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날씨가 풀려서 봄이 슬쩍 발을 들이미는 듯 싶다가, 다시 눈이 오고 추운 날씨가 돌아왔던 지난 주입니다, 지난 주도 안부 편지를 쉬어갔는데요, 종종 제 소식이 뜸하면 역시나 사업 상의 일들로 바쁘겠거니 생각해주십시오, 최근의 바쁜 경우는 다들 무언가 잘 돌아가서 바쁜 일들이예요, 이 안부 편지는 무리하거나 스스로 스트레스 받자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서 유연하게 쓰되 적절한 주기를 지키는 식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끊기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이지요, 저는 아주 성실하진 못해도 그런 종류의 것들을 잘합니다,
실제로 제가 바빴던 일 중에 몇 가지는, 한참 예전에 운을 띄우고 논의가 시작되었거나, 심지어 잊고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잠겨 있던 일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경우인데요, 그래서 '결과가(보상이) 돌아오는 데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 생각한 한 주였습니다,
노력은 항상 좋은 결과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지만, 이렇게 결과가 나오는 지점까지 시간이 걸릴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이 체계적인 경우도 있고, 확률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참 오래 걸리지만 그 '오래'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우도 있고, 그 '오래'의 길이도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과연 결과가 돌아오는지의 확률도 늘 100%는 아닐 수 있다는 얘기지요,
우리의 일상을 이끌고 있는 것들은 소위 요즘 '도파민 자극'이라는 말들로 지칭되는 당장에 심리적 보상이 있는 것들이지만, 또 한참 시간이 돌아서 마치 전혀 새로운 선물처럼 다가오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또 많은 일들을 펼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두 달 전에 미팅했던 피드백이 이제서야 오기도 하고, 제가 몇 개월 전에, 심지어는 1년도 더 전에 애썼던 일들이 어떤 작은 성취의 결과물이 되어서 돌아오기도 합니다, 주로 그 결과가 온전히 내 노력에 달려있지만은 않고 다른 이들과의 교류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인생의 주기를 훨씬 더 길게 보자면, 가끔 어떤 작업, 교류, 거래 혹은 특정한 결과를 고려하지 않았던 '베풂'의 결과물이 돌아오는 시간은, 1년 2년이 아니라, 수 년이 되기도 합니다, 동양 철학적 서사에서는 내 세대가 아니라 나의 자식 세대에서 결과가 돌아오는 일에 대해 얘기하기도 하고, 심지어 윤회에 대한 믿음이 더해져 '다음 생'까지 가기도 하죠,
결국은, '그러니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뻔한 경구의 결론 같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 결과와 보상의 '포트폴리오'를 잘 운영하는 것이 살아가는 데에 현명한 전략이겠다는 생각을 이번 주에는 했습니다,
당장 성과가 나고 보상이 돌아오는 일들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좀 더 큰 성과를 위해 '묻어두고' 기다려야 할 필요도 있고, 더 더 멀리 있는 어떤 시점의 나를 위해 투자해두거나 전략적으로 씨앗을 뿌려두어야 하는 일도 함께 해야하는 것이지요, 금전적 투자의 포트폴리오뿐 아니라 자신의 사업, 커리어, 인간관계에서도 모두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 자신이 하루와 한 주와 한 달을 살아가는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한정적이지만, 그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단기 보상 전략과 장기 투자 전략으로 나눠야만, 삶의 저변이 확대되고 제가 더 많은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기로는 늘 눈 앞에 닥친 사업 상의 일들이 있지만, 장기로는 의미 있는 활동에 기여하든, 사람에게 베풀든, 결과와 보상이 확률적이라도 그것이 새로운 선물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시도해야만 하는 것이지요,
제 경우는 많은 경우 긴 미래를 바라보고 했던 일들은 개인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교육 실천'입니다, 이게 대단히 교실이 있고 교재가 있지 않아도,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전문성과 지식을, 배움의 관점에서 모종의 봉사이자 투자로서 도와줄 때가 있는데요, 그런 노력이 현실적인 사업 상의 도움으로 돌아올 때도 많았거든요,
간편한 자기 위로일 수도 있지만, 구독자님이 지금 하는 일들 중에서도 알게 모르게 당장의 자신이 아니라 미래의 자신을 위한 이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어떤 일의 결과가 나고 그것이 보상으로 돌아오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온전히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또 그 형태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니, 지금 애쓰고 있는 일들의 주기나 속성을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제가 '결과가 나온다', 혹은 '보상을 받는다'보다, 조금은 비문일 수도 있지만 '결과가 돌아오는' 이라고 쓰는 이유는, 세상 매사의 일이 나 혼자만으로 이루는 것은 별로 없고, 끊임없이 무언가 보내고, 받고, 노력과 성과는 돌고 돈다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여러분께 안부 편지를 보냅니다, 가끔 여러분을 실제로 만나거나 우리가 대화하게 될 때에 많은 공감과 경험을 나누는 보상으로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계속 '보내고' 계신지요, 제 안부 편지가, 여러분의 삶 와중에, 돌아오는 데에 시간이 걸리지만 실은 삶 전체에서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일들을 한 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환절기 감기 늘 유의하세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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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규
좋은 글을 감사히 잘 읽었다는 댓글을 보냅니다.
연소일기 안부 편지
준규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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