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캅스 S01.Ep2.

에필로그(2)_홍대 지박령 Y를 아시나요

2024.09.02 | 조회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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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캅스

재미없는 밥상,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Y가 밥캅스를 쓰자고 이야기를 꺼낸 것도 엊그제같은데, 밥캅스 시즌 1과 Y가 다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바로 오늘이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Y와 만날 때는 아쉽지 않을 만큼 진한 우정과 의리를 나눈다는 확신이 든다. 반가운 만큼 손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주제를 쏟아내는 나와 그걸 다 세심하게 받아주는 Y. 여기서 미뤄 볼 수 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 못해 결국 그걸 입 밖으로 뱉는 조심성 없는 나와 달리 매사 사려 깊은 Y의 성격을.

 Y의 시선에서 본 나와의 첫 만남이 낯설고 신기하다. 왜냐하면 난 그 당시 무지막지하게 날 것이었고 지금보다도 무례한 행동을 실실 웃으면서(쪼개면서) 자주 범했다. Y는 그 당시 앞니가 하나 없었는데, 내가 인사도 건네기 전에 그에게 한 말은 “너 앞니 어딨냐, 와하하”. 헐. 지금 생각해도 미안해서 죽을 것 같다. 하여튼 그런 나의 악행에도 Y는 “그니까” 라며 웃으며 답해주었다. 12년이 지나고 Y가 지켜봐 준 와중에 내 성격은 점점 다듬어졌다고 생각했건만, 차마 쓰지 못할 악행들이 몇 개 더 떠올라 가슴을 펴고 떳떳하게 글을 쓸 수가 없다.

 Y를 처음 본 것도, 우리 치킨계의 주 무대도 홍대, 이번 한국 체류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것도 홍대(사실은 합정동). 이 무슨 지독한 인연이냐. 하여튼 합정 콩청대가 한국에서 함께하는 마지막 식사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콩국수를 들이켜기 전에 원래는 근처의 한 특이한 식당을 1차로 먼저 들렸었다. 그 식당은 참 아쉬웠다. 재료가 신선한 것 말고는 즐거움이 덜 했다. Y와 내가 생각하는 식당에서 응당 있어야 할 깔끔한 호스피탈리티가 없고 뭐랄까, 이모네 집에 가서 밥 먹는 느낌? 영업시간, 메뉴, 위생 모든 게 있다가도 없다가도…

 그런데 Y도 그렇게 느꼈었단다. Y가 가게 주인분과 엄청 친절하게 대화를 나누길래 둔한 나는 가게를 나와 직접 듣기 전까지 Y의 감상도 모르고 있었다. 세상 처음 보는 사람들도 소중하게 여겨주는 Y의 태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인은 예전엔 취향이 없는 무색무취의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다정함이 Y의 개성이다. 누구에게나 사려깊은 바른 사나이. 밥캅스를 쓰는 동안, 주변 지인들이 Y가 어떤 사람인지 자주 물었다. 글부터 따뜻하다며ㅋㅋ. 근데 맞다. 여기 Y에 대한 정보를 몇 개 두겠다.

  • 수염이 덥수룩하다
  • 2년 전에는 단발머리였다
  • 평소엔 침착하다가 적재적소에 정말 웃긴 말을 던져준다
  • 항상 본인 마음이 움직여서 한 일만 한다.

 이런 Y는 조만간 이탈리아로 떠난다. Y에게 홍대는 태초마을일 뿐이다. 이제 포켓몬마을로 떠나 뮤츠와 프리저를 잡으러 간다. 와인용 포도를 수확하러 간단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밥캅스 시즌 1과 다르게, 밥캅스 시즌 2는 ‘교환일기’라는 컨셉에 충실해보려고 한다. 세이브 원고와 사진, 퇴고할 시간도 좀 더 챙겨서 돌아오고자 한다. 많관부.

- J의 글 -

*시즌 2는 Y의 이탈리아 밥상, J의 한국 밥상에 관한 교환 일기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추석 연휴까지 열심히 일하고, 먹고, 놀고, 얘기하고, 기록해서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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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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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딘의 프로필 이미지

    뚜딘

    1
    5 months 전

    시즌 2도 기대돼요~~~ 빨리와줘요🫶🏻

    ㄴ 답글
  • 김볼라의 프로필 이미지

    김볼라

    1
    5 months 전

    Y님께 응원의 한마디~~~~~ 이탈리아에서 멋진 활약 기대합니다 ^^

    ㄴ 답글
  • 라구라구어쩌라구의 프로필 이미지

    라구라구어쩌라구

    1
    5 months 전

    두분 덕분에 시즌 1 재밋게 읽었어요 :)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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