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에서 쉬는 날이면 밀린 숙제 하듯 화장실 청소를 한다. 화장실 청소는 혼자 살면서 해야하는 가장 귀찮은 일 중 하나인데, 엄마와 같이 살던 시절엔 화장실은 원래 늘 깨끗한 곳인 줄 알았다. '그냥 물 뿌리면 되니까.'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혼자 살아보니 왜 이렇게 분홍색 물때가 빨리 생기는지, 원망스러운 마음과 함께 부자가 되면 건식화장실에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가 화장실이 깨끗한 곳이라고 느꼈던 건 매주 청소를 하던 엄마 덕분이었는데 그땐 알지 못했다. 티는 안 나지만 안 하는 순간 바로 눈에 보이는 그런 일들이 있다. 벌어진 칫솔로 세면대를 닦으면서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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