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친구가 뭔데 다들 난리야
이야기를 하려면 한 달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한 개발자가 심심해서(는 아니고) 뭘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름이 좀 웃긴데
클로드봇(Clawdbot).
근데 이게 "Claude"라는 AI 이름이랑 발음이 비슷하다고 항의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몰트봇(Moltbot)으로 바꿨는데,
이번엔 사용자들이 싫다고 난리. 결국 투표를 해서 오픈클로(OpenClaw)로 정착했습니다.
이름 짓는 데만 사연이 이 정도입니다. 한 달도 안 된 프로젝트가요.
그런데 이 오픈클로가 뭘 하길래?
여러분 ChatGPT 아시죠? "이것 좀 알려줘" 하면 글로 대답해주는 거.
오픈클로는 그게 아닙니다.
진짜로 일을 합니다.
텔레그램이나 카톡 같은 메신저로
"내일 오전 10시에 미팅 잡아줘" 하면 진짜 캘린더에 일정이 잡혀요.
"오늘 온 메일 중 중요한 것만 정리해줘" 하면 진짜 메일함을 뒤져서 요약해줍니다.
"이 PDF 읽고 핵심만 뽑아줘" 하면 진짜 읽고 정리해놓습니다.
ChatGPT가 "말만 잘하는 인턴"이라면,
오픈클로는 "말은 좀 어눌한데 일은 진짜 하는 인턴"인 거예요.
그리고 이 소식이 퍼지자 전 세계 개발자들이 달려들었습니다.
4주 만에 GitHub(개발자들의 놀이터)에서 별 20만 개를 받았어요. 역대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와 이거 대박인데?"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죠.

2. 왜 이렇게 핫한 건데
"AI가 일한다는 거, 이미 많잖아?" 하실 수 있어요. 맞아요. 근데 오픈클로가 유독 핫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공짜입니다.
OpenAI나 구글이 만드는 AI 에이전트는 다 돈을 내야 합니다. 오픈클로는 완전 무료.
코드가 다 공개되어 있어서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어요.
마치 동네 도서관처럼 그냥 가서 쓰면 됩니다.
둘째, 내 컴퓨터에서 돌아갑니다.
이게 되게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보통 AI 서비스는 여러분의 데이터를 미국 어딘가에 있는 서버로 보냅니다.
"내 이메일 정리해줘" 하면 그 이메일 내용이 대양 건너 서버로 간다는 뜻이에요.
오픈클로는 다릅니다. 내 노트북 안에서 다 처리됩니다.
내 메일, 내 파일, 내 일정 전부 내 컴퓨터 밖으로 안 나갑니다. 프라이버시 걱정이 좀 덜한 거죠.
셋째, 이 녀석이 "기억"을 합니다.
보통 AI한테 뭘 물어보면 매번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잖아요.
"나 지난주에 견적서 보냈었는데..." 하면
"무슨 견적서요?" 이러고.
오픈클로는 몇 주 전 대화도 기억합니다.
"저번에 그 양식으로 다시 만들어줘" 하면 알아듣습니다.
같이 오래 일할수록 나를 더 잘 이해하는 비서가 되는 거예요.
진짜 신입사원이 경력사원으로 성장하는 느낌.

