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흉터.

2023.02.13 | 조회 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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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너에게

여자가 여자에게 얘기하는 사는 얘기

오늘의 음악 : OST🎩

김예지 - Long Black Night (더 글로리 OST)

※ 오늘은 학교폭력(왕따, 물리/언어 폭력) 묘사가 있습니다.

안녕~ 구독자 요즘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글을 잘 안쓰게 됐네. 혹여 내가 너희에게 부담이 될까 걱정이야. 그래도 오늘은 참을 수 없어서 고발하는 느낌으로 편지를 써봐. 너네만 알고 있어도 돼. 뭐 더 글로리처럼 심하고 그런 건 아니야. 그래도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써봐.


참자, 살인은 커리어에 방해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인 작가1님의 명언이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유는 내 앞길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지 몰라서,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것 같아서 좋게 생각하는 말이야. 근데 나는 꽤 오래전부터 내 손을 더럽혀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어. 실제로 탈선을 한다던가 하는 일들이 많았고. 그렇다고 소년원이나 그런 곳에 간 적은 없어! 그냥 꽤 안전한 수준의 탈선이야. ㅋㅋ 아니 쟤는 하는데 내가 왜 못해? 이런 생각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리 잡았어. 이상한거야. 쟤는 사람 때리고 도망쳐도 봐주는데, 나는 걔 다시 때리러 가면 나만 혼났거든. 커서 보니 실제 법도 그러한 것 같아서 슬펐어.

실제로 나는 폐가 아플 정도로 맞았는데 내가 고환을 차면 나한테 꼬리표가 붙더라고.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억울했고, 참을 수 없었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지. 왜? 다 말리니까. 반격은 나쁜 짓이었고 내 편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오늘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데 그 애를 봤어. 여태 마주친 적 없었는데, 스치듯 마주친 2년 전 이후로 처음이지. 아직도 잘 지내더라. 서울대도 전교 1등으로 당당히 붙고. 부럽냐고? 부럽지. 근데 부럽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야. 열등감은 나한테만 손해니까.

아 그 애가 누구냐고? 초등학교 동창이야. 엄마끼리도 알고 있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나를 좋아했대. 4학년 때 짝꿍이었고,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악몽의 시발점이었고. 얘 얘기 하려고 이번 서두를 연 것도 있어.

시작은 미약했어. 겨우 책상 경계를 넘었다는 이유로 시비를 털었고, 당황한 나는 왜냐고 했지만 곧 말이 안 통한다는 것을 알고 바로 사과를 했지. 하지만 사과를 받지 않고 더욱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싸우기 시작했어. 결국 우리는 선생님 말에 따라 시끄럽게 했으니 밖에 나가 싸워야했지. 그러다가 언쟁이 격해져서 내가 걔 뺨을 때렸어. 귀에서 살짝 피가 났고, 그 소식을 들은 선생님이 나와서 상황 종료. 

그 뒤로 내가 어떻게 됐을까? 맞아, 네가 생각하는 그것일거야.

그 뒤로 걔는 어떻게 됐을까? 불쌍한 우리 아가, 여자 봐준 착한 애, 등

근데 걔가 진짜 가만히 있었겠니? 당연히 뱀마냥 호박씨를 까댔지. 실제로 같은 반 친구가 그 애가 나랑 놀지 말라고 해서 놀기 싫다고 얘기한 애도 있었고, 그냥 초등학교 평판은 나락 그 자체였어. 그러고 중학교 뽑기 운이 안 좋아서 나랑 가장 친했던 단짝과도 떨어지고 먼 학교로 갔어. 거기서는 달랐을까?

그랬다면 좋았겠지.

걔는 원래 노는 애였어서 노는 애들끼리 엄청 친하더라. 그래서 학교끼리 비공식적으로 축구도 하고 그랬대. 심지어 교회도 같이 다녔어서 진짜 답이 없는 상황이었지. 나는, 뭐. 중학교 때 가정 분위기가 제일 안 좋았어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그랬었지.

틈만 나면 외모 평가에 사이버/오프라인 스토킹, 성희롱, 물리적 폭력을 당했던 것 같아. 돌이켜보면 또 내가 막 가만히 있는 성격도 아니고 다가오지 말라고 먼저 시비를 턴 적도 있어서, 일을 더 키웠던 것 같아. 여자애가 나댄다고 욕도 먹고 그랬었지. 그래서 3학년때는 그냥 쥐죽은 듯이 가만히 있었어. 그렇다고 커진 일이 축소되는 것도 아니더라.

아 덕분에 어떤 남자애가 칼들고 쫓아온 적도 있어. 친구랑 모교였던 초등학교에 들렀다가 후문 쪽으로 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애가 날 보더니 칼로 위협을 하는거 있지? 너무 놀란 나머지 친구랑 정신없이 달렸던 것 같아. 돌이켜 보면, 왜 그런 일들이 발생했는지 누구에게 묻고 싶지도 않아. 너무 지치거든.

하지만 지금은 다시 조금씩 이겨내고 있어.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 지금까지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또한 학교폭력을 당했던 모든 이들에게, 부디 너희가 혼자가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싶어. 너희는 너희 자체로 빛나고 멋지고 좋은 사람이란것도. 

사랑하고 항상 응원해 친구들아. 사랑해.

From.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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