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수기, 한 달 지난 답장

2021.07.21 | 조회 601 |
0
|

박도수기

이상하고 흥미로운 이메일 <박도수기>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의 애정을 갈구할까요? 유치원 다닐 때 공주같은 애를 부러워한 이유는 생일잔치 때 뽀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였어요. 애들이 걔한테 더 말을 많이 거니까, 아 내 얼굴로는 안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심지어 자작극을, 연애편지를 서랍에 넣어놓고, 연기한 적도 있답니다. 하하. 그 어떤 말보다 이 얘기를 하는 게 더 부끄럽군요. 태생적으로 싸이코 같아서.. 그저 인기있고 싶은 찐따 초딩의 에피소드 정도로 봐주세요.

“얘들아, 누가 내 서랍에 나 좋아한다고 편지 넣어놨는데?”

(애들 몇 명이 웅성거림)

(편지 낚아채서 읽음)

(잠시 침묵)

3

2

1

“야, 박도 혼자 자기한테 편지써서 넣어놨나봐!! 푸하하하하”

(이내 아무도 관심 안 가짐;;)

반에서 가장 인기많은 현성이를 발신자로 썼더니만 ‘걔가 박도를 왜?’ 싶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1분 만에 자작극이 들통나버렸어요. 그때 현성이가 저를 바라보던 눈빛이 크나 큰 동정의 의미였음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인기남은 나와 짝이 될 수 없었어. 그때부터..

사람을 끄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면 그건 내가 아닐 텐데, 인기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가 없어요. (쓰면서도 불쌍한 부분..ㅠ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 어느 부분보다 너무 커요. 부자가 되고 싶은 이상과 차이나는 가난한 현실은 웃으면서 받아들이는데, 인기녀가 되고 싶은 이상과 빈약한 인기의 현실은 왜 울면서 부정하는 건지.. 허허.  

그런 사람이라서, 지난 6월 10일 박도수기 게시판에 많은 분들이 글을 남겨주셨을 때 그놈의 ‘인.기’ (누구도 쓰지 않는 말 주의)를 체험해보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서야 여러분의 이야기에 답장을 남겨요. 너무 바빠서요. 인기갑질(?) 느낌이죠?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첫 번째로 글을 남겨준 피넛씨는 뉴욕에서 만난 반가운 88년생 친구에요. 맨하탄에서 술먹고 기차타고 집에 가면서 자다가 종점까지 가는 겁 없는 동양인st 기차 사람들은 뉴욕 시골(?) 사람들이라 따듯하다나. 귀엽ㅎㅎ 

“6시간 뒤에 중간고사인데 박도수기 읽고있는 내가 진정한 위너... 이메일 말미에 소주한병...놀리는겁니까 뭡니까. 담엔 클라라말구 케타에서 소주 진탕 마십시다! 그랜드센트럴에서 기차타러 네 발로 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줄게...(?!) 나도 나이키 신발 사서 작가님이랑 컾흘해야징...<3”

 

두 번째 사연은 A씨. 익명이지만 누군지 짐작가는 분도 있는데 이렇게 전혀 모르겠는 분도 있어요. 출근길에 박도수기 읽는 게 낙이라더니, 반전은 간간히 듣는 게 더 반갑다고요? 아무쪼록 언제나 반가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A씨도 화이팅! (다음 사연은 정말 진지한 얘기일 거라 믿으며..)

"요요 간만에 네 글 읽으니 반갑다. 아침 출근길에 박도수기 읽는게 낙이였는데 이젠 그 루틴이사라져 버려서 아쉽지만 이렇게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이 더 반가운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영화 스쿨을 향해 열심히 돈 버는 그대여 화이팅이다

 

세 번째 사연은 어흥맘. 바뀐 글에 대해 피드백을 주셨어요. 뭔가 새로운 것을 하든, 기존의 것을 하든 항상 피드백이 간절해서인지 어떤 피드백이든 정말 고마웠어요. 변화는 나를 위한 거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보여야 할 땐, 그게 좋은 변화인지 아닌지, 다시 돌아가야 할 지 혼자서 확신하는 게 너무 힘들잖아요.  

