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주차 세모] '태양의 서커스' 예술의 쓸모, '죄 많은 남자' 이동욱 실물 후기

벌써 11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2023.11.30 | 조회 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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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둥글지도 않은 것이 각지지도 않은 것이…

지난 2월 라스베이거스에 갔었어요. 아무래도 비행 시간이 꽤 되는, 시간을 많이 빼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보니 간 김에 하고 싶었던 게 이것저것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태양의 서커스 관람이었습니다.

최근 태양의서커스의 38번째 작품인 '루치아'가 국내에 상륙했는데요. 한창 잠실에서 공연되고 있고,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는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으로 자리를 옮겨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태양의서커스로 본 예술의 효용, 개봉을 앞둔 영화 '싱글 인 서울'로 돌아온 배우 이동욱의 실물 후기, 태양의서커스 O쇼 관람했던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의 이모저모 보여드릴게요.

[리뷰]

'O쇼' 전용관이 있는 벨라지오 호텔.
'O쇼' 전용관이 있는 벨라지오 호텔.

'태양의서커스'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태양의서커스' O쇼를 처음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2022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O쇼 크루에 이름을 올린 분의 이야기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본 이후죠. 아티스틱 스위밍을 하셨던 분인데 이 특기를 살려서 물이 주요하게 쓰이는 '태양의서커스' O쇼 크루에까지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해요.

어떤 자리에서든 다 잘 보인다고 해서 저는 시야제한석을 사서 봤는데요. 시야제한석 가격도 20만 원 정도로 싸지는 않았어요.

'O쇼' 이모저모.
'O쇼' 이모저모.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가운데 부분 장막만 살짝 걷은 상태로 배우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했는데, 시야제한석에선 그건 보이지 않았어요. 저를 비롯한 사이드석 관객들은 어둠에 잠겨 있는데, 가운데쪽 관객들은 뭘 보고 있는지 웃고 있더라고요. 그 광경을 멍하니 보면서 어떤 계급의 벽(?) 같은 것을 느꼈답니다. 그래도 본 공연은 어떤 좌석에서도 정말 잘 보일 것 같았어요.

'O쇼'라는 이름은 프랑스어에서 비롯됐어요. 프랑스어로 물을 '오(Eau)'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름처럼 물을 사용한 정말 다양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요. 특히 놀라웠던 건 무대였는데요. 순식간에 물이 차올랐다 다시 빠지는 시스템은 계속 봐도 신기하더라고요. 또 각각의 퍼포먼스를 유기적으로 구성한 기획력 역시 놀라웠습니다. 쇼 크루들을 비롯해 무대를 구상하고 디자인한 모두의 재능과 능력에 감사를 느꼈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엔지니어실에서 춤을 추며 일하던 직원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경이로운 재능이 한데 모이는 곳에서 일을 하면 저렇게 절로 춤이 나오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잠실에서 봤던 '루치아' 공연. 사진 촬영이 허용된 커튼콜과 오프닝 때의 사진이에요.
잠실에서 봤던 '루치아' 공연. 사진 촬영이 허용된 커튼콜과 오프닝 때의 사진이에요.

'루치아'는 멕시코의 문화, 자연,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어요.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과 멕시코 한복판에 와 있는 것 같은 매혹적인 곡예 퍼포먼스가 특징이죠.

다양한 동물을 모티브로 하는 코스튬과 말, 재규어 등 실물 크기의 퍼펫, 플라멩코 기반에서 영감을 받은 경쾌하고 열정적인 라틴 음악이 더해져 공연장을 꿈 같은 멕시코로 느끼게 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한 나라의 문화, 그 나라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이렇게 정성스러운 퍼포먼스로 구현했다는 게 감동적이었어요. 죽은 자들의 날을 모티브로 한 무대 때는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가 생각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예술의 효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어요. 몇 달 전에 집 근처에서 '쇼팔로비치 유랑 극단'이라는 연극을 봤는데요. (꼭 서울에서 찾지 않더라도 집 근처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 꽤 있더라고요!) 이 연극에서 얻은 답이 떠올랐어요.

