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월도 벌써 중순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녹을만하면 눈이 오고 얼어붙는 날씨에 형아들 모두 건강 잘 챙기고 계신가요?
새해에도 저는 밀려드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체지방률이 너무 높은 것 같아 식단 관리도 하면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요즘은 또 뒤늦게 당근을 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ㅎㅎ 당근에 물건 올리고 사고팔고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들도 만나고 이런저런 일들도 겪고😂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답니다.
오늘 원래 쓰려던 다른 주제가 있었는데요. 애니메이션 '위시'가 약간 오명(?) 아닌 오명을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디즈니 덕후로서 '위시' 편을 좀 들어 보고 '버즈 라이트이어'와 엮어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10일 막을 내린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과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기념 전시 방문기 풀어볼게요.
[리뷰]
'위시'&'버즈 라이트이어' 꿈에 대하여
혹시 '위시' 보신 형아들 있으신가요? '위시'는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인데요, 지난 3일 개봉해 순조롭게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다 '외계+인'한테 1위 자리를 막 빼앗긴 참이에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하면 가장 많이들 떠올리실만한 장면이 별을 보고 소원을 비는 장면이잖아요. 'wishing upon a star'라고 하나요. '위시'는 이런 전통이 왜 생기게 됐는지, 그 기원을 보여줘요. 디즈니가 지난 100년간 펼쳐온 이야기들의 시작점이라고 보실 수 있어요.
미국 평론가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로 '썩은 토마토'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ㅠㅠ 뭔가 평가가 저로서는 납득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많이 봤던 이야기', '레거시 자랑하려고 만든 거냐'는 등의 평이 있었는데.. 100주년 기념작이면 당연히 레거시 자랑하려고 만든 것 아닐까요;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위시'는 디즈니 덕후라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요. 빌런인 왕이 거울을 보며 "거울아 거울아~" 하는 장면도 그렇고 소원볼(위시볼)에 담긴 각종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도 재미있고요. 덕후가 아니라면 평이하게 보일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절대 망작으로 보일 작품은 아니거든요. 깔끔하게 만들어졌는데 주인공이 '겨울왕국'보다 사회적 미의 기준에 덜 부합하고, 스토리가 (아무래도 레거시 자랑이 있다 보니) 복잡하지는 않아요. 작화에 대해선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작화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내기 위해서 일부러 납작하고 서정적이게 설정한 것이에요. '엘리멘탈'의 불 엠버를 떠올리시면 될 거예요.
제가 '위시'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이 작품의 메시지 때문인데요. 주인공 아샤와 매그니피토 왕이 갈등을 겪는 이유가 바로 '꿈' 때문이거든요.
매그니피토 왕은 꿈을 이루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자신이 있는 왕국의 사람들은 이런 좌절감을 겪지 않길 바라죠. 꿈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을 가진 그는 사람들의 소원을 수집해서 위시볼에 담아 두고, 추첨이 된 사람의 소원은 마법을 써서 이뤄줘요. 소원을 위시볼에 맡긴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꿈을 가졌었는지를 잊어버리게 되죠. 때문에 꿈을 좇다 좌절하는 일이 평생 없는 거예요.
아샤는 이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마법으로 도와주지 않아도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은지, 꼭 이루지 않더라도 꿈이란 건 마음에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그를 빛나게 해주는 것 아닌지. 그런 의문을 얘기했다 갈등이 촉발되죠.
'버즈 라이트이어'를 끌고 온 건 바로 여기서 연결점이 보이기 때문인데요. '버즈 라이트이어'의 주인공은 '토이스토리'의 대표 캐릭터 버즈죠. '토이스토리' 1편에서 앤디는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의 주인공을 토대로 디자인된 장난감 버즈를 받는데요, 바로 '버즈 라이트이어'가 앤디가 좋아했던 그 영화라는 설정입니다.
'버즈 라이트이어'의 주인공은 우주대원 버즈 라이트이어예요. 그는 동료들과 함께 무한한 우주를 누비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죠. 그러던 어느 날 그만 한 행성에 갇히고 말아요. 그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선 '하이퍼스피드'에 도달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이 하이퍼스피드를 한 번씩 테스트할 때마다 지상에선 4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다는 거예요. 버즈에겐 찰나인 그 순간이 지상에선 수년에 달하게 되는 것이죠.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버즈 라이트이어는 홀로 남겨지게 돼요. 집으로 돌아가리란 꿈을 꾸던 동료들은 그냥 그 행성에서 삶을 꾸리기 시작하죠. 그들은 그곳에서 나이 들고 자손을 낳고 죽습니다. 여전히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게 엊그제 일 같은 버즈 라이트이어는 우주대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또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포기할 수가 없어요.
