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레터에서는 제가 직접 두 회사 공식 발표문과 주요 매체 보도를 찾아보고, "이건 확정" / "이건 보도" / "이건 아직 아무도 모름"으로 나눠서 정리했어요. 투자 권유가 아니라, AI를 도구로 쓰는 솔로프리너 입장에서 내 사업에 뭐가 달라지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만 담았어요.
1) 확정된 사실부터 — 두 회사 모두 '기밀 S-1'을 냈어요
가장 확실한 것부터 볼게요. 두 회사 모두 자기 홈페이지에 직접 공지를 올렸어요. 이건 소식통 인용이 아니라 회사가 인정한 사실이에요.
- 앤트로픽: 2026년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밀 S-1 초안을 제출했다고 공지했어요. "공모 시기와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주식 수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못 박았고요.
- 오픈AI: 일주일 뒤인 2026년 6월 8일,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어요. 발표문 톤이 재미있는데, "어차피 새어 나갈 것 같아서 우리가 먼저 알린다"는 식이었어요. 그러면서 "비상장 상태가 더 편한 일들이 있다"고 덧붙였고요.
여기서 '기밀 S-1'이 뭔지 짚고 갈게요. 미국에서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이 상장 신청서 초안을 비공개로 먼저 제출해 SEC 심사를 받을 수 있어요. 심사받다가 접어도 시장에 알려지지 않죠. 즉 이건 "상장하겠다"가 아니라 "상장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겠다"에 가까워요.

(앤트로픽·오픈AI 공식 공지, CNBC·블룸버그 보도 종합)
참고로 6월 12일에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했어요. 조달 규모 750억 달러로 역대 최대 IPO였고, 첫날 주가가 19% 올라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겼어요. 초대형 비상장 기술기업이 공모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 보여준 첫 사례라, 두 AI 회사 모두 이 결과를 지켜보고 있어요.
2) 기업가치, 처음으로 순위가 뒤집혔어요
여기가 이번 레터에서 제일 놀란 지점이에요.
- 앤트로픽: 2026년 5월 28일 발표한 시리즈 H에서 650억 달러를 조달하며 9,650억 달러(투자 후 기준)로 평가받았어요.
- 오픈AI: 2026년 8월 10일 마무리된 70억 달러 규모 직원 지분 매입(텐더 오퍼)에서 8,520억 달러로 평가됐어요. 3월 말 1,220억 달러를 조달했을 때와 같은 가격이에요.
즉 비상장 시장에서 앤트로픽이 오픈AI를 앞선 상태예요. 몇 년 동안 "오픈AI가 압도적 1등"이었던 구도가 바뀐 거죠.

(블룸버그·CNBC·테크크런치 2026.08.10)
⚠️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있어요. 이 두 숫자는 성격이 달라요. 앤트로픽 쪽은 신규 투자 유치 가격이고, 오픈AI 쪽은 직원들이 보유 주식을 회사에 되파는 거래 가격이에요. 사과와 오렌지를 나란히 놓은 셈이라, "13% 차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역전이 일어날 만큼 격차가 사라졌다" 정도로 읽는 게 안전해요.
3) 매출 성장 속도는 더 극적이에요
기업가치보다 제가 더 눈여겨본 건 매출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매출은 연환산 매출(런레이트) — 지금 이 시점의 월 매출에 12를 곱한 값이에요. 회계상 연매출이 아니라 속도계에 가깝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 앤트로픽: 2025년 말 약 90억 달러 → 2026년 4월 약 300억 달러 → 2026년 7월 말 650억 달러 이상
- 오픈AI: 2026년 8월 기준 400억 달러 이상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이 성장을 두고 "연 10배를 대비했는데 80배가 왔다"는 취지로 말했어요. 성장의 상당 부분은 기업 고객이에요. 개발 도구인 클로드 코드가 매출을 크게 밀어 올렸고, 연간 100만 달러 이상 쓰는 기업 고객이 1,000곳을 넘었고, 그 수가 2026년 2월 대비 두 배가 됐다고 해요(2026년 4~5월 시점 기준이에요).