'쇼팔로비치 유랑 극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대를 배경으로 세르비아의 한 작은 마을인 우지체에 쇼팔로비치 유랑 극단이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요. 전쟁이 한창인 마을 주민들은 대체 이런 흉흉한 시국에 무슨 연극을 하겠다는 거냐며 이들을 비웃죠. 연극에 지나치게 과몰입한 한 단원은 자꾸 오해가 살 말을 하며 극단을 위험하게 하고요.

연예부 기자로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에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슬픈 사건이 일어나면 연예계는 올스톱이 되곤 하는데요. 이럴 때면 늘 '지금이 이런 걸 보고 즐길 때냐'는 말이 나오곤 하죠.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연극을 계속하는 쇼팔로비치 유랑 극단을 줄기차게 따라다닌 질문 역시 그것입니다.

연극은 극단 단원들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사람들을 통해 은근히 그 답을 내놓습니다. 예술은 법처럼 문제가 닥친 현실을 즉각 바로잡을 수는 없죠.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바꿀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전쟁 중에도 태평하게 너른 벌판과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극단 단원들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우리 마을이 그렇게 아름다웠었나"라고 중얼거려요. 척박한 사막에서도 피어난 꽃을 발견하게 하는 힘. 어쩌면 예술의 진가는 그런 데서 발견되는 것일지도요.

사진='싱글 인 서울' 포스터(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싱글 인 서울' 포스터(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Alog]

'진짜 해사하다.'

매일같이 보는 연예인인데 이런 생각을 한 건 진짜 오랜만이었습니다. 영화 '싱글 인 서울' 개봉을 앞두고 배우 이동욱 씨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선 집중. '시선 강탈'이라는 게 이런 의미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키는 엄청 크고 얼굴은 엄청 작은데, 그 큰 체구가 벙벙한 후드에 폭 안겨 있는 것 같았어요. 만화 같은 비주얼 그 잡채. 이래서 유죄인간, 플러팅 장인, 죄 많은 남자라고 불리는구나 했다니까요.

인터뷰 애티튜드도 참 신기했는데요. 크게 힘들이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주위 시선을 다 흡수하는 것 같았달까요. 말투는 툭툭 힘주지 않고 뱉는 것 같았는데, 어떤 질문도 빠지지 않고 대답하는 섬세함이 있었어요.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전 남친, 전 여친으로 잠깐 마주쳤던 이동욱, 임수정 배우가 호흡을 맞춥니다. '도깨비', '구미호뎐' 등에서 이동욱 배우의 판타지적 매력을 한껏 봤다면, '싱글 인 서울'에서는 현실감 가득한 로맨스를 보실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예매 고고!

[AB컷]

분수쇼를 하고 있는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를 하고 있는 벨라지오 호텔.

4000여개의 객실을 갖춘 초대형 호텔 벨라지오. 세계 3대 분수쇼로 꼽히는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어 라스베이거스 방문객의 필수 코스가 돼 있죠. 그룹 방탄소년단 노래로도 분수쇼를 구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어요.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중국 느낌으로 꾸며진 벨라지오 정원

그런데 벨라지오에서 분수쇼만 보시기엔 조금 아쉬워요. 벨라지오 호텔에는 거대한 실내 정원이 있는데요, 벨라지오에 들르신다면 콘셉트별로 바뀌는 정원도 꼭 감상해 주세요. 제가 갔을 때는 중국 정원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벨라지오 호텔 쪽에서 본 패리스 호텔.
벨라지오 호텔 쪽에서 본 패리스 호텔.

벨라지오의 건너편에는 에펠탑 모양의 패리스 호텔이 있어요. 불이 환하게 들어온 패리스 호텔과 벨라지오의 분수를 함께 포착하면 완벽한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샷 되시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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