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메모, 사실 저장이 아니라 버리는 거였어요

AI한테 '정리 비서'를 한 명 붙여봤습니다

2026.06.09 | 조회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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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론입니다.

요즘 책상 정리를 하다가 휴대폰 메모를 들여다봤는데, 카톡 '나에게 보내기'에 메모가 380개쯤 쌓여 있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그중에 다시 꺼내 쓴 건 손에 꼽았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왜 이 이야기를 꺼냈나】

저는 좋은 영상, 번뜩인 아이디어, 잊으면 안 되는 할일을 전부 카톡에 던져뒀어요. 빠르고 편하니까요. 그런데 한 달만 지나면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안 보입니다.

한동안은 제가 게을러서라고 생각했어요. 더 부지런히 정리하면 될 거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마음먹어도 똑같더라고요.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제 의지가 아니라 도구의 구조였어요.

카톡 채팅창은 '메모 저장소'가 아니라 '시간순 대화 흐름'이거든요. 새 메시지가 오면 옛날 건 위로 밀려 사라집니다. 거기다 메모를 쌓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던 거죠.

 

【이번 주의 핵심 인사이트 하나】

그래서 발상을 바꿨어요. 내가 정리를 더 잘하려고 애쓰는 대신, 정리를 대신해 줄 '비서'를 한 명 두기로요. 월급 안 받는 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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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노션이라는 '서랍장'을 하나 두고, Claude라는 AI를 그 서랍장 담당 '비서'로 앉히는 거예요.

둘을 한 번 연결해두면, 제가 메모를 던지기만 해도 비서가 "이건 할일, 저건 아이디어, 이건 참고 정보" 하고 알아서 분류해 서랍에 넣어줍니다.

핵심은 정리 기능 자체가 아니라, 비서에게 '일하는 규칙'을 미리 정해주는 데 있었어요. 이게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써먹는 부분】

비서에게 일러둔 규칙은 딱 세 개였어요. 오늘 메일을 읽고 한 가지만 해보신다면, 이걸 권합니다.

첫째, 메모 맨 앞에 '할일·아이디어·정보' 중 한 단어만 붙이면 알아서 분류하게 하기.

둘째, 따로 "저장해줘"라고 안 해도 보내면 바로 보드에 기록하고 주제 태그까지 달게 하기.

셋째, "루틴"이라고만 하면 매일 반복하는 일을 그날치 할일로 한 번에 만들게 하기.

실제로 비서에게 이렇게 일러두면 됩니다. 그대로 한번 던져보세요.

"앞으로 내가 보내는 메모 맨 앞에 '할일' '아이디어' '정보' 중 하나를 붙이면, 그걸 보고 분류를 자동으로 정해서 저장해줘. 따로 저장하라고 안 해도 바로 저장하고, 관련 태그도 네가 판단해서 달아줘."

이 한 단락을 일러둔 것만으로, 그 뒤로는 정말 던지기만 하면 됐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비서가 단순 정리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유튜브 링크 앞에 '정보'라고 붙여 던지면, 영상을 열어 요점을 뽑아 같이 저장해줍니다. 나중에 "이게 무슨 영상이었지" 하며 처음부터 다시 안 봐도 되는 거죠. 할일을 던지면 목표와 단계별 체크리스트까지 펼쳐주고요. 제목만 덜렁 있어서 막막했던 게 사라지더라고요.

 

【솔직한 고백 — 여기서 두 번 막혔습니다】

다 매끄러웠던 건 아니에요. 솔직히 두 번 막혔습니다.

한 번은 맨 처음 연결할 때였어요. 권한을 허용하는 화면이 영어로 길게 떠서 '내가 뭘 잘못 누르는 건 아닌가' 싶어 한참 멈칫했거든요. 알고 보니 그냥 비서에게 서랍 열쇠를 주는 동의 절차였고, 'Connect는 연결, Allow는 허용'만 알면 되는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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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새 대화를 열었더니, 정해둔 규칙이 초기화돼서 자동 저장이 안 되던 순간이었어요. 이건 규칙을 다시 한 번 붙여넣으니 바로 해결됐습니다. 미리 알았다면 당황 안 했을 텐데, 모르니 한참 헤맸죠. 이런 건 짧은 콘텐츠엔 잘 안 담기는데, 편지라서 솔직하게 적어둡니다.

 

【다 만들고 남은 것】

시스템을 만든 지 한참 됐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건 효율보다 마음이었어요. "이거 메모해야 하는데, 까먹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사라졌거든요. 던지면 비서가 받아두니까요.

그리고 한 번 만들어보니, 같은 방식으로 독서 노트도, 가계부도, 회의록 정리도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대단한 기술을 배운 게 아니라, "AI에게 일을 시키는 감각"을 익힌 거예요. 이제 막히는 일이 생기면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거, 비서한테 어떻게 시키면 될까?" 그 질문 하나가 생기고 나니, 새로운 도구 앞에서도 예전만큼 겁이 안 나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중요한 건 완벽하게 만드는 게 아니었어요. 어설프더라도 한 번 끝까지 해본 경험, 그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힘이 됐습니다. 그러니 혹시 지금 메모창이 뒤죽박죽이라면, 너무 부지런해지려 애쓰지 마세요. 게을러도 굴러가는 구조를 한 번 만들어두는 쪽이 훨씬 오래 갑니다.

 

【이번 주, 딱 하나만】

오늘은 거창하게 시스템을 다 만들지 않으셔도 돼요. 카톡 '나에게 보내기'에 쌓인 메모 중 딱 하나를 골라, AI에게 "이거 분류하고 핵심만 한 줄로 정리해줘"라고 던져보세요. 그 작은 경험 하나가 시작입니다.

해보시고 어떠셨는지, 이 메일에 그대로 답장 주셔도 좋아요. 어디서 막히셨는지 알려주시면, 다음 편지에 그 이야기를 담아볼게요. 저는 답장 읽는 걸 제일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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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많이 아는 게 아니라, 써먹는 사람이 이깁니다. 이번 주도 딱 하나만 써먹어 봐요.

 

그럼 다음 주에 또 편지 드릴게요.

아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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