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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저는 아주 먼 날의 저를 생각하곤 했습니다. 주름이 깊이 패여 있고, 흰 머리칼을 짧게 흩날려요. 그리고 창가에 앉아 노을을 봐요. 한 손에는 핫초코가 들려있고, 무릎 위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고양이 감자가 앉아 골골송을 부르죠. 그런데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나만 평화롭고 나만 행복하면 끝인가요. 대체 왜 이리 이기적으로 살아왔을까요? 저는. 여전히, 매일, 사람들이 사라져요. 누군가는 저 자신이 바스러져 가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요. 그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나는 그들을 왜 이리도 자주 잊고 살아갑니까. 빈자리를, 대체, 어떻게 채워야 하는 겁니까. 삶과 죽음의 경계는 왜 이리 얄팍한가요. 나는 왜 살아가는 겁니까? 왜 이리 오래도록 저항하지 않고 살아온 겁니까. 부끄럽습니다. 주변에서는 용감하다고 해요. 과연 용감한 것이 맞습니까. 분노에 찬 사람을 보고, 아주 두려워하는 마음을 끌어안은 사람을 보고 용감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왜 내가 대단하고 용감해졌습니까. 저항하지 않던 나는,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겁니까. 무엇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며 살아온 겁니까. 앞으론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어떻게 살아야지만,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고 삶이 가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까. 아아, 부끄럽습니다. 나는 아직 모르는 것투성이입니다. 그렇지만 알아야겠습니다. 억울하고 서러운, 알 수 없는, 무서운 죽음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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