“박도 작가님, 글이 많이 달라졌네요. 이전 글이 더 익숙하긴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거죠. 나도 최근에 인스타에 올리는 글은 이전 블로그에 쓰던 글과 많이 달라요. 토해내고 쏟아내던 글이 용량이 작은 그릇에 담기면서 튀어나온 부분을 다듬는데 블로그 이웃들은 그 변화가 싫은가 봐요(?) 변화는 성장한다는 뜻이니 그게 뭐든 계속 변해보세요. 카멜레온처럼 바꾸다 보면 결국 내 색깔을 찾겠죠?”

 

네 번째 사연은 B씨. 누군지 알 것 같긴 한데 말했다가 아니면 괜히 헛다리. 하지만 난 당신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일하는 걸 장하게 생각해주셨어요. 엄마세요? 경단녀로 사는 것에 대한 감정 변화도 자세히 기술해주셨는데… 음.. 경단녀라는 말도 참 너무 싫다. 경단남은 무슨 경상도 남자도 아니고 아예 없는 말인데. 애 잘 키우는 것도 인생에서 중요한 활동이자 일이잖아요. 애 잘 키운 걸로 경력 쌓은 걸로 합시다. 또 무슨 일을 하면서 사는 것보다 (회사 20년 다닌다고 괜찮은 사람은 아니니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성장을 하고 지금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가 훨씬 중요하고요. 아기가 어떤 어른이 되는지 그게 바로 경력증명서이자 포트폴리오.......라고 애알못이 말합니다.^^; 그럼 나는 우리엄마 경력증명서의 빨간줄.. (말 막하네 또 누가 말려줘요) 정작 애는 내 맘대로 안 될 것 같아서, 혹은 내 맘대로 되면 큰일이라(?) 낳을 생각이 없지만서도. 애 생각하니까 머리아퍼요. 아니 근데 내가 아무리 잘 키워도 그렇게 안 자라면.... ㅡㅡ;; 으으으 그만 얘기할게요ㅋㅋㅋ

필라테스 시작했다니 너무 좋고 다행이에요. (다른 화제로 넘어갈 수 있어서..) 아프지 않고 잘 웃고 땀흘리며 지내는 게 인생의 진리같아요. 혹시 책도 많이 읽지 않으세요? 책 읽고 깨닫고 운동하고 그런 삶이 축복이니까 우울하지 말고 행복하기를 언제나 응원하고 나 또한 당신 편🧡

“크~ 너무 오랜만에 온 박도 작가님의 글.. 박도 이름을 보자마자 막 설렜다고!! 일하며 지냈구나.. 음.. 그런 마음으로 지냈구나.. 그러면서 장하다 싶으면서도 난 왜 속상하냐고~ ㅠㅠ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돈) 산다는 거 가끔 정말 그지 같이 느껴질 때가 있고 그래서 나도 나가서 일 해??? 하는 생각 가끔 하거든. 못 배운 것도 아니고 일 안 했던 것도 아니고.. 근데 이젠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경단녀.. 이런 삶이 씁쓸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머리는 비어가는 것 같고 너무 잉여로워 무료하기도 하고 ㅠㅠ 누가 들으면 호강에 겨워 요강 탄다고 하겠지만 난 그런 걸 뭐… 요즘은.. 일주일에 두 번 필라테스 운동을 해.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건강 다시 회복하려고.. 그렇게 운동을 해서인지 우울러 치닫던 마음도 조금은 나아지더라고. 그렇게 몸을 우선 움직여 보려고.. 우울한 마음은 몸을 움직여야 나아진다고 하니 사부작 사부작.. 박도 힘내!!! 아프지만 마!! 난 늘 당신 편이야^^ 🧡

 

