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글이라니 곧 성인 나이만큼 글이 쌓이겠구나. 처음 이 레터를 시작할 때는 일주일에 두 번 글을 발행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 시작한 지 1년이 된 지금 글 갯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저 한 달에 한 편 정도라도 발행하자고 생각중이다.
자책할 필요까지는 없다. 아예 손놓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가 메일리를 알게 되고 글을 발행한 이후로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여러 뉴스레터들을 구독했는데 그중 많은 레터들이 더이상 오지 않는다. 몇 달이 지나 오랜만에 왔던 어느 레터에서는 완전히 손놓지는 않으려는 자의 절박한 쥐어짜냄이 나와 닮아있어 그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반면 이미 오랫동안 꾸준한 레터 발행을 통해 인기가 많은 레터도 구독을 했다. 일정한 주기를 갖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메일함에 와있는 레터. 그 레터가 오면 ‘아 오늘 O요일이구나’하고 인지할 정도로. 글에서도 괜히 그런 성격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아주 뜸하고 기간에 비해 글 갯수는 적지만 일정한 주기가 있는, 처음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알고 과욕부리지 않는. 처음엔 열정적으로 많은 글을 발행하다 제 풀에 나가 떨어지는 나같은 사람과는 많이 다른 그런 레터도 있다.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자신만의 적정한 선과 꾸준히 할 수 있는 정도를 스스로 알고 계획하는 그런 사람. 멋지다.
지금도 새롭고 다양한 레터들은 생겨나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분들도 있다. 모든 시작하는 이들을 응원한다. 안해본 것을 해보려는 이들을 응원한다. 나도 첫 글을 발행하던 때의 떨림을 기억하고 있다.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두근거리며 홍보했던 때도 있었다. 상상만 하던 일을 직접 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 같다. 그 일을 한다고 해서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리 대단한 깨달음은 아니지만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설레며 상상만 했던 일들을 해냈음에 기뻐하기도 하고, 막상 해보니 별것 아니어 싱겁게 느끼기도 하고, 낯설었던 새로운 시도는 원래 태어날 때부터 그일을 해온 사람이었던 것처럼 익숙해지기도 하고. 겪고 부딪히고 해봐야 아는 수많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겪지 못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마음이 가는 일에 망설이고 주저할 시간이 없다. 해보고 겪어보고 그래서 실망도 해보고 그러면서 더 많은 걸 알게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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