(CNBC 2026.08.17, 벤처비트 2026.05.08, 블룸버그 2026.08.13)
✅ 솔로프리너 관점에서 중요한 건 이거예요. 앤트로픽 매출의 대부분이 기업·API에서 나온다는 건, 이 회사가 개인 구독자보다 B2B 워크플로우를 보고 제품을 만든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자동화·코딩 쪽 기능이 빠르게 좋아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4) 상장 시계는 서로 다르게 가고 있어요
같은 6월에 서류를 냈는데, 이후 움직임은 정반대예요.
앤트로픽 — 가속 페달
- 6월 초,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대표 주관사로 정해졌다는 보도가 나왔어요(JP모건도 함께 거론됐고요).
- 7월 15일, 주관사들이 기관 투자자 미팅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상장 절차가 실제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
- 8월 20일에는 씨티그룹까지 주요 주관사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어요. 주관사 라인업이 커진다는 건 딜 규모가 커진다는 뜻이죠.
오픈AI — 브레이크 살짝
- 8월 10일 마무리된 70억 달러 자사주 매입이 대표적이에요. 직원들에게 상장 없이도 현금화할 길을 열어준 거니까, 업계에서는 보통 "상장이 급하지 않다"는 신호로 읽어요.
- 상장이 2027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은 6월 말 뉴욕타임스 보도에서 처음 나왔어요. 스페이스X 상장 이후의 주가 흐름을 보고 "올해 안에 낮은 가격으로 갈지, 내년까지 기다릴지" 저울질한다는 내용이었고, 8월 텐더 오퍼를 계기로 다시 거론되고 있어요.
- 회사 공식 발표문 자체가 이미 "시기 미정"이었고요.

(테크크런치 2026.08.10, 오픈AI 공식 공지)
5) 상장해도 '보통 주식회사'는 아니에요
이 부분은 기사에서 잘 안 다루는데, 제가 보기엔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에요. 두 회사 다 주주가 회사를 통제하지 못하는 구조를 일부러 만들어 뒀어요.
(1) 오픈AI — 비영리 재단이 이사회를 쥐고 있어요
2025년 10월 구조 개편 이후 오픈AI의 사업 법인은 공익법인(PBC) 형태예요. 그 위에 비영리 오픈AI 재단이 있고, 재단은 지분 약 26%와 함께 사업 법인의 이사 전원을 임명·해임할 권한을 갖고 있어요. 나머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약 27%, 직원·투자자 약 47% 구조고요.
(2) 앤트로픽 — 장기편익신탁이 이사 다수를 뽑아요
앤트로픽은 설립 때부터 델라웨어주 공익법인이에요. 여기에 장기편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이라는 장치를 두고, 이 신탁이 이사회 다수 자리를 선임하도록 설계했어요.

(오픈AI 공식 구조 페이지, 앤트로픽 LTBT 공지)
⚠️ 정리하면 이래요. 두 회사 주식을 사더라도 "주주가 경영진을 갈아치운다"는 일반적인 상장사 문법이 그대로 통하지 않아요. 회사들은 이걸 "안전과 사명을 지키는 장치"라고 설명하고, 일부 투자자는 "견제가 안 되는 구조"라고 봐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공개 S-1의 위험 요인 항목을 봐야 판단할 수 있어요.
6) 반대로, 아직 '사실'이 아닌 것들
여기가 제일 중요해요. 요즘 유튜브 썸네일과 커뮤니티에서 사실처럼 돌아다니는 숫자 중에 회사가 확인한 적 없는 것들이 꽤 많아요.
- "앤트로픽 2조 달러 목표" → 8월 중순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이야기예요. 보도 안에서도 "회사 내부적으로 가치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어요.
- "600억 달러 넘게 조달" → 조달 규모도, 주식 수도, 가격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회사가 공지문에서 직접 그렇게 썼고요.
- "9월 상장" / "10월 상장" → 두 회사 모두 날짜를 공식 발표한 적이 없어요.
- "세컨더리에서 1조 달러 넘게 거래됐다" → 장외 거래 호가라 공식 기업가치와는 성격이 달라요.

