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를 처음 만난 건 꽤나 오래전 일이다. 처음으로 즐기는 학교 축제 기간에, 한 친구 YE가 자신의 고향 친구가 놀러 왔다며 소개해 주었다. 그게 바로 J였다. 대전이 고향인 YE와 지내며, 느리고 조용한 건 대전 사람의 특징인가 싶었다(심지어 밥도 천천히 먹는다). 하지만 J는 YE와 정반대로 수더분하고, 말수가 많았으며,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공통 친구 YE 외에는 별다른 교차점이 없어 보였지만, J와 나는 유난히 음식 얘기에 열정적이었다. 당시 J는 매운 음식에, 나는 치킨에 미쳐있었다. J가 다른 친구들과 ‘매콤계’를 한다는 소식에 그럼 우리도 ‘치킨계’를 하자고 말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도 만나면 주저리주저리 음식 얘기를 하게 되었다.
시원시원하고 털털한 성격의 J와 대화를 하다 보면,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나도 ‘이게 더 맛있다’, ‘저건 별로다’하고,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게 된다. 어떻게 말하는지 들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J는 글에서도 그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마치 홀로 떠난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경험처럼, 예상을 벗어난 생각에 유쾌하고 가볍게 빠져들었다가도, 그와 반대되는 진중함에 때로는 깊이 공감하기도 한다.
사실, 밥캅스는 핑계에 가깝다. J의 글을 종종 읽고 싶은 독자의 마음으로 J에게 제안했다. 말하는 것만큼이나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J가 시원하게 ‘야, 해보자’라고 답을 할 거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J의 글을 읽고 싶어서라도, 밥캅스 활동을 오래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다.
3주간의 짧은 여정을 마쳤다(아직도 할 얘기가 많아 에필로그도 2번으로 나눴다). J도, 나도 먹어야 할 밥상은 너무나도 많이 남았고, 하고 싶은 얘기도 무수하다. 밥캅스는 이제 시작이다.
- Y의 글 -
*내일 발행하는 에필로그(2) 글을 마지막으로 시즌1은 진짜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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