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구독자! 이번 주도 잘 보냈니?
난 아직도 벌써 10월이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이제 해가 뜨지 않았을 때는 날씨가 쌀쌀해서 가을이 왔다는 것도 확실히 느껴지곤 해. 그래서 지금 가을을 타는 건지 아니면 올해가 많이 남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올 한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연락을 잘 못 했던 ‘친구’가 문득 떠오르더라구.
어제 번개로 만난 친구, 오래전 멀어진 친구,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와중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아. 그래서 이번 주제를 <친구>로 잡아봤어!
그럼 우리들의 ‘친구’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안녕 씨니야. 오늘은 조금 특별한(?) 친구가 등장하는 콘텐츠를 들고 와봤어.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이야! 다큐멘터리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씩 들어봤을 거야.
나의 문어 선생님의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는 오랜 타지 생활과 부담감으로 극심한 번아웃을 겪게 돼. 카메라며 편집이며 꼴도 보기 싫어질 지경이었지. 크레이그는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펄스만의 다시마숲에서 다이빙을 시작해. 매일 바다를 유영하며 해양 동물을 관찰하던 그는 문득 이 모습을 촬영해야겠다고 마음 먹어. 그렇게 크레이그와 그의 친구 ‘문어’의 만남이 시작돼. 약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크레이그는 문어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어.
‘문어랑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 그런데 사실 문어는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야. 도구를 사용하고 다른 문어와 함께 군집 생활을 하기도 해. (3살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대) ‘문어’라는 이름도 지능이 높다는 의미에서 ‘글월 文’을 사용한 거래…!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
크레이그가 처음 문어를 만났을 때, 문어는 조개껍질로 자기 몸 주변을 감싸고 있었어. 그런 문어에게 흥미를 느낀 크레이그는 매일 문어를 찾아갔지. 문어는 초반엔 크레이그를 잔뜩 경계했어. 하지만 그가 자신을 헤칠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는지, 나중엔 크레이그의 손에 올라탈 정도로 가까워져. 말이 통하는 인간끼리도 갖가지 이유로 교감에 실패하곤 하잖아. 어떠한 말이나 행동이 통하지 않지만, 인간과 문어가 진정으로 교감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
크레이그는 문어의 친구이면서 동시에 관찰자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해. 감히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지. 문어는 상황에 따라 포식자가 되기도, 피식자가 되기도 해. 크레이그는 문어가 어떤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그저 지켜보기만 해. 문어가 스스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길 응원하면서 말이야. 문어가 자신에게 특별한 ‘문어’이기 이전에 자신도, 문어도, 바닷속을 이루는 모든 생명체도 자연 일부라는 걸 알고 있어. 자연 안에서 각자 본래 존재하던 방식대로 존재하길 바라지.
크레이그와 문어의 만남은 문어가 알을 낳으면서 끝을 향해. 문어는 먹지도 않고 오로지 알을 돌보는 일에만 전념해.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기력이 약해졌지. 결국 문어는 알이 부화하던 날, 죽음을 맞이해. 몇 개월 뒤 바다에서 크레이그는 아주 작은 문어를 만나. 문어를 보면서 크레이그는 마치 특별했던 ‘그’ 문어가 부화시킨 알 중에 한 마리 같다고 생각했대. 문어는 죽었지만, 목숨을 걸고 지켰던 수많은 생명을 바다로 보낼 수 있었고, 먹이가 필요한 다른 생물에게 자기 자기 몸을 내어줄 수 있었어. 생명의 순환을 만들어 낸 거야. 결코 무의미한 희생이 아니었어. 나는 문어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생명체도 저마다의 가치로 순환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앞서 소개했던 다른 콘텐츠처럼 ‘재미’를 느끼긴 어려울 수 있어. 스토리 라인이나 복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연출이 포함된 건 더더욱 아니니까. 그렇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양 동물의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었어. 또 인위적이지 않은 수면 아래의 다채로운 모습에 감탄하게 돼. ‘선생님’이라는 표현처럼 문어는 크레이그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어. 나도 앞으로 ‘공존’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해.
오늘의 콘텐츠 소개는 여기까지야! 그럼 다음 이 시간에 또 만나자!
반가워~! 구독자😁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퍼니야ㅎㅎ 이번 주제에 걸맞게 친구와 가볍게 보기 좋은 무료 전시를 추천하러 왔어!
예약제로 봐야 하는 전시들도 정말 많은데, 워크인할 수 있는 무료 전시라 삼청동에서 한 번쯤 들러보는 거 어떨까?!
오늘 소개할 전시는 바로 국제 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이야!
아니쉬 카푸어... 장담하는데 이분의 이름은 알지 못해도 작품은 한 번쯤 본 적 있을 거야! 3가지 키워드로 이 작가분을 빠르게 소개하고 넘어갈게!
- 스테인리스
아니쉬 카푸어는 1995년부터 반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작업을 하기 시작했어.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 공원의 ‘클라우드 게이트(2006)’로 많은 사람에게 각인 되었던 것 같아.