다섯 번째 사연은 E씨. (CD는 건너뜁니다) E씨 이야기 듣고 슬퍼야 하는지 기뻐야 하는지 감정이 엄청 혼란스러웠어요. 내공이 대단하신 분의 인생 이야기를 압축해서 들었네요. 보이스피싱으로 몇년 모은돈을 날리고 에라 모르겠다, 돈을 펑펑 쓰다가 카드빚 때문에 회사를 못 그만두고 다닌다니. 보이스피싱만 안 당했을 뿐 저도 비슷하게 절망적이긴 합니다만.... 음.... 어줍잖은 위로하려다가 집어 치울게요ㅋㅋㅋ 아니 근데 글을 왜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술술 쓰세요. 주말드라마 1년 대서사시 압축인줄 알았어요. 거기다 마지막엔 깨달음까지...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하면서 편하게 살라는 말 정말 새겨 들을게요. 늘 안절부절하고 긴장하며 살다보니.. 땀도 많이 나거든요...

저는 E씨의 복권 당첨을 빌기 보다는 주말알바에서 큰 보상이 주어지기를 바랄게요. 알바에서 헛짓거리 하는 인간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고. 지극히 현실적인 행복을 바랍니다. 조금 욕심 부려서, 돈도 마음도 여유있는 사람이 슬그머니 나타나서 그 사람 혼자서 돈 쓰는 연애도 하게 되기를 바라고... 고생 끝에 정말로 보상이 오잖아요. 그게 인생이니까 항상 힘들어도 많이 웃고 맥주 한 잔 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러라 그래!!

"어떻게 지내냐면...집안형편도 당연히 좋지 않았고..어린나이부터 취업해서 돈도 마니 벌고 똑부러지게 돈도 잘 모을줄알앗건만...보이스피싱도 당해보고 몇년 모은 돈을ㅋㅋㅋㅋ날렷죠겪고나니깐..에라 모르겠다 하며 일희일비하며 펑펑 써대다가 카드빚 덕분에 그만두고싶어도....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다니고 있죠..절망적...

핑계이겠지만? 이제서 모아보자하면서도 잘 되지 않네요. 좋은 집도아닌데 어쨋든 대출로 집을 사게되서...부모님에게 보탬이 되어드리겠다며 그 대출금을 갚는데 월급의 반절을 이미 드리고~ 이사하면서 또 괜히 무리하게 가전사면서 빚져가지구..주말에 알바뛸 생각을 하고있네유....  연애는 하고 싶어도 돈도 없고.. 결혼도 생각은 있는데 돈이없어서 어케하나...싶으면서도 한숨만 나오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

과거 걱정하다가 살아갈 앞날 망치느니 배웠다. 젊을 때 배웠으니 다행이다 하며 살아가야죠. 비교할수록 낙담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보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을테고...

소소한 행복들에 감사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저는

물론 또 이랬다가 저랬다가 부러워하며 나자신을 미워했다가 다시 좋게 생각하자 정신을 붙잡다가 나약해지면 또 주변인을 원망까지도하지만...다시 붙잡죠.....

박도님의 고민 , 힘듦 그 모든 것들이 글에 그대로 담겨있어서 공감도 많이되고, 그래서 계속 읽게되는 것 같아요.글쓰는게 쉽지 않을텐데도 구독자들을 위해 항상 약속을 잘 지켜서 글보내주시려 노력하고..박도님 그럴 수 있어요 그러라그래~ 하며 좀 더 자신을 편하게하면 좋겠네요 ㅎㅎ

행복도 전염성이 잇자나여 글에서 구독자들도 느껴질 만큼 마니마니. 고생끝에 온다는 낙을 믿어봐야죠

 

