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 반가워요! 방구석 디자인 사수입니다.
지난주 레터에 한 구독자님이 정말 솔직한 고민을 남겨주셨어요.
회사에서 1인 디자이너로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주니어라...
동료 분들한테 피드백 요청하면 말씀을 친절하게 해주셔서 상처 받진 않는데, 디자이너로서 고민되는 부분은 "누구의 생각이 가장 사용자의 생각과 일치하는가?", "어떤 피드백은 받아들이고 어떤 건 넘길 것인가?"예요. 테스트를 자주 돌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다음 업무로 넘어가야 하니까요. 추가로, 회사에 디자이너 혼자일 때 직군이 다른 주변 동료들을(기획자, 개발자 등)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이런 부분도 고민에요.
이 사연을 읽으면서 제 주니어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거든요.
다만 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친절한 피드백에도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밤새 만든 시안을 "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라는 한마디에 멘탈이 바사삭...
오늘은 사연 주신 분의 고민과 제 경험, 두 가지를 모두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멘탈을 지키는 법을 이야기하고, 그다음 판단 기준 세우는 법을 말씀드릴거에요.
왜냐하면, 감정이 흔들리면 판단도 흔들리거든요.
먼저, 멘탈부터 지키자!
왜 유독 디자인 피드백은 아플까?
저는 디자이너 초반에 피드백 받는 게 너무 힘들고 속상했어요.
어떤 날은 밤새워 만든 시안을 회의실에 가져갔는데, 대표님이 3초 보시고 "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 머리 끝까지 열이 올라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3초 보고 뭘 안다고? 이 시안이 나오기까지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데...'
'나는 디자이너로서 재능이 없나?'
회의가 끝나고도 계속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저녁에 집에 가서도, 주말까지도요.
이게 우리 디자이너들에게 있는 고질병 중에 하나에요.
바로 '내 새끼 증후군(My Baby Syndrome)'.
내가 밤새 만든 시안, 주말 반납하고 찾은 레퍼런스...
이 작업물들이 마치 내 자식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심리학에서는 이걸 '이케아 효과(IKEA Effect)'라고 부릅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것에 과도한 애착을 느끼는 현상이죠.
기획자가 "이 버튼 색깔 좀 별론데요?"라고 하면, 단순히 버튼에 대한 의견인데도 마치 나라는 사람 자체가 부정당하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돼요.
해결책 : "나는 내 작업물이 아니다"
멘탈을 지키는 주문입니다.
"I am not my work.(나는 내 작업물이 아니다.)"
우리는 예술가(Artist)가 아니라 디자이너(Designer)예요.
- 예술 : 나를 표현하는 것 → 비판받으면 '나'를 비판하는 것
- 디자인 : 문제를 해결하는 것 → 비판받으면 '해결책'을 수정하는 것
동료가 네 디자인을 깐다면,
그건 "네가 별로야"가 아니라 "이 가설(시안)은 수정이 필요해"라고 말해주는 데이터일 뿐이에요.
실제로 그때 대표님은 이렇게 생각하셨던 거예요.
| 대표님의 실제 의도 | 내가 들은 것 |
|---|---|
| "마케팅적으로 눈에 띄지 않네" | "네 디자인 실력이 별로야" |
차이가 보이시나요?
시안은 언제든 버려질 준비가 되어 있는 '가설'이에요.
가설은 틀릴 수도 있고, 고치면 그만입니다.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 저는 피드백을 데이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판단 기준을 세우자
멘탈이 안정되었다면, 이제 진짜 고민으로 넘어가볼게요.
"누구의 생각이 가장 사용자의 생각과 일치하는가?"
"어떤 피드백은 받아들이고 어떤 건 넘길 것인가?"
이게 바로 1인 디자이너의 가장 큰 고통이죠.
'판단의 외로움'
주니어 시절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동료들의 피드백을 마치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처럼 받아들이는 거예요.
"기획자님이 버튼 키우라네? 키워야지."
"개발자님이 이 컬러 별로라네? 바꿔야지."
이렇게 되면 디자인은 산으로 가고, 나는 나대로 "내 주관은 어디 갔지?"하며 자괴감에 빠지게 되죠.
기억하세요.
모든 피드백은 '수정 지시'가 아니라 '검토해 볼 데이터'일 뿐이에요.