- 리움 미술관
현재 아니쉬 카푸어의 스테인리스 작품을 리움미술관에서 볼 수 있어!
‘큰 나무와 눈(2011)’ & ‘하늘 거울(2012)’ 두 작품이 정원에 있어. 지난 개관 특별 전시에는 ‘이중 현기증(2012)’과 ‘프로토 프로토(2009)’이 전시됐어.
비교적 과거 작품들이라 아니쉬 카푸어의 최근 작품이 궁금하다면 오늘 소개하는 전시 놓치면 안 돼!
- 반타 블랙
그리고 이 작가님은 ‘반타 블랙’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어. ‘반타 블랙(Vanta Black)’이란 빛의 99.965%를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이야.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사람이 볼 수 없는 자외선, 적외선까지 흡수해 음영이나 질감 등을 느낄 수 없어. 3차원을 2차원 평면처럼 보이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물질인 셈이지.
이 반타 블랙을 아니쉬 카푸어가 2016년 거액을 주고 예술적 사용 독점권을 확보하면서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어.
이번 전시에 보기 힘들다는 반타 블랙을 사용한 작품이 있으므로 기대해도 좋아..☺
21세기 사상 선구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아니쉬 카푸어의 신작들을 만나 볼 수 있어. 3개의 전시관에서 조각, 그림, 드로잉 작품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니😲
나는 반타 블랙의 실물이 너무나도 궁금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전시가 정말 기대됐어. 리움에서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고 내 취향이라 생각했기에 이번엔 어떤 작품을 전개하고 계실까 궁금했거든🤔
- K1
첫 번째 공간에는 *과슈 드로잉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아니쉬 카푸어의 회화 작품은 처음 봐서 엄청 생소했다.. 크고 구조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이러한 작은 회화도 작업하시는구나 알 수 있었던 공간이었어.
작품을 보면 공통으로 보이는 네모난 문 같은 부분이 있는데 이는 아니쉬 카푸어가 자주 쓰는 창에 대한 기하학적인 환영이라고 해.
*과슈 : 수용성의 아라비아 고무를 교착제로 반죽한 중후한 느낌의 불투명 수채물감(혹은 그러한 물감을 사용해 그린 그림)
이어서 뒤쪽 공간에는 바로 그 유명한 반타 블랙을 사용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반타 블랙은 정말 신기함의 연속이었어. 분명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데도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니까...!!!
정면에서 볼 땐 아무 입체감 없는 평면의 원이었는데 옆쪽으로 각도를 조금만 돌리면 갑자기 입체 도형으로 변하는…
이 작품이 유일하게 유리에 둘러싸여 있지 않아서 반타 블랙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어. 실제로 본 느낌은 “정말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 빛도 다 흡수하는 물질이다 보니 약간 목탄같이 텁텁한 느낌도 있었던 것 같아. 정말 내 두 눈을 의심하게 되는 신기한 체험이었어🙄🙄
- K2
*심약자는 다소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입체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굉장히 강렬한 색채와 형태로 꽤 충격적인 경험을 안겨줬던 작품들이야.
전시 팸플릿에 이렇게 쓰여 있었는데, 나도 보자마자 사람의 장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징그럽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생경한 느낌이 더 컸던 것 같아.
유일하게 빨간 물감이 없는 이 작품은 화장 후 재로 변해버린 느낌이었어. 다 타서 끝나버린 공허함이 느껴졌던 것 같아.
- K3
마지막 관에는 거대한 4개의 조각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전시장부터 메탈 소재의 패브릭으로 감싸져 있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
일단 작품 크기에 압도되었어. 이렇게 큰 조각작품을 어떻게 제작하고 운반한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큰 크기에 위압감을 느꼈어.
가장 먼저 ‘Ingest(2016)’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전 전시관의 여파 때문인지 이것도 사람의 심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거즈로 둘러싸인 심장...
그리고 이어지는 가장 큰 크기의 작품 ‘Shadow(2017)’는 각도에 따라 바라보는 모습이 달라져서 흥미로웠어. 가운데 있는 초승달 모양을 감싸고 있는 형태가 마치 달을 집어삼키는 그림자를 표현한 것 같았어. 그래서 더 묘하게 느껴졌다랄까.
무료 전시라 오디오 도슨트 투어나 가이드가 따로 없어. 전시관에서 제공해준 팸플릿에만 의존해서 작품을 봐야 했던 점이 다소 아쉬웠어.
작품의 해설이 필요했던 작품들도 더러 있던 터라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서 내 주관적인 감상 위주로 소개한 점 양해 부탁할게!!
그럼 다음 화에는 조금 더 알찬 전시와 음악 콘텐츠를 들고 돌아올게~! 안녕👋👋👋
(대학생 기준) 이제 시험 기간이래... 시험 기간도 아무콘텐츠가 소개해준 콘텐츠와 함께 힐링하면서 이겨내길 바랄게
여섯 번째 뉴스레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만나~
코너 속 코너; 아무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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