여섯 번째 사연 F씨는 뭔가 덤덤하고 현실적인 사람같아요. 미국에 오래 산 쿨한 언니 느낌? ㅎㅎ 알바하니까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쓰면 된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래요. 이야깃거리가 많더라고요? 나중에 알바 이야기 많이 쓸게요. 삶은 참 어째서 돈인걸까요? 의문을 제기할 여력도 없이 벌고 쓰느라 바쁜 우리네 인생. 미국에서 서른 넘어 알바하다보니까 한국보다 시선에 자유로운 건 있긴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실상 직업에 귀천 따지는 건 똑같긴 하더라고요. 미국인 사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뻔뻔해서 남편한테 얹혀사는 게 괜찮다니.ㅋㅋ 저도 괜찮거든요 정말? 근데 그걸로 갑질을 하니까 안 괜찮은 것 뿐ㅋㅋㅋ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스스로한테 실망하지 마세요. 그 대신 기대도 하지 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쪽눈만 겨우 뜨고 메일을 읽었어 어쩐지 요즘 인스타가 뜸하다 했더니 비공개였군. 준군일기 잼났는데 … 그렇다고 부부를 맨날 싸우라고 부추길수도 없고 이제 일을 한다니 그곳에서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글을 쓰면 되겠네 (쉽게 얘기해서 미안)

보통의 삶은 대개 힘들고 지치기도 하고 그리고 돈이 많이 필요하지 주저앉아 칭얼대는 사람보다는 박차고 나가 일하는 모습이 대단해  그게 뭐든 …미국에서는  모국에서 박사님도  마트에 나가 일하기도 하니까 (넌 박사도 아닌데 뭐 어떠냐는 얘긴 아니야) 미국은 한국보다는  남들 시선에서 좀 자유롭다는 얘기지 근데 사실 잘 모르겠다. 한인이 많이 사는 곳에 살아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는 ….아직 젊고 (충분히) 글로서 다른 이들을 웃게 해주고 울게도 해주는 능력이 조금이나마 있다는 거에 난 부러움을 느껴. 나도 뭔가 시작해봐야겠다 좀 뻔뻔한 스탈 이라 남(편)한테 얹혀사는건? 괜찮은데 나 스스로 나한테 실망하기는 지쳐서 ㅠㅠ오늘 안부 반가웠어

 

일곱 번째 사연은 소루씨. 노동자의 삶은 활기가 돌기도 하고 광기가 돌기도 하죠. 일하고 퇴근하고 쉬고. 그리고는 늙어가는 우리..... 진짜 자기계발이고 뭐고 아이크림, 안티에이징, 레티놀 크림, 에스티로더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닐까? 노주름, 동안 페이스....? 몸에 도는 탄력? 인성은 무슨 인성이야. 겉에 보이는 게 전부인데... (또 내 안에 악마가 폭주하기 시작) 소루씨는 전 직장동료인데요, 위로가 전혀 되지 않겠지만 4년 전 얼굴이랑 지금이랑 별 차이 없다고 말해줄게요. 그때가 오히려 노안이었다고.... 사랑합니다..

"안녕? 요즘 인스타 업뎃이 뜸하길래 무슨일이 있나싶었더니 일을 시작했구나! 축하를 해야할지, 아님 다시 시작된 노동자의 삶을 위로(..?)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방금 든 생각은 축하 또는 위로 보다 나는 어떻게 지내는지를 듣고싶어할 것 같아서 주절주절 남겨보려해(이게 아니면 쏴리😉).

알다시피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가 반복되는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어. 그래도 주말엔 무엇이든 바깥 활동을 해보려고 등산을 갔어. 산꼭대기에 올라 높은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니 왠지 모를 정복감에 의기양양해져서 평소엔 찍지도 않던 인증샷을 몇장 찍었는데, 산을 내려와서 확인해보니까 마스크로 가린 얼굴인데도 눈가에 잔주름이 보이더라고. 심지어 멀리서 전신을 찍은 사진인데도..!! 작년보다 더 나이든 내가 사진 속에서 한껏 신나서 웃고 있는데 그걸 보는 내 마음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슬퍼지더라. 두살 차이인 내 동생은 변하지 않아보여서 당연히 나도 그러려니 했거든, 그런데 이제보니 나만 훌쩍 나이를 먹어있더라고.. 이래서 어릴때부터 관리를 하라고 그렇게들 얘기 했나봐. 어쩐지 올해 들어서 몸이 더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다 이유가 있었어. 운동을 하러가도 이제는 운동보다는 재활치료 같은 느낌적인 느낌쓰....내일은 건강검진 받기로 했어. 아침 일찍 가야하니까 이제 스을 퇴근해야지.✨박도는 아프지말고 몸도 마음도 항상 건강하라! 뿅!!✨"

