소망을

난 끝없이 원하고 있었지

 

내 부서진 날개를 활짝펴고 날아올라

저 하늘을 느끼고 싶었어

 

Flying into my last dream

내 생명이 청명하게 숨을 쉬네

 

Flying into my last dream

내 심장이 꿈틀대며 춤을 추네

 

Flying 잠시 스쳐간 환상

믿을 수 없었던 꿈결같았던 순간

 

Flying in to my last dream

내 생명이 청명하게 숨을 쉬네

 

Fly 잠시 스쳐간 환상

알면서도 내겐 이루고 싶었던 My w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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