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구독자 님, 혹시 시 좋아하세요? 저는 요즘 이 시에 빠져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의 시인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혹시 구독자 님은 아시겠나요? 아마 이 영화를 보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은데..😢

🍿이번 주 볼거리에서 소개하는 오늘의 영화는 바로 <동주>에요. 익숙한 이름이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많은, 시인 윤동주. 이번 주말은 여유를 갖고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여유를 찾고 싶은 여러분을 위한 <주간영화>, 오늘도 상영 시작할게요.    

배우의 재능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혹시라도 배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한국만큼 배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나라도 드물다. 

나는 절대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그러나 '연기를 하는' 사람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오늘은 연기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적어 보려고 한다. 말 그대로 ‘의견’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마다 의견은 모두 다르고 언제나 변할 수 있으니까.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먼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몇 가지 소양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발음이다. 대사를 통해 캐릭터를 표현하고,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에게 부정확한 발음은 치명적이다. 자신의 외모 만을 믿고 연기에 뛰어든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그런 사람들은 화면에 잡히면 멋있다. 일단 잘생기고 예쁘니까. 하지만 대사를 치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 흔히 말하는 '입만 열면 깨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된다. 발음이 부정확하니 대사 전달이 안 되고, 호흡도 제한적이라 연기가 가벼울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상상력이다.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실제라는 가정 하에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풍부한 상상력 없이 굳어있는 머리로 연기를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세 번째는 관찰력이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습관 등을 기억해두면 추후 캐릭터를 표현할 때 꽤 도움이 된다. 성대모사도 일종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행동이다. 막무가내로 상상으로 그려낸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보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을 ‘분석’ 하고 표현하는 편이 더 쉬울 것이다.

네 번째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능력이다. '상대방이 대사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끝내면 그때 내 대사를 읊고, 다시 상대방이 대사를 할 동안 기다린다.' 사람들이 연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다. 연기는 단순히 대사의 합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우리의 대화를 떠올려 보자. 상대방이 ‘A’라고 말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대한 반응으로 ‘B’라는 대답을 한다. 결국 우리가 하는 행동들은 근본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반응’이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것에만 몰두하지 않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액션에 대해 실시간으로 리액션 하는 것이 바로 연기다.

물론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바로 홈런을 치거나 덩크슛을 할 수 없듯이, 연기에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연기도 결국엔 공부와 노력을 통해 알아가는 학문이기에, 앞서 언급한 능력들이 없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이를 기르기 위해 얼마큼의 노력을 하느냐이다. 노력이야말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사람과, 될 수 없는 사람을 나누는 ‘소양’이다. 누구나 연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 이번 주 볼거리

언어도, 문화도, 모든 것을 빼앗긴 시대. 청년은 시를 쓰기로 했다. <동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 이름, 윤동주 시인의 일대기를 그려낸 영화다. 

<동주>는 흑백영화다. 마치 암울했던 그때의 시대상을 담아낸 듯, 흑백으로만 그려낸 세상 속에서 동주와 몽규라는 두 청춘은 각자의 방식대로 이 어둠 속에서 불을 밝혀 나간다. 동주라는 인물을 '시인 윤동주'라는 거창한 프레임 대신 그 시대를 살아갔던 한 명의 청년으로 담백하게 그려내는 연출과, 그의 시와 함께 전개되는 극의 흐름이 매우 인상 깊은 작품이다. 

특히 강하늘 배우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낭송되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든다. 잔잔하고 차분하게. 윤동주라는 개인뿐만 아니라 암울했던 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정사 같은, 스며드는 여운이 깊었던 영화.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5개,

뭐 재미있는 거 없나 하다가 기어코 뉴스레터까지 손을 댔다. 

최근에는 포켓몬 빵에 빠져있다. 

5초만에 피드백 남기기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찾아가는 <주간영화>는 아직 성장 중!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