3. AI들끼리 동네를 만들었다고?
자, 여기서부터 좀 소름 돋는 이야기입니다.
오픈클로 생태계 안에 몰트북(Moltbook)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쉽게 말하면 AI 전용 커뮤니티예요.
그런데 한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사람은 가입할 수 없습니다. AI만 가입됩니다.
인간은 그냥 구경만 할 수 있어요. 들어가서 읽어볼 수는 있는데,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몰트북에는 150만 개의 AI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1만 3천 개의 소모임(서브몰트)에서 글을 쓰고, 토론하고, 서로에게 "이거 좋더라" 하고 추천을 합니다.
네, 제대로 읽으신 겁니다.
AI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어요.
"맛집 가봤어?" "응 거기 괜찮더라"
이런 대화가 아니라,
"이 자동화 방법 써봤는데 효율 좋더라" "나도 해볼게" 같은 대화를요.
4시간마다 자기가 속한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새 정보를 가져오고, 자기 경험도 공유합니다.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진짜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가능성을 본 사람이 있습니다.
샘 올트만(Sam Altman).
ChatGPT 만든 OpenAI의 대표요.
올트만은 오픈클로를 만든 개발자 Peter Steinberger를 2월 15일 OpenAI로 데려갔습니다.
"차세대 AI 에이전트를 같이 만들자"면서요.
Steinberger의 한마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큰 회사 만드는 건 흥미 없어요. 세상을 바꾸고 싶은 거고,
OpenAI랑 같이 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에요."
32살 오스트리아 개발자가 한 달 만에 전 세계를 뒤흔들고,
실리콘밸리의 왕에게 스카우트됐습니다.
소설 같지만 3주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4. 잠깐, 이거 써도 되는 거 맞아?
여기까지 읽으면 "와 나도 당장 깔아야겠다!" 싶을 수 있는데요.
잠깐만요. 아직입니다.
이제부터 오픈클로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비유를 하나 할게요.
여러분이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이 친구가 엄청 일을 잘합니다.
근데 문제가 있어요. 이 친구가 쓰는 사무실 문에 자물쇠가 없습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있어요. 심지어 누가 몰래 들어와서 이 신입한테
"앞으로는 내 말을 들어"
하면, 다음 날부터 그 사람 말을 듣습니다.
이게 지금 오픈클로 상황입니다.
보안 전문가들이 오픈클로를 처음 점검했을 때, 512개의 보안 구멍을 찾았습니다.
그 중 8개는 "심각" 등급이에요.
가장 무서운 건 악성웹사이트 하나 잘못 클릭하면 내 컴퓨터가 해커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원클릭 해킹이요.
그리고 오픈클로에는 "스킬 마켓"이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 올라온 기능 3,000개 중 341개가 악성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10개 중 1개가 바이러스인 앱스토어를 상상해보세요.
마이크로소프트가 며칠 전 공식으로 이렇게 말했어요.
"오픈클로를 꼭 써봐야겠다면, 중요한 것 아무것도 없는 컴퓨터에서만 쓰세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정도로 말하면, 꽤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 경고를 듣고 사람들이 한 행동입니다.
"중요한 거 없는 컴퓨터에서만 쓰라고? 그럼 하나 사지 뭐."
맥 미니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애플의 M4 맥 미니
: 손바닥만 한 크기에 조용하고, 전기 적게 먹고, 구석에 놔두면 24시간 돌아가는 그 컴퓨터요.
오픈클로 전용 기계로 딱이거든요.
메인 컴퓨터는 건드리지 않고, 맥 미니 하나를 "AI 비서 전용 책상"으로 쓰는 겁니다.
결과요?
메모리 32GB짜리 맥 미니가 전국 품절.
24GB 모델도 배송까지 2~3주 대기.
이베이에서는 웃돈 붙여서 되파는 사람까지 등장했습니다.
애플이 갑자기 맥 미니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까지 나왔어요.
AI 하나 때문에 컴퓨터가 품절되는 세상.
2026년입니다.

5. 그래서 우리는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쓰지 말라는 거 아니야?"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지금 당장 내 실무에 쓰기엔 이릅니다.
고객 데이터가 있는 환경에서 돌리면 안 되고,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엔 아직 불안합니다.
하지만 오픈클로가 보여준 방향 자체는 무시할 수 없어요.
우리 같은 1인 사업자, 솔로프리너들이 지금 가져가야 할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AI한테 물어보는 시대"는 끝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ChatGPT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하고 답을 받아서 내가 직접 했잖아요.
2026년의 AI는 다릅니다. 물어보는 게 아니라 시키는 겁니다.
"해줘."
그러면 해요.이메일 정리, 보고서 만들기, 일정 관리, 데이터 뽑기
매일 반복하는 이런 일들을
"언젠가 AI한테 맡길 수 있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맡길 수 있을까"를 지금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오픈클로를 당장 쓰는 게 아니라, 자동화라는 근육을 먼저 키워야 합니다.
n8n, Make, Zapier 같은 자동화 도구를 써보세요.
"이 작업의 시작점은 뭐고, 끝점은 뭐지?"
"이걸 AI한테 맡기려면 뭘 준비해야 하지?"
이런 질문을 매일 던지는 습관이 쌓이면,
오픈클로든 뭐든 더 좋은 도구가 나왔을 때 바로 올라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보안 감각을 기르세요.
AI한테 내 메일 비밀번호를 주는 순간, 나는 보안 담당자가 됩니다.
"오픈소스니까 안전하겠지"
아닙니다. 오픈클로가 증명했잖아요.
10개 중 1개가 악성코드인 세상입니다.
내 데이터를 누구에게 얼마만큼 보여줄 건지, 그 판단은 AI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합니다.
오픈클로는 지금 불꽃놀이 같은 상태입니다.
화려하고 눈부시지만, 손을 뻗으면 데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불꽃 너머로 보이는 풍경
"AI가 진짜로 내 일을 대신하는 세상"은 분명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4주 만에 20만 개발자가 달려들고,
AI 150만 개가 자기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든 거,
이건 트렌드가 아니라 전조입니다.
"지금 당장 쓰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준비하자"가 맞는 자세입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항상 한 발 먼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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