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5월 20일 새벽에 열린 I/O 2026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언했다. 핵심 발표내용은 24시간 상시 작동하는 개인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로 지메일, 구글 닥스 등 구글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디지털 업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AI 어시스턴트와 달리 Gemini Spark는 사용자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종속되지 않고 구글 클라우드의 전용 가상 머신(VM)에서 24시간, 365일 실행된다. 피차이 구글 CEO가 직접 강조했듯 "노트북을 닫아도, 폰을 꺼도 Spark는 계속 일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Spark의 동력은 Gemini 3.5 Flash다. 구글이 에이전트 및 코딩 태스크에 최적화했다고 밝힌 이 모델은 속도와 비용 효율에서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주장한다. 내부 개발 코드명 "Remy"로 알려진 Spark는 Google Antigravity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위에서 구동되며, 사용자는 전용 Gmail 주소로 에이전트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만으로 복잡한 태스크를 위임할 수 있다.

Google 생태계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 홈그라운드
개인용 AI 에이전트 경쟁에서 구글의 무기는 "이미 당신의 이메일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Spark는 별도의 설정 없이도 Gmail, Google Docs, Sheets, Slides, Drive에 즉시 접근한다. 경쟁사 에이전트들이 별도 API 연결로 확보해야 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글은 기본값으로 제공한다.
구체적인 활용 사례도 이미 공개됐다. Google Labs 부사장 조시 우드워드는 키노트 시연에서 Spark의 실용성을 직접 보여줬다. 상사에게 보낼 현황 보고 이메일이 필요하다면 Spark에게 맡기면 된다. Spark가 관련 이메일과 문서, 스프레드시트를 직접 취합해 초안을 완성해 준다. 자녀 학교 공지 모니터링도 마찬가지다. 받은 편지함을 상시 감시하다가 중요한 마감일을 발견하면 부부 모두에게 일일 요약 보고서를 자동으로 전송한다. 매달 날아오는 신용카드 명세서에서 숨겨진 구독료를 탐지하는 작업 역시 별도의 지시 없이 자동으로 반복 실행된다. 단순한 질문과 답변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능동적 파트너'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구글은 MCP(Model Context Protocol) 표준을 기반으로 Canva, OpenTable, Instacart가 출시 초기 파트너로 합류했다. 향후 몇 주 안에 더 많은 파트너 앱이 추가될 예정이며, 26년 여름에는 macOS Gemini 앱을 통해 로컬 파일 접근과 브라우저 조작 기능도 제공된다. 엔터프라이즈 측면에서는 Google 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이 200개 이상의 모델을 지원한다.
보이지 않는 에이전트를 '보이게' 하다
개인용 AI 에이전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일할 때 가장 강력하지만,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AI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낀다. 이번에 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헤일로(Halo)는 이러한 불안을 해소한다. HALO는 Android 17에 탑재되며, 세부 기능은 올해 후반 추가 공개 예정이다. HALO의 등장은 'AI UX'라는 새로운 설계 원칙의 선언이기도 하다. 모바일 인터페이스에서 사용자가 에이전트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신뢰하느냐가, 에이전트 서비스의 실제 활성 사용자(DAU)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구글은 9억 명의 Gemini 월간 사용자를 보유한 지금, HALO를 통해 이들 중 상당수를 능동적 에이전트 사용자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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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3사의 에이전트 전쟁
1) OpenAI: B2B 피벗과 Workspace Agents
OpenAI는 2026년 4월 22일, ChatGPT Workspace Agents를 전격 공개하며 빠르게 기업(B2B)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Codex 모델 기반의 Workspace Agents는 팀 단위로 복잡한 워크플로를 자동화한다. ChatGPT Business($25/사용자/월), Enterprise, Edu, Teachers 플랜 전용으로 출발했으며, 2026년 5월부터 크레딧 기반 과금으로 전환했다.
주목할 점은 OpenAI가 에이전트를 철저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로컬 파일 접근이 불가능하고, 구독 구조도 개인보다 팀·기업을 겨냥한다. 기존 Custom GPTs를 '과도기 기술'로 사실상 폐기하고, 상시 실행 에이전트로 전면 전환하는 전략이다. 4월에는 macOS용 Codex 데스크톱 앱도 출시해 비개발자 접근성을 높였다.
2) Anthropic: 안전·프라이버시로 차별화하는 Claude Cowork
Anthropic은 Claude Cowork로 데스크톱 AI 에이전트 시장을 공략하며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핵심 차별점은 세 가지다. 첫째, 로컬 파일 직접 접근. Claude는 사용자의 폴더, 문서, 앱을 직접 조작한다. 둘째, 컴퓨터 직접 사용(Computer Use) 기능. 화면을 인식하고 GUI를 직접 조작하는 능력은 경쟁사 대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셋째, Dispatch 기능. 외출 중 스마트폰으로 작업을 지시하면 데스크톱의 Claude가 실행한다.
Anthropic의 강점은 볼보 자동차처럼 '사용자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3월, Anthropic이 국방부 AI 계약을 거부했을 때 Claude 앱은 미국 앱스토어 1위로 올라섰다. OpenAI가 같은 계약을 수락한 직후 #QuitGPT 운동이 250만 명의 지지를 모으며 ChatGPT 삭제를 촉발했다. 이 사건은 'AI 윤리'가 실제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됐음을 증명했다. 2026년 초 기준 Anthropic의 연 환산 수익은 140억 달러, 그중 Claude Code만 25억 달러를 넘어섰다.
| 구분 | Google Gemini Spark | OpenAI ChatGPT Agent | Anthropic Claude Cowork |
| 출시 형태 | 클라우드 VM 상시 실행 | Codex 기반 클라우드 | 데스크톱 로컬 + 클라우드 |
| 핵심 강점 | Google 생태계 네이티브 통합 | 광범위한 서드파티 플러그인 | 로컬 파일 접근, 코딩 특화 |
| 접근 방식 | 이메일로 Spark에 지시 | Slack·API 워크플로 자동화 | 컴퓨터 직접 조작(GUI) |
| 모바일 UX | Android HALO 진행 표시 | ChatGPT 앱 알림 | Dispatch 기능(원격 지시) |
| 요금(초기) | AI Ultra $100/월 | Business $25/사용자/월 | Pro $20/월 |
| 차별화 전략 | 데이터 홈그라운드 우위 | 기업 워크플로 자동화 | 안전·프라이버시 포지셔닝 |
Gemini Spark와 Android HALO의 등장은 단순한 신기능 출시가 아니다. AI가 사용자의 지시를 기다리던 시대에서, 먼저 움직이고 대신 처리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구글이 공식 선언한 것이다. 9억 명의 Gemini 사용자와 지메일, 구글 맵, 구글 드라이브로로 대표되는 데이터 생태계를 등에 업은 구글의 행보는, OpenAI와 Anthropic이 맞불을 놓고 있는 에이전트 전쟁의 판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이 경쟁의 최종 승자는 가장 많은 기능을 가진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자가 가장 자연스럽게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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