 

여덟 번째 사연은 G씨. 아이디 밝히려다가 참았습니다. 이직하신지 얼마 안되었는데 취업스터디 조직하고 스마트스토어까지ㅋㅋㅋㅋ 스마트스토어 최소 50만원 번다면서요... 나도 열까.... 이도 저도 아닌 88년생들의 고군분투.. 진짜 우리끼리라도 응원합니다.

나는 하반기에 몰래… 취업 스터디 같은걸 조직하고, 스마트스토어를 하나 열까 하고 있음 ㅋㅋㅋ 아주 정신없네… 안그래도 가끔씩 스토리만 올라오길래 뭐 딴거 하는구만 하고 있었음

 

아홉번 째 사연은 K씨입니다. 글이 너무 좋아요. 제 칭찬이 많아서요... 밥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대신에 밥벌이할 때 좋은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는 게... (이것도 어렵긴 하네요.. 젠장) 월급을 받으며 산다는 것이 평범한 삶이라고들 하지만, 내 능력을 인정받아서 그에 합당한 돈을 받는 거니까 사실상 대단한 일이라고, 요즘 많이 생각해요. 알바하면서 그 일이 하찮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머리쓰는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가 이 정도 밖에 안됐나? 뭔가 그런 마음이 들어서 속상했거든요.

K씨,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안녕하세요.작가님. 글을 주욱 읽어 내려가는데 눈물이 나네요?

지금의 내 고민과 현실과 닮아 있어서일까요. 그냥 알아주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되네요. 작가님의 근황과 생각을 적어 내려간 글인데 말이죠. 꼭 내게(만) 보낸 편지 같아요. 밥벌이에서 자유로워질 날을 고대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럴 수가 없죠. 일 할 곳이 있다는 것이 감사이기도 해요 주어진 환경에서 그냥 소소하게 만족하며 현재를 살아요. 부정적인 마음은 좀 내려놓고요. 그러다가 한 번씩 휘몰아치지만요.

작가님을 잊을리가요. 좋아하는데요

건강하게 지내세요

나이들수록 0순위가 건강이네요

 

열번 째 사연은 Y씨입니다. 내내 저를 궁금해하셨다니 말이라도 너무 따듯합니다. 논문을 준비하신다구요. 한나 아렌트와 대데레사..라 아 그 분들..... 참... (죄송해요. 아는 척 하려다가 포기ㅋㅋ)

배우면서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전까지는 몰랐는데, 배울 공간을 마련해두고 사는 삶의 아름다움 같은 걸 느낍니다. 돈 아까워서 유료강의도 들은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막 강의 듣고 싶은 거 막 40달러, 50달러도 내고 들어요. 그 돈으로 치킨 사먹어서 없어지느니 하나라도 배우는 게 나으니까. 문제는 인강의 특성 상 신청하고 안들... 워워.

깊이 있게 주제를 연구하는 것 정말 존경해요. 건강하게 공부하고 성장하시길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요즘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내내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메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대학원생의 본분으로 돌아가 논문을 쓰려고 계획 중입니다. 그동안 집안의 여러 사정을 모른척할 수 없었고 저의 건강문제와 겹쳐 요양에 신경쓰느라 논문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물론 끈은 잡고 있었지만요.