바로 이 꿈을 토대로 세 명의 버즈가 태어납니다. '버즈 라이트이어'에 이르러 픽사는 '꿈'과 '좌절'이라는 소재로 세 명의 아주 입체적인 버즈를 만들어냈어요.
좌절된 꿈 앞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꿈을 꾸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버즈는 토이가, 꿈은 꼭 바랐던대로 이뤄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님을 인정하고 꿈의 좌절마저 삶으로 수용한 버즈는 아주 인간적인 존재가, 꿈의 완수에 집착해 다른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하게 된 버즈는 악당이 됐어요. '위시'와 연결점이 보이시나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단박에 모두 이뤄내는 사람은 없죠. 픽사는 '토이 스토리' 시리즈와 '버즈 라이트이어'를 통해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셈입니다. 언뜩 보면 평이하지만 곱씹을수록 너무나 잘 짜인 캐릭터와 내러티브죠.
'위시'의 경우 '꿈의 완수', '달성'을 가치 있게 그려온 디즈니에서 나온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어요. 별에 소원을 빌어서 꼭 이뤄야만 하는 줄 알았던 '꿈'의 의미를 뒤틀어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탄생시킨 셈이죠. '위시'는 직접 보고 판단하셔도 좋을 작품 같아요.
[Alog]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전시 후기
와.. 저 디즈니 이렇게 인기 많은 줄 몰랐잖아요;
얼마 전에 서울 성동구에서 진행된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에 갔는데요. 낮 12시 오픈이라 오전 11시 20분쯤 미리 갔는데 바로 대기 마감; 번호표를 뽑았는데 418번인가 그렇더라고요.. 오전 11시 30분에 갔는데 오후 7시 30분에 입장하라는 연락 받았어요ㅎ 심지어 8시 팝업 마감인데 ㅋㅎ
이미 400 넘는 번호 받았을 때부터 도저히 입장 안 될 것 같아서 이날 그냥 발걸음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기념 전시장으로 옮겼죠. 디즈니 100주년 팝업은 10일에 끝났고 무료로 진행됐는데 워너브러서트 전시는 1인당 2만 원의 입장료가 있어요. 대신 입장권을 사면 랜덤 굿즈를 줍니다! 저는 워너브러더스 화투를 받았어용ㅎㅎ
디즈니 100주년 팝업은 정식 오픈 전에 취재차 간 적이 있어서. 그때 찍은 몇 장 안 되는 사진과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전시 사진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휘날리는 종이가 인상적인 창작자의 방입니다. 뭔가 영화 창작자는 이렇게 작업해야 하나봐요 ㅎㅎ
디즈니의 팝업은 작품별로 마련돼 있었어요. '백설공주'의 탄광과 '신데렐라'의 마차, '알라딘'의 마법 양탄자, 그리고 '위시'의 소원볼 체험까지.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에 나온 좋은 대사들이 벽면에 붙어 있기도 했어요.
워너브러더스의 경우 스튜디오의 역사를 위주로 초반부가 꾸며져 있었어요. 최초의 영화사로 시작해서 2024년까지 걸어온 지난 100년이 여러 벽면에 걸쳐 집약돼 있었어요. 각종 영화에 등장한 의상들도 전시돼 있었고요.
이후엔 '해리포터', '그것'(IT), '반지의 제왕' 등 대표작들 테마로 꾸며진 공간이 나왔어요.
워너브러더스 작품들 좋아하신다면 저는 한 번쯤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역에서 접근성이 좋고 2만 원이면 굿즈 하나 산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니까요. (배지 이런 거 나오면 조금 아쉽겠지만 ㅠㅠ)
현장에서 판매하는 굿즈들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전시 끝나고 굿즈샵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요.
오늘 세모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늘 저희 킨키키즈 쯔요시 오빠 결혼한다고 기사가 나왔더라고요.. 그의 나이 44. 가야죠 ㅜ 저의 10대~20대를 장식했던 오빠들이 이렇게 하나, 둘 떠나네요..ㅎ 덕후의 숙명.
그럼 세모는 다음주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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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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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
아.. 정말 동질감...ㅎㅎ 저도 예쁜 원피스 입고 갔는데 그대로 워너로 빠꾸 ㅜㅜ ㅎㅎ 코이치까지 오늘 댓글은 진짜 공감 만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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