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집, 곧 살게 될 집

의식주 중에 '주'

2023.01.28 | 조회 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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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코라 in 캐나다 🍁 여행같은 일상을 전해요

🎀 코라예요!

벌써 내일이면 제가 여기 온지 40일이 됩니다. 시간 정말 빨리 가요. 입국하기 전이나 입국 하자마자 신청해 두었던 여러 서류들이 속속 발급되고, 한참 전에 예약한 병원 방문 날짜도 코 앞으로 다가온 걸 보면 시간의 속도가 실감이 나요.

요 며칠은 3월에 있을 아이 봄방학을 미리 계획하고 있는데 오늘 고민하며 등록한 수업 시작일도 순식간에 다가오겠죠. 그나저나 왜 맨날 검색하고 학원이나 방과후 활동 시간표 들여다 보는 건 서울에서나 여기서나 마찬가지인 건지.  

 


지금 저는 아이와 둘이 에어비앤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여기의 거주지를 확정 짓고 오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도착해서 제대로 집 구할 시간을 벌기 위해 두달 반 정도로 넉넉하게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숙소 너무 좋아서 💚 나중에 퇴실하고 나면 추천할게요)

예약 당시에는 아이의 학교 인근에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마땅한 곳이 없었어요. 할 수 없이 차로 이동해야 하는, 여기서 제일 좋은 집들로 가득하다는 동네로 왔습니다. 매일 아침 등교하러 문을 열고 나설 때마다 저 멀리 바다와 그 너머 도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이게 웬 호강인가 합니다. 제 소유로 혹은 진짜 렌트 계약으로 이 동네에 살 기회는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 같거든요 😂

분명 반지하 뷰, 반지하의 앞마당(?)에서 오른쪽을 바라볼 때
분명 반지하 뷰, 반지하의 앞마당(?)에서 오른쪽을 바라볼 때
비만 멈추면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고 있는 반지하 야경
비만 멈추면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고 있는 반지하 야경

2월 중순에 이사할 집은 무사히 찾았어요. 보증금을 내고 계약서에 서명하고 선불 월세를 준비해 주인 분들께 건넸습니다. 어린 두 자녀가 있는 주인 가족이 직접 살다 이사를 나가는 집이예요. 제가 아이를 챙기며 지내기에는 여러모로 편안한 환경과 위치에 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이 집을 구하기까지 정말 여러 집을 보러 다녔는데요 (코라는 집 보러 다니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이사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만나는 집주인이나 빌딩 관리자마다 '한국에서 왔다,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굉장히 저희 가족을 선호했다는 거예요.

기분이 조금 묘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조건이 이렇게 환영받을 줄 몰랐어요. 심지어 그 중에 두 집은 주인집 자녀가 저희 아이와 동갑내기여서, 세입자가 아니라 마치 아이 친구가 이사오는 것을 반기는 느낌이었달까요. 물론 아쉽게도 또래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환대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아이 학교 도보 5분 거리, 뒷마당은 주차까지 통째로 우리가 쓸 수 있다던 빨간 문의 아래층 집
아이 학교 도보 5분 거리, 뒷마당은 주차까지 통째로 우리가 쓸 수 있다던 빨간 문의 아래층 집

한국 사람이 세입자로 환영받는 이유는 대개 3가지라고 해요. 집을 아주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이다(한국에서 세입자 생활 좀 해봤다면 뭐),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재판, 벌금 이런 것 무섭잖아요), 큰 금액을 한 번에 지불하는 것에 익숙하다(전세 제도가 있는 유일한 나라). 멋진 한국인 친구가 있어, 라고 말씀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네요. 내가 무심코 관심을 기울이거나 함부로 대한 일들이 언젠가 다른 이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매일을 조금 더 정성스럽게 살게 됩니다. 그 누군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고 저 역시 다른 분들의 정성스런 하루 덕분에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날씨 이야기를 하려고 앞마당 풍경 사진을 꺼냈다가 집 구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정말 날씨 이야기 할 거예요 ⛅☔

코라가 된 마음씨 🌿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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