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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구독자님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언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나요?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요? 행복은 무얼까. 같은 상황에서도 마음 먹기 따라 생길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그런 걸까. 내가 다른 무언가보다 특히 더 바라고 있는 걸 손에 넣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걸까. 한순간 내가 남보다 낫다고 느낄 때 생기는 그런 걸까. 인생의 슬픔 고통 불운 같은 걸 지금보다 더 몰랐을 어느 때를 떠올리며 그때는 그랬었다고 착각하는 그런 걸까.
- 동생이 선물해 준 세 개의 핸드크림 중 두 번째 것을 개시했는데 향이 너무나도 내 취향이었다. 언젠가 향을 골라야 할 때가 오면 비슷한 느낌으로 하고 싶어서 찾아보았는데 어쩜 설명하는 단어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우아한 양면성. 포근하고 중성적인… 가만 두고 보니 전부 내가 갖고 싶은 모습이잖아? 막연하게만 느껴졌었는데, 이걸 시작으로 나의 ‘추구미’에 관해 아주 깊고 구체적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싸. 다음 글감.
- 내 맘대로 쓰는 내 글이니까 염장을 좀 질러도 되겠지(한번만 봐주세요)… 명륜진사갈비에 처음으로 가 봤다. 이걸 자랑하고 싶은 건 아니다. 물론 다양하게 조금씩 먹기 좋아하는 나에게 최적의 식당이기는 했다. 각설하고, 몇 달 전 아래의 캡처가 떠돌아다니는 걸 보고 꼭 연인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갈비를 먹으며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보기에 없는 항목이 인상 깊었다. 내 어떤 모습을 보아도 괜찮다고 해줄 때. 부족하거나 미운 모습도 예쁘게 봐줄 때. 그건 내가 연인에게 주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었고 동시에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이었다. 사소한 다른 점이 정말 많은 우리지만 꼭 이런 것들이 비슷해서 우리는 나름 오랫동안 잘 지내고 있구나. 과장하자면 왠지 미래를 보장받은 기분이라 감격했다. 우리는 내일이면 3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헷.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 남반구 거주자 열람 금지 -
눈 오는 날은 유난히 포근하다.
가장 춥지만 가장 따뜻한 역설적인 계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미묘한 때가 오면 우리들 마음 속에는 ‘연말‘이라는 단어가 몽글몽글 솟아난다. 뜨거운 여름 공기 속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은 한순간에 훅 끼쳐왔고, 겨울의 시림은 미지근한 음료에 얼음을 넣은 것처럼 가을 바람 속에 서서히 녹아든다.
며칠 전에는 찜질방에 다녀왔다. 찜질방이라니. 나는 어릴 때부터 대중목욕탕을 싫어했다. 때를 미는 게, 정확히는 때가 밀리는 게 너무나 아팠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손에 붙들려 살이 벌게질 정도로 온몸을 밀리고 나서도 단 한 번도 개운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선택으로 목욕탕 내지는 찜질방에 갈 일이 평생 없을 줄 알았다.
놀랍지도 않게, 나를 움직인 것은 사랑이었다. 혼자서 열심히 거리를 둔 것이 무색하게 찜질방에 가 보자는 연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참 쉬웠다. 심지어는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어이가 없다. 바로 결과로 점프해보자면, 약 15년 만에 다시 가 본 대중목욕탕과 찜질방은 꽤나 내 마음에 들었다.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날에 갔던 것, 예전보다 조금 더 노화되어 확 풀리기를 원하는 내 몸이 한몫씩을 했고, 사랑의 힘 또한 제 몫을 다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뜨거운 국물 요리의 맛을 몇 배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오면 가스 버너를 하나 사서 어묵탕을 끓인 다음 창문을 다 열어 놓고 먹는 상상을 할 정도로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음식의 대비되는 온도감이 정말로 좋다. 찬 것과 뜨신 것이 만나서 서로 과해지지 않게끔 적당하게 만들어주는 조화와 화합의 경험에 열광하게 된다. 뜨거운 마음을 내보이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기는 싫을 때, 추운 날씨는 훌륭한 중화의 방법이 된다.
겨울은 소중한 온기가 저평가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좋은 평가를 다 받게끔 해주는 멋진 계절이다. 가장 춥지만 가장 따뜻한 역설적인 겨울. 날이 추워지니 아무래도 모두에게 온기가 더 필요하다. 연말의 분위기는 냉정하게 얼어있던 현실을 말랑하게 녹인다. 참 좋은 핑계, 만능 물꼬로 무장하고 우리 모두 서로에게 연결되고 말 연말. 신이 있다면 불공평할지라도 자비는 있는 존재일 것이다. 한 해의 끝과 시작을 추운 계절 속에서 보내게끔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구독자님, 올해도 고생 많았어요. 지난 일 년 간의 모든 일들이 당신의 앞길에 든든한 자원, 믿음직한 선배, 최적의 도움말이 되어줄 거예요. 조금 걸러서 꼭꼭 씹어 그 효과를 배로 누리길 바라요. 몇 달 간 추워서 움츠러들기도 하겠지만, 주변의 따뜻함을 족집게처럼 발견해낼 수 있는 여유가 항상 함께 하길 바랄게요. 저도 연말 특유의 들뜨는 마음에 힘입어 이렇게 말해봅니다. 구독자님의 행복을 빌어요. 좋은 선택과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항상 응원해요.
같은 세상에 살아주어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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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수
승현씨도 올해 너무 고생 많았구 올해가 내년의 너에게 아주 필요한 튼튼한 받침이 되어주길!!! 그리구 나는겨울이따뜻해서조아..옷도 따뜻 실내도 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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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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