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비대면 소통이 확대되었고, 이에 가상세계에서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상호간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거나 회의를 개최하고 있고, 구찌, 나이키 등 유명 패션브랜드 회사들도 메타버스에서 상품을 출시하였으며, 한류스타들의 팬사인회나 콘서트도 메타버스에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가리키는데(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현실세계를 모방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메타버스와 저작권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세계에 있는 건축물이나 미술품 등을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 유사하게 구현하고 있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므로, 건축물 또는 미술작품도 창작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고, 저작물로 보호받는 건축물을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경우에는 건축저작물에 대한 복제권, 전시권 등의 침해가 성립하게 된다. 이는 건축물 뿐만 아니라 소설, 강연, 음악, 연극, 미술저작물 등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모든 저작물들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또한 현실세계에서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었던 공예품, 가구 등의 창작물들도 메타버스에서는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응용미술저작물”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용품에의 응용가능성" 또는 "분리가능성"이 없는 많은 창작물들이 응용미술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없었다. 다음 판례를 살펴보자.
이처럼 현실세계에서는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을 인정할 수 없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나 공예품들도 메타버스에서는 독자적으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 다만, 메타버스에 구현되는 가구나 공예품 등은 '실용품'에 응용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응용미술저작물'이 아닌 '미술저작물'로 보호받게 될 것이다.
한편 메타버스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음악라이브러리나 각종 제작도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상공간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경우 콘텐츠 저작권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메타버스 기반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음원을 업로드하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올렸다는 이유로 2021년 6월 미국음악 저작권협회로부터 저작권 침해 관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당했다. 로블록스의 이용자들은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로블록스에서 제공하는 음원 라이브러리에서 음악을 선택하여 게임이나 콘텐츠 등을 제작할 수 있는데, 협회 측은 로블록스가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저작권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결국 화해로 종결되었지만,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자들과 이용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이용자 수가 2022년 3억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상당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더욱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며 유튜브에서 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에서도 이용자들은 크리에이터가 되어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메타버스를 이용할 경우 현실세계에서 문제되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저작권 침해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는 저작물을 침해하지 않도록 더욱 큰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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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가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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