원래는 한나 아렌트를 주제로 정해서 공부했지만 도저히 힘이 들어 다른 주제를 들쑤시다가 이번에는 대데레사 성녀에게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한나 아렌트냐 대데레사냐 둘 중 한 분으로 최종(!) 결정을 하려 합니다. 저의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오랜만에 박도 선생님의 유쾌발랄 솔직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열한 번째 사연은 R씨!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걱정이 잊혀진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여러 경험들이 나를 더 빠르게 내 행복의 길로 이끌어줄 거라는 말도 새겨들을게요. 무슨 내 가족들보다 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만 하라니. 다만 '도숙아!' 이 말이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숙이는 누구인가요ㅋㅋㅋㅋ 아무쪼록 행복만 하세요 R씨도!!

도숙이야 안녕? 일도 시작하고 멋지게 잘 살고 있구나. 나도 잘지내. 나도 버림 받는게 걱정되고 신경쓰이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또 그런 걱정일랑 금방 잊혀지는것 같아. 도숙이도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일도 해보고 글도 부담없이 가끔만 써보고 그렇게 여러 경험들을 하며 살아가다보면 내 행복의 길을 돌아가지 않고 더 쉬운 길, 빠른 길을 통해 찾게 되고, 그런 신경쓰이는 것들이 좀 더 작아지고 멀어지고 있지 않을까? 도숙이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잘 살고 있다 도숙이! 삶이 바빠서 좋아하는 글이 늦게 도착하더라도 잊지않고 늘 도숙이를 응원해! 늦어도 괜찮아! 늦어져도 좋아! 행복만 하자 도숙아!

 

마지막 사연은 Q님! 인스타 삭제하셨다구요? 아니 인스타 많이 하시긴 했는데 물욕과 낭비벽이 심해졌다는 건 몰랐어요. 인스타가 위험하긴 하죠.. 저도 한국에서 인스타 공구 막 사고 붓기빼주는 그런 거 막 사먹고 그랬는데. 근데 삭제하고 이별이라니. 큰 결심하신 거 응원할게요. 저도 인스타그램 쉴 때 비슷한 마음을 느꼈는데 오히려 머리는 더 맑아졌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다시 하니까 또 뭐라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괜히 이런 말이 더 자극되는 건 아닐지 또 염려됩니다만 일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메일로 가끔 이야기 나눠요. 메일로만요!!!

반말과 익명을 지향한다고 하니 반말로ㅎㅎㅎ 난 이제 다음주까지만 인스타를 하고 계정 삭제할 예정!! 인친님들 너무 좋고 소통하는 것도 너무 좋은데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물욕과 낭비벽이 너무 심해져서ㅠㅠ 카드값 폭탄 맞고 신랑과 약속을 했지. 도서 리뷰할 것들만 끝내고 나면 안하기로...처음엔 어플만 삭제하고 안 보겠다 했는데 아예 없애지 않으면 언젠가는 또 열어보게 될거고 보다보면 또 마음이 흔들릴 거라고 삭제하라고ㅠㅠ(나를 너무 잘 아는 신랑)  그래서 요즘 인스타와 이별연습 중!! 일상 피드는 아예 안 올리고 리뷰 올릴 때도  댓글 닫아놓고...너무 우울하고 슬프지만 내가 약속한 것이니 지켜야지!! 가슴에 돌덩이를 달고 있는 기분이지만 내가 잘못한 것에 비하면 이 정도 힘든 것 쯤이야...그럼 우리 작가님도 건강히 잘 지내길!!!

 

 

- 다음에 또 찾아올게요! -

 

박도수기 게시판 링크 (하고 싶은 말은 이곳에) 

https://docs.google.com/forms/d/12g9apwWC3XMyI59OHrQFEElNrwA0xJsVf4nB4OP0noY/edit

 
 

 


인스타그램 계정이 정지당해서 복구중입니다! @hem_allowing을 팔로우해주세요. #선팔ㅋ맞팔ㅋ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박도수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박도수기

이상하고 흥미로운 이메일 <박도수기>

뉴스레터 문의 : bakdoe@naver.com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