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편에서 오하라(大原)라는 지역에 간 이유는 바로 산젠인(三千院)을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일본은 다양한 토착 신앙에 의한 신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교토가 일본 불교의 본산 같은 곳이었다. 산젠인도, 많이들 방문하는 금각사나 은각사도 불교 사찰이다.
오하라 지역 자체가 깊은 산 속이다보니 전통 있는 사찰이 가득하다. 산젠인 주변만 해도 여러 곳(호센인, 잣코인 등)이 있었지만 나는 '온 김에 둘러보고 가자'는 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일할 때를 제외하고는 걸음도 생각도 느린 편이다. 때로는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밀도 높은 사람들이 부러웠지만 이제는 여백의 미를 즐길 줄 아는 내 방식에도 후하게 점수를 주기로 했다. 교토 둘째 날은 이렇게 오하라에 머문 다섯 시간이, 애석하게도 전부였다. 나에겐 유유자적이 최고의 시간인데 대부분 이렇게 여행 다닐 리가 없으니 함께하자고 권하기가 선뜻 어려워진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