(각 매체 보도 원문 확인)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건 아직 아무도 못 본 숫자예요. 기밀 S-1은 말 그대로 비공개라, 매출총이익률, 순손실 규모, 고객 집중도, 컴퓨팅 비용 계약 조건 같은 핵심 정보는 공개 S-1이 나와야 볼 수 있어요. 그때가 진짜 판단의 시점이에요.
7) 그래서 솔로프리너는 뭘 하면 되나요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상장이 무슨 의미인지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1) 가격표가 더 자주, 더 크게 흔들릴 수 있어요. 상장사는 분기마다 실적을 증명해야 해요. 지금처럼 적자를 감수하며 저가 티어를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요. 반대로 점유율 경쟁 때문에 한동안 더 공격적으로 낮출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든 "지금 가격이 영원하지 않다"는 전제로 설계하는 게 안전해요.
(2) 대신 예측 가능성은 올라가요
상장하면 매출, 이용자 수, 비용 구조가 분기마다 공시돼요. 지금처럼 "소식통에 따르면"으로 추측하지 않아도 되죠. 툴 의존도가 높은 솔로프리너에게는 오히려 좋은 소식이에요.
(3) 한 모델에 전부 걸지 마세요
저는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짤 때 모델 호출 부분을 되도록 바꿔 끼울 수 있게 만들어요. n8n이든 직접 짠 스크립트든, "모델 이름과 API 키만 바꾸면 되는 구조"로요. 이번 상장 국면처럼 정책·가격이 흔들릴 때 이 구조가 제일 크게 도움이 돼요.
상장은 남의 일 같지만, 가격표와 정책은 제 사업에 바로 닿아요
지금 어떻게 판단하면 될까요
이렇게 읽으면 맞아요
- 두 회사 다 상장 준비 단계에 들어간 건 사실이에요. 회사가 직접 인정했어요.
- 앤트로픽이 더 앞서 있고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서류도 먼저 냈고, 투자자 미팅도 시작했고, 주관사도 늘리는 중이에요.
- 오픈AI는 속도를 조절하는 쪽에 가까워요. 회사 스스로 "비상장이 편한 일도 있다"고 했고요.
이렇게 읽으면 위험해요
- "상장 날짜가 정해졌다" → 아니에요. 두 회사 모두 발표한 적 없어요.
- "2조 달러/1조 달러가 확정 가치다" → 아니에요. 소식통 인용 보도이거나 장외 호가예요.
- "지금 미리 사두면 된다" → 비상장 주식 관련 사기와 과장 광고가 늘어나는 구간이에요. 특히 "사전 배정" 같은 표현은 조심하세요.
실무 체크리스트
- 이번 달 AI 지출을 한 장으로 정리하세요. 어떤 툴에 얼마를 쓰는지 모르면, 가격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가 없어요.
- 핵심 워크플로우 3개를 골라 "모델 의존도"를 표시해 보세요. 특정 모델이 아니면 못 도는 게 몇 개인지 확인하는 게 시작이에요.
- 모델 호출 부분을 설정값으로 빼두세요. 프롬프트에 모델 이름이 하드코딩돼 있으면 교체가 지옥이 돼요.
- 뉴스는 원문 한 번만 확인하세요.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와 "회사가 공지했다"는 완전히 다른 무게예요.
- 공개 S-1이 나오면 그때 다시 보세요. 위험 요인 항목에 두 회사가 스스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다 적혀 있어요.

두 회사 모두 문은 열어뒀지만, 아직 문턱을 넘지는 않았어요. 방향은 분명해요. 다만 날짜와 가격은 아무도 확정하지 않았다는 게 오늘 기준의 정확한 사실이에요. 이 구분만 지켜도 앞으로 몇 달간 쏟아질 기사에 덜 흔들리실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앤트로픽의 매출 곡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오픈AI가 왜 굳이 속도를 늦추는지가 가장 궁금해요. 공개 S-1이 나오면 그 안의 숫자를 다시 한번 뜯어서 레터로 정리해 드릴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모델에 얼마나 의존하고 계신가요? 상황을 알려주시면 어디부터 분산하면 좋을지 같이 짚어드릴게요. 궁금한 점은 댓글로 편하게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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