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무엇이냐고요?
묻고 답하는 일, 말하고 듣는 일이라 생각한 인터뷰가 끝난 자리에는 매번 진한 여운이 남았다. 묻는 사람의 마음에도, 답한 사람의 마음에도 알 수 없는 잔물결이 일고 또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 같았다. "좋은 대화는 그 자체로 떠남의 만족을 제공한다"는 은유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매번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 걸까. 그렇다면 여행 후기 쓰듯 우리의 후기를 남겨보기로 했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다 갑자기 돌림노래 하듯 혹은 폭탄 돌리기처럼 인.터.뷰.로 삼행시 짓기😆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순식간에 인.터.까지 끝나버렸고... 가장 늦게 톡방을 확인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뷰.를 맡을 수밖에 없는 운명!
그래서 완성된 우리의 삼행시! 공개합니다! 😘🤣😝🤗
- 인: 인생사 그리 길지 않아 이야기로 풀 게 뭐 있나 싶었는데
- 터: 터무니 없는 제안도, 대답도 애정과 관심 갖고 귀 기울여 준 동료 덕분에
- 뷰: 뷰티풀 마이 라이프😍
📂📝 진짜 인터뷰 어땠냐고요?
😎은둔자: 부유하는 유부(이하 유부) 님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제가 전혀 모르는 유부 님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어요. 저희가 딱 일을 시작하면서 연락이 뜸해졌기 때문에 서로가 어떤 마음가짐이나 태도로 일했는지에 대해 사실 전혀 몰랐으니까요.
인터뷰 후반부 쯤 직접 말씀드리기도 했는데, 유부 님의 지난 10년간의 회사 생활은 유부님을 넓게 만드는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만두피를 만들 때 최대한 얇게 만들어서 만두소를 많이 담으려고 하잖아요. 그런 것 처럼 유부 님은 본인이 만두피인 것은 잊지 않으면서도 낯선 것들을 이해하고 담아보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그만큼 많은 것들을 유연하게 담아내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삶은 넓이도 깊이도 필요한데 유부 님은 우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넓히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에 대한 깊이를 탐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으니까요. 만약 10년쯤 뒤에 다시 인터뷰를 한다면 유부 님은 아주 깊고 넓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도대체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문장을 들고 평생을 살고 있는 저에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한다’라는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어서 이번 인터뷰가 진심으로 뜻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라요!
📍P.S 구독자 님께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지난 4월 26일에 발행된 부유하는 유부님 인터뷰가 평소보다 약 15분 정도 늦게 발송되었는데요. 제가 예약 발행을 하는데 시간을 잘못 예약했더라고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좀 더 주의를 기울일게요!
🎈부유하는 유부: 저는 어느 순간부터 타인에게 안부를 묻는 일도 주저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혹시 내 질문이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죠.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알아서 말하겠지’라고 생각한 나름의 배려였지만, 타인을 더 알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없어졌습니다. 그런 제게 이번 인터뷰는 특별했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정리했던 곰자자족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자주한 인물이라 나름 잘 알고 있다 여겼는데 이번에 미처 전달받지 못했던 삶의 굴곡들을 자세히 들여 다 볼 수 있었죠. 늘 누구보다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 열정은 다 간절함에서 나온 것이란 걸 알게 됐어요. 지금도 과거보다 성장한 하루를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나는 제자리여도 너만은..’ 하는 생각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ㅎㅎ
이것과 별개로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스스로 깨닫게 된 것도 있습니다. 인터뷰 글을 써본 적이 없어, 곰자자족의 말을 덜고 이어 붙이면서 오해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는데요. 어떤 말을 담고 버릴지를 고민하면서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과거 회사에서 사내방송을 담당하면서 프리뷰 원고(촬영 영상의 대사와 시간 등을 적어놓은 원고) 를 보고 필요한 내용을 추가하고 삭제하며 원고 수정했는데요. 역시 버릴 경험은 없구나 싶었습니다. 일주일에 한편 이상 방송 원고를 수정했으니 ‘적어도 200여편 데이터가 쌓였겠구나’ 했어요. 회사에서 배운 게 많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곰자자족도 한 때 실패라고 여겼던 경험 속에서, 저도 영양가 없었다 여겼던 시간 속에서 남는 것 하나씩은 다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주춤거림과 백스텝이 숨어 있을지 모르지만 어쩔 수 없이 가는 길이니 동료들과 즐겁게 가봐야겠습니다!
🐻곰자자족: 저는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좋아합니다. 그건 아마 제가 스스로를 콘텐츠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 여겼던 것이 일부 영향이 있을 듯 싶어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그 사람이 들려주는 삶은 언제나 흥미로웠고, 특별했거든요. 무엇보다도 배울 점이 있었고요.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답변들에 감화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저보다는 은둔자, 부유하는 유부가 들려줄 이야기가 참 기다려졌답니다. 그리고 역시 제 예감이 맞았어요! 밑줄 긋고 싶은 답변들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ㅎㅎㅎ
먼저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세 가지 키워드’를 묻는 질문이 어렵다고 했던 은둔자에게 (괜찮을지 묻지 않았지만 제 마음대로) 대신 답해주고 싶어요. 은둔자는 ‘응원’하고 ‘애정’하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긍정’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라고요. 자신의 일을 ‘애정’하고 일을 잘하기 위해 삶을, 복잡한 것을 단출하게 만드는 당신은 이미 ‘전문가’라고 말예요. 끝으로 은둔자에게 앞으로 어떠한 일이 생기든 끝까지 곁에 남아 응원하는 친구이자 동료가 되겠다고도 전하고 싶습니다.
부유하는 유부에게도 (역시나 묻지 않았지만 제 마음대로)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부유(浮游)하는 유부가 아니라 다양한 배움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부유(富裕)한 유부라고요. 그리고 저 또한 은둔자처럼 여러 직장을 옮긴 사람으로 첫 직장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성과를 낸 부유하는 유부의 지난 시간들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평범하다고 생각한 제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준 든든한 동료이자 친구 덕분에 저의 과거와 현재가 의미 있어 진 것 같아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문득문득 작아지는 어느 날, 티나지 않는 일들에 마음이 무너지거나 의기소침해질 때 저의 이야기를 꺼내 읽으며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탈리아의 유명한 구술사 연구자 알렉산드로 포르텔리 교수는 "좋은 인터뷰인지 아닌지는 인터뷰를 통해 서로 얼마만큼 변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인터뷰가 적어도 우리에게는 좋은 인터뷰가 아니었을까. 서로에게 깨달음을 남겼고, 스스로 바꾸고 싶은 지점을 발견했으니까. 10년 뒤에 다시 한 번 서로를 인터뷰할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그때는 우리가 얼마나 또 달라져있을지, 각자의 마음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지고 만들어져 있을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아주 작은 욕심을 더 내어보자면 우리의 인터뷰가 구독자 분들의 마음에도 가닿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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