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를 찾는 사람들

마약 유통시장의 특수성?_찰라흐

2024.02.02 | 조회 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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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요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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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경제학 핵심의 하나는 '공급은 그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이다. 이 말은 생산한 물품은 소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즉 만들기만 하면 팔린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1930년 이후 위 법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반대로 '수요가 공급을 결정한다'는 케인즈 사상이 대두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논쟁이 1980년대 미국과 콜롬비아 간의 마약 이슈에서 나타났다.

미국은 콜롬비아에 코카인을 생산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소비되지 않는다고 우겼다. 물론 콜롬비아는 그 반대로 미국에서 코카인 소비가 없으면 생산도 없다고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이런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다. 실제 마약사건을 접하는 필자로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마약공급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마약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마약을 “공짜”로 주고 이후 중독시켜 자신의 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마약의 가격도 일반 상품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된다. 그런데 정부에서 집중적인 마약 단속을 하면 공급이 움츠려들어 마약 가격은 급상승하게 된다. 통상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약이 비싸다고 마약 사용을 중지하는 일은 없다. 마약 수요자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독된 사람들은 가격이 비싸도 마약을 계속해야 하기에 비싼 가격을 지급하더라도 구하고자 한다. 이때 마약을 구하기 위해 불법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데 그중 여성 청소년의 경우 매매춘을 하고 결국 HIV/AIDS의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일반적인 수요공급법칙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이유다.

일반 상품처럼 마약도 소위 생산 유통의 사이클이 존재한다. 즉 생산→운송→소비→재투자의 단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차이점은 일반 상품과 달리 마약은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전자의 경우 이런 사이클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마약은 사이클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닌 법 집행기관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마약 유통에서 생기는 수익은 일반 상품유통에서 생기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예로 멕시코 카르텔의 1년 매출액이 최소 100억 달러에서 최대 1500억 달러 정도인데 이 중에서 뇌물이 차지하는 비용이 약 70% 정도라고 한다.

그러기에 이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운송 단계이다. 여기에서 가장 많은 폭력과 부패가 발생한다. 세계 최대 마약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바로 이 단계에 법 집행기관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지금까지 운송 단계에 초점을 맞추려 했지만 소비단계의 단속에 치중된 결과만 남았다. 그로 인해 일부에서는 운송 단계에서의 상위 공급자들은 검거하지 못한 채 가장 아래 단계의 투약자들만 처벌한다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마약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마약 유통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이해 없이 만들어진 정책들은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만 생산한다.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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