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 웰엔딩이 무엇인가요? 생전정리·엔딩노트부터 해외 웰다잉 사례까지

웰엔딩과 웰다잉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마지막에 대한 선택을 미리 생각해보는 방법, 생전정리와 엔딩노트 작성법, 영국·일본 해외 사례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2026.02.27 | 조회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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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홉 번째 위클리안부입니다.

얼마 전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명절이 끝난 뒤 부모님들이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는 내용이었어요. 며칠 동안 북적이던 집이 다시 조용해지면 그 대비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복작복작하던 식탁, 늦게까지 이어지던 대화가 사라지고 나면 집은 유난히 넓고 고요해지죠.

어쩌면 이것도 또 하나의 ‘명절 후유증’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한 번 더 안부를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짧은 통화라도, “잘 지내세요?”라는 한마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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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엔딩∙웰다잉: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방법

안락사 위해 스위스 가려는 아버지 좀 막아주세요

최근 안락사를 목적으로 스위스로 출국하려던 60대 남성을 가족이 막아 달라고 신고해,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 귀가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남성은 유서를 남기고 출국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설득에 결국 출국을 포기하고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고 해요.

I want to die quickly, please. (나 빨리 죽고 싶어요, 제발.)

한편 말기암 환자인 엄마가 조력 사망을 원하자 그 결정, 죽음길에 동행한 딸의 사례도 있습니다. 딸은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한 경험을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라는 에세이로 출간하기도 했죠. 그는 인터뷰에서 “죽음을 결정하는 일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력사망을 고통을 줄이기 위한 선택지로 바라봤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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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지만 의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형태의 조력사망은 일정 요건 아래 허용됩니다.

한 가족은 출국을 막았고 다른 가족은 마지막 길을 함께했어요. 결정은 달랐지만 어느 한쪽을 쉽게 단정하거나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공감하고 이 결정이 안타까울 뿐이죠.

그렇다면 나의 마지막은, 누가 결정하게 될까요.

그래서 지금 ‘웰엔딩’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웰엔딩은 죽음을 앞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지막 순간에 대한 선택을 미리 그려보는 과정입니다.

웰엔딩이란

웰엔딩은 죽음을 준비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정리하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선택들에서 시작되죠:

  • 내 치료에 대한 의사를 미리 정해두는 것
  • 장례 방식이나 장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 남겨질 가족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정리해두는 것
  • 전하고 싶은 말을 기록해두는 것

핵심은 ‘마지막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누군가 대신 결정을 떠안지 않도록 하는 준비입니다. 웰다잉 역시 같은 맥락이에요.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성을 유지하며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즉 ‘준비된 죽음’을 의미하죠.

웰엔딩, 왜 지금 중요할까요

  • 100세 시대 대비: → 노년기가 길어진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 가족 부담 감소 → 장례 방식, 재산 분배, 디지털 유산 정리 등을 미리 하면 남겨진 가족의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존엄성 유지 → 죽음을 외면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의미 있게 준비하는 것이 삶을 더욱 충만하게 해줄 것입니다.

무엇부터 시작해볼 수 있을까요

  • 생전정리 물건과 서류, 금융 정보, 디지털 계정 등을 미리 정리해 두는 일입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정리할지 스스로 정해두면 이후 가족의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 옷장 하나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 엔딩노트 작성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 장례 방식, 남기고 싶은 말 등을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말로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글로 먼저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엔딩라이팅』 같은 안내서도 있고 직접 질문에 답을 채워가는 형태의 엔딩노트 상품도 있으니 손쉽게 구매해서 따라해 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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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언장 준비 법적 효력이 필요한 경우라면 유언장을 작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재산 분배나 상속 관련 의사를 분명히 남기고 싶다면, 형식과 요건을 갖춰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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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웰다잉 사례: 해외에서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요

해외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죽음을 개인의 불행이나 가족의 책임으로만 두지 않고, 사회·문화·제도 차원에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 데스카페(Death Café) – 죽음을 말하는 문화 만들기

이미지=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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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스위스에서 시작된 데스카페, 이름이 살짝 공포스럽죠? 지금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돼 약 40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죽음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시민 주도의 모임으로 종교·정치적 목적 없이, 차와 다과를 나누며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이 모임이 확산된 배경에는 한 가지 인식이 있습니다. 죽음을 말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데스카페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강의형이 아니라 참여자 대화 중심
  • 결론이나 해답을 제시하지 않음
  • 목표는 ‘죽음의 인식 전환’

결국 이 모임은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삶을 더 충실하게 만든다”는 철학을 공유합니다. 죽음에 대한 언어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첫 단계라는 메시지입니다.

2. 일본 ‘슈카쓰(終活)’ – 준비를 일상으로

일본은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증가를 가장 먼저 겪은 나라입니다. 과거에는 장례 준비를 가족이나 친척이 도맡았지만 가족 구조가 바뀌면서 “내 장례는 내가 준비하자”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이것이 ‘슈카쓰(종활)’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문화가 노년층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거예요. 젊은 세대까지 엔딩노트 작성과 장례 상담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장례 사전 계약과 비용 확정
  • 엔딩노트 문화 보편화
  • 고독사 증가에 따른 1인 가구 장례 상품 등장
  • ‘조문객 없는 장례식’ 상품 인기

여기서 중요한 건 ‘비용’과 ‘부담’입니다. 장례를 가족의 갑작스러운 책임으로 두지 않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슈카쓰는 죽음을 미화하는 문화가 아니라, 가족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용적 선택에 가깝습니다.

3. 영국 – ‘좋은 죽음’을 국가 전략으로 설계하다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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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죽음의 질(Quality of Death)’ 평가에서 여러 차례 1위로 언급된 나라입니다. 이유는 단순히 의료 수준 때문만은 아닙니다. 영국 정부가 ‘생애말 돌봄(End of Life Care)’을 국가 전략으로 수립해 운영해 왔기 때문이에요.

영국이 말하는 ‘좋은 죽음(Good Death)’은 이렇게 정의됩니다.

익숙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존엄을 유지하며 고통을 최소화한 상태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단계별 돌봄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 ① 생애말기에 대한 조기 논의: 질병 초기 단계부터 환자와 가족이 치료 방향과 가치관을 논의
  • ② 개인 맞춤 돌봄 계획 수립: 환자의 의사를 반영한 치료·돌봄 계획 문서화
  • ③ 돌봄 조정 체계 구축: 의료·복지·지역사회 서비스 간 연계
  • ④ 완화의료 및 양질의 돌봄 제공: 통증 관리와 삶의 질 유지 중심
  • ⑤ 임종 돌봄: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유지하는 환경 제공
  • ⑥ 사별 이후 가족 지원: 남겨진 가족의 애도와 심리적 지원까지 포함

핵심은 ‘임종 순간’이 아니라 그 전 과정과 이후까지 포함한다는 점이에요. 죽음이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의료·복지·가족·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하는 사회적 과정으로 다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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