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Code? 코딩도 모르는데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겠지.'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AI 에이전트, 자동화, Claude Code 같은 단어들이 기술 커뮤니티에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이건 개발자들의 영역'이라는 심리적 선이 생겨버리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느꼈어요.
하지만 기획자 출신인 제가 Visual Studio Code에서 클로드 코드를 확장 프로그램으로 설치해 활용해 보기 시작하니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직접 에이전트를 구축해 써보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매주 꼬박 5시간씩 걸리던 뉴스레터 초안 기획과 자료 정리 업무가 단 10분 만에 끝나는 경험을 했거든요. 단순히 빨라진 게 아니라, 일의 본질이 바뀌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뉴스레터 에이전트를 구축해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구축의 성패를 가르는 건 코딩실력이나 개발 문법을 얼마나 아는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하는 일을 얼마나 정확하게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새로 입사한 팀원에게 내 업무를 인수인계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사람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What), 왜 그 일이 필요한지(Why), 어떤 순서로 처리해야 하는지(How)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일이 넘어가죠. AI 에이전트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코딩을 몰라도, 내 업무를 말로 설계하는 능력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오늘은 비개발자인 제가 뉴스레터 에이전트를 구축하면서 몸소 깨달은 이 교훈을, 여러분께 솔직하게 풀어볼게요. (이 글 또한 제가 구축한 뉴스레터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팀원'입니다 — 실행 주체가 달라진다
Claude Code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놀란 건 단순한 챗봇과의 차이였습니다. 일반적인 AI와 대화하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조언을 돌려받습니다. 그런데 Claude Code는 달랐어요. 파일을 직접 생성하고, 코드를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실행 주체'로 움직였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구축한 뉴스레터 에이전트를 보면, 유튜브 영상 링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막을 추출하고, 핵심 인사이트를 요약한 JSON 파일을 생성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뉴스레터 초고까지 작성합니다. 사람이 버튼 하나하나를 누르는 대신,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며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그거 결국 코딩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AI가 짠 코드를 이해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물론 완전히 모른 채로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는 건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이 아니라, 코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로 설계하는 능력입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개발자 친구에게 프로그램을 부탁할 때, 우리는 코드를 쓰지 않습니다. 그 대신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유로, 이렇게 동작해야 해"라고 설명하죠. AI 에이전트에게도 그게 전부입니다. 코딩 실력보다 '설명력'이 먼저입니다.
설계서 한 장이 에이전트의 품질을 결정한다
제가 뉴스레터 에이전트를 구축할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쓴 곳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코드 디버깅이 아니었습니다. 업무 설계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에이전트에게 건네는 .md파일, 즉 설계서에는 세 가지가 명확하게 담겨야 합니다.
- What: 이 에이전트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가
- Why: 왜 그 순서와 판단 기준이 중요한가
- How: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실행해야 하는가
처음에 저는 "뉴스레터 초고 써줘"라고만 적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이렇게 요청하게 되면 결과물은 제가 원하는 대로 나올 리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다시 앉아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쓸 때 어떤 순서로 생각하지? 어떤 판단을 내리지?'
그 과정에서 저는 제 글쓰기 루틴을 처음으로 언어화했습니다. 이것을 순서대로 적어서 설계서에 넣었더니, 에이전트의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설계서는 클로드(LLM)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습니다. 워크플로우를 대략적으로 작성한 후 클로드에게 이 작업내역을 기반으로 에이전트 팀을 만들 설계서를 추출해 달라고 했어요.

이 경험이 저에게 알려준 것은, 업무를 언어화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곧 AI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 능력이라는 사실입니다. 내가 내 업무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에이전트도 정확하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업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준 높은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판단과 반복을 분리하면 에이전트가 진짜 일하기 시작한다
에이전트를 잘 쓰기 위한 또 하나의 핵심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판단이 필요한 일과 정확한 반복이 필요한 일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쟁사 서비스 모니터링 에이전트를 설계한다고 해봅시다. 매일 아침 테크 뉴스에서 우리 서비스와 관련된 키워드를 추출하고, 경쟁 앱의 업데이트 내역을 시트에 기록하는 과정은 정해진 순서가 있는 반복 작업입니다. 이건 스크립트나 자동화 툴이 처리하면 됩니다.
반면 "이 업데이트 중 우리 팀이 오늘 당장 확인해야 할 가장 위협적인 소식은 무엇인가?", "새로 나온 기능이 우리 유저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맥락과 판단이 필요한 비정형 작업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에이전트의 진가가 발휘되어야 합니다.
제가 구축한 뉴스레터 에이전트에서도 이 분리를 적용했습니다. 파일 경로 생성이나 타임스탬프 붙이기 같은 작업은 스크립트가, 글감의 앵글을 잡고 인사이트를 선별하는 일은 에이전트가 담당합니다.
이런 판단 과정을 에이전트에게 제대로 이식했을 때, 비로소 아까 말씀드린 '5시간의 노동'이 '10분의 검토'로 바뀌게 됩니다.
실패 없는 에이전트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클로드 코드의 AskUserQuestion 도구'
또 한 가지 실용적인 팁은 계획 모드(Plan Mode)에서 클로드 코드의 AskUserQuestion 도구를 활용해 설계서를 탄탄하게 한 뒤 에이전트 시스템 세팅을 지시하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프롬프트로 입력을 하게 되면, 클로드 코드가 알아서 인터뷰를 해줍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인터뷰에 답변을 하면서 설계서를 좀 더 촘촘히 다듬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저 또한 클로드와 함께 완성한 에이전트 설계서(.md파일)를 VS code의 클로드 코드 확장 프로그램 프롬프트에 넣은 뒤, 계획 모드에서 AskUserQuestion 도구를 통한 설계서 디벨롭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이 방식이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에이전트 설계서의 내용이 이 내 의도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피드백을 쌓게 되면, 에이전트는 실제로 더 정확하게 구현됩니다. 한 번의 설계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진짜 이점이 여기서 나옵니다.
아래 이미지에 연결된 링크와 같이 실제로 이 AskUserQuestion 도구는 'X'라는 플랫폼에서 클로드 코드로 프로덕트를 만들 때 유용하게 소개된 프롬프트입니다.
마무리하며 — 언어화가 곧 AI 활용의 출발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결국 나도 내 업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셨다면, 그게 바로 오늘의 핵심을 정확히 짚으신 겁니다.
코딩 실력보다 먼저 필요한 건 내가 매일 하는 일을 What·Why·How로 분해해서 말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AI 에이전트는 그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비로소 진짜 팀원이 됩니다. 그리고 그 팀원은 지치지 않고, 잊지 않고, 불평하지 않으며 여러분의 반복 업무를 묵묵히 처리해줍니다.
지금 당장 시작해볼 수 있는 작은 과제를 드립니다. 내가 매주 반복하는 업무 하나를 골라, A4 한 장에 그 일의 What·Why·How를 적어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장이 여러분만의 첫 번째 에이전트 설계서가 됩니다.
코딩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내 업무를 언어로 설계하는 힘, 그것이 AI 시대에 가장 강력한 기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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