딱 이 기준만 기억하세요
✅ 무조건 수용(Fact & Goal)
| 유형 | 예시 | 판단 |
|---|---|---|
| 개발 불가/비효율 | "이 인터랙션은 구현하려면 3일 걸려요" | 디자인 수정 |
| 비즈니스 목표 위배 | "여기서 이탈하면 매출 집계가 안 돼요" | 동선 수정 |
| 사용성 오류 | 동료 3명이 똑같은 곳에서 헤맸다 | 즉시 수정 |
→ 목표(Goal)와 사실(Fact)에 관한 피드백은 100% 수용
🗑️ 정중히 방어(Taste)
| 유형 | 예시 | 대응 |
|---|---|---|
| 단순 취향 | "나는 파란색보다 초록색이 좋은데..." | 넘기기 |
| 근거 없는 대안 | "그냥 좀 더 힙하게 안되나?"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이번 목표인 '신뢰도'를 위해 이 톤을 유지 할게요." |
→ 취향의 영역은 정중히 방어하고, 전문성을 믿고 밀고 나가기
동료를 200% 활용하는 법
"기획자, 개발자 같은 동료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질문을 자주하기엔 조심스러워요."
1인 디자이너에게 동료는 최고의 '가짜 사용자(User Proxy)'예요.
그들을 '평가자'로 모시지 말고, '테스터'로 활용해 보세요.
질문의 기술을 바꿔보자
❌ 나쁜 질문 : "이 디자인 어때요?"
→ 이건 동료의 '취향'을 묻는 거예요. "난 초록색이 별로인데..." 같은 답이 돌아오면 판단 기준이 안 서요.
⭕ 좋은 질문 : "지금 이 화면에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려면 시선이 어디로 가세요?"
→ 이건 '행동'을 묻는 거예요. "어? 버튼이 잘 안 보이는데요?"라고 한다면, 그건 수정해야 할 명확한 팩트가 돼요.
점심시간 5분 게릴라 테스트
테스트를 자주 돌릴 수 없다고 하셨죠?
이렇게 해보세요.
커피 마시면서 개발자분께 폰을 슥 내밀어보는 거죠.
"개발자님, 이거 한번만 눌러봐 주실래요? 3분이면 돼요!"
그들이 버벅거리는 그 지점, 그게 바로 수정해야 할 팩트예요.
기억하세요
- "어때요?가 아니라 "여기 눌러보세요"
- 평가가 아니라 행동 관찰
- 3명만 해봐도 패턴이 보여요.
이건 "너무 기본적인 질문"이 아니에요.
오히려 가장 전문적인 디자이너의 검증 방식이죠.
10분 미션 : 나만의 피드백 필터 만들기
Step 1
최근에 받았던 피드백 중 가장 혼란스러웠거나 상처받았던 것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Step 2
아래 기준으로 분류해 보세요.
| 구분 | 내가 받은 피드백 | 대응 |
|---|---|---|
| Fact(수용) | 디자인 수정 | |
| Goal(수용) | 동선 수정 | |
| Taste(방어) | "목표상 유지할게요" |
Step 3
다음에 비슷한 피드백이 오면 쓸 수 있게 나만의 대응 문장을 만들어보세요.
오늘의 한 줄 요약
"시안은 '내 새끼'가 아니라 시장에 던지는 '가설'이다. 가설은 틀릴 수도 있고, 고치면 그만!"
"동료는 '컨펌해 주는 상사'가 아니라,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베타 테스터'다."
다음 주 주제가 궁금하신가요? 댓글로 투표해 주세요!
- 디자인 QA, 어디까지 체크해야 하나요?
-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언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주니어 디자이너가 꼭 알아야 할 비즈니스 용어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PS. 혹시 여러분도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답장으로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고민이 다음 뉴스레터의 주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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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월요일에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던 일요일 아침입니다. 뉴스레터를 읽으며 그래, 피드백은 나를 돕는 도구였지 되새겨봐요. 특히 디자인에 행동을 질문한다는 것! 너무 좋은 포인트예요. 감사해요.
방구석 디자인 사수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우셨을 텐데, 그 시간에 뉴스레터를 읽어주셨다니 정말 감사해요. "디자인에 행동을 질문한다"는 포인트를 콕 집어주셔서 저도 뿌듯합니다. 그 질문 하나만 기억해도 피드백 자리가 훨씬 편해지더라고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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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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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디자인 사수
이유를 여쭤보고 비즈니스 목표에 비춰보는 방식, 정말 좋은 습관이세요. 그런데 그게 화난 걸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거, 너무 공감돼요 😂 저도 "왜요?"라고 물으면 따지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더라고요. 전혀 아닌데 말이죠. 주제 투표도 정말 감사합니다! 비즈니스 용어와 숫자 감각, 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데 막상 배울 곳이 마땅치 않죠. 다음 6편에 유력한 주제로 메모해두겠습니다! 시니어 UX는 저도 평소에 관심 있는 주제예요. 말씀하신 것처럼 부모님 세대가 디지털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우리와 정말 다르고, 그걸 제대로 반영한 프로덕트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깊이 다뤄본 적은 없지만, 공부해서 나눌 수 있는 내용이 생기면 꼭 다뤄볼게요. 소중한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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