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내집짓기는 처음이라_전이서

prologue : 건축가도 내집짓기는 처음입니다.

2022.07.07 | 조회 1.3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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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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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짓기' 누구나 한번쯤 꾸어보는 꿈일 것입니다. 저의 직업은 꿈을 실현시켜주는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일생을 살면서 꾸는 가장 거대한 욕망을 물리적으로 실현시켜주는 일을 합니다. 건축가가 많은 건축물을 설계하지만 그런 건축가도 자신의 건물을 직접 지어보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소위 건축주가 되어보는 말입니다. 

코로나 19 창궐하여 세상은 문을 닫고, 주변의 건물들의 임대들은 비어나가고 있는  불안안한 시기에 저는 땅을 찾아 헤매고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사무실 사옥으로 땅을 찾아서 말입니다. 돈이 많아서? 아닙니다. 부모님께서 아주 아주 오래 가지고 있던 땅이 재건축아파트 옆에 있다가 원치도 않는 재개발에 편입이 되었고, 그사이 병환으로 부모님 모두 일찍 돌아가시면서 상속의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그것을 추후 지어질 '황금알을 낳는다는 아파트'를 받지 않고 현금청산을 해서 제가 원하는 곳에 제 건물을 짓자 결정했습니다. 

<내집짓기는 처음이라> 그렇게 시작된 건축주가 되어가는 좌충우돌 이야기입니다. 여러 건물을 설계해왔던 건축가라지만 내집을 짓는 건축주가 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몸담아왔던 건축계에서 제가  없었던 다른 세계에 들어서는 일이었습니다. 일단 원하는 건물을 짓기 위한 땅찾기는 생각보다도 녹녹치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시장이 실제 산업의 지수와 별개로 움직이는 나라에서는 저의 판단의 근거를 어디다 두어야 좋을지 모를 세계였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거래에서 맞딱드리는 여러 변수들, 어제의 결정이 번복되는 상황의 당혹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제가 가지고 있던 정보와 지식만으로 합리적 판단을 하기에는 너무 크고도 다른 흐름이 있는 신세계였습니다. 건물을 짓기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일으키는 일은  잠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날이 많아지는 무서운 책임의 영역이었습니다.  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설계 뿐아니라 시공감리를 해왔었다지만 착공시부터 건축주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민원 등은 세상에서 가장 선한 얼굴을 하고 미리미리 인사를 90도로 드려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시공자를 선정하고 이끄는 모두 이제껏 제가 지식이나 정보로 가지고 있던 모든 경험의 실체적 실전이었습니다. 

사실 집짓기에 우리가 부르는 건축가, 시공자, 모두 건축주가 책임져야 것들의 전문 대행자들입니다. 전문성을 지닌 이들을 써서 하는 것이되 근본적인 모든 책임은 건축주의 몫입니다. 그런 점에서 건축주가 되어보는 일은 건축가로서 더할나위 없이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이제껏 저를 찾아온 클라이어트(의뢰인)의 프로젝트를  제 자식처럼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들여 작업을 해왔지만 직접 건축주가 되어 겪는 것은 열정을 넘어서는 냉철한 상황판단의 필요와 수용, 그 판단의 결정에 따라 거금이 왔다갔다하는 현실의 장앞에 놓이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잘 알아서 더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왜 아는 놈이 더 머리 아픈 것 말입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영역과 다른 시각에서 건축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의뢰인들에게 좀더 실체적인 조언과 해안을 있는 값진 과정이었다는 것에는 일말의 의심도 실을 수 없습니다. 

'집짓기를 하면 10년을 늙는다 ' 농담이 있습니다. 건축주가 되기는 쉽지 않은 여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 10년을 늙지 않기 위해 ? 바로 이 건축가가 있습니다.' 하고 손들고 싶지만, 사실 건축가도 빡치는 집짓기 입니다. <내집짓기는 처음이라는> 건축가로서 고분군투하여 얻은 집짓기 실전의 이야기를 기록해보자고 시작되었습니다. 건축가가 전하는 진짜 집짓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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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전이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교육자이다. 건축을 보는 눈에 포착된 일상을 전하고자 글을 가끔, 때때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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