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 때가 있다.
'내가 만약에 20살로 돌아간다면 그 당시보다 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아무 감흥이 없던 대학교 풍경이 지금은 조금씩 그립다. 윗 학번 선배들에게 어리광을 부린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내가 그 선배 나이가 되었고 조금 더 생각을 신중해야된다는 조심스러움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미처 녹지 못해 얼어붙은 눈을 밟으며, 아주 오랜만에 발끝을 계속 쳐다보면서 걷는 나의 행동에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더 보살피는 건 아닌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의 모습이 앞으로는 또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지 생각에 잠길 때, 나는 다시 생각에 생각을 더 덧붙인다.
나는 아직 배울 게 참 많구나.
숨이 멎지 않는 한, 숨은 보석 같은 가치를 채집하며 나의 앞을 계속 돌진하는 나에게 약보다도 더 효과가 좋은 직접적인 경험과 사랑만이 최고의 특효와 위로를 선사할 게 분명하다. 나는 당분간 집에서 쉬고 있겠지만, 이것도 그 과정 중의 하나라는 걸 꿋꿋이 믿을 것이다.
나는 나를 제일 아끼고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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