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창간호 · 에스겔 34장 1~10절 — 목자라 불릴 수 없는 목자

34장은 심판의 끝이 아니라 회복의 첫 장입니다. 총회주간 주일 설교를 위한 연구노트.

2026.09.09 | 조회 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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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목회자에게 토요일 밤은 유난히 깁니다. 본문은 정해져 있는데 아직 길이 안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완성된 설교가 아니라, 본문이 어떻게 짜여 있고 원어에서 무엇이 보이는지 먼저 정리한 노트입니다.

이 편지는 그 노트를 나누려고 시작합니다. 강단에 서는 분은 목사님이고 그 회중을 아는 분도 목사님입니다. 저희는 본문 앞에서 먼저 해 둔 작업을 건네드릴 뿐입니다. 쓰실 것만 고르시고 나머지는 버리십시오.

매 호는 네 부분입니다. 본문의 자리에서 단락과 반복을 짚고, 원어에서 낱말을 두세 개만 다루고, 구속사의 흐름에서 그리스도께 닿는 길을 보고, 강단으로 옮길 때에서 순서와 함정을 적습니다.

이번 주일 — 에스겔 34장 1~10절

한눈에 · 읽는 데 5분 34장은 심판의 끝이 아니라 회복의 첫 장입니다. 10절 한 절에 심판과 구조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4절에서 사람이 하지 않은 일을 16절에서 하나님이 항목마다 하십니다.

총회주간 주일입니다. 저희도 이번 주일에 이 본문으로 강단에 섭니다.

무거운 본문입니다. 목자들을 향한 고발이고, 설교자가 먼저 피고석에 서는 자리입니다.

본문의 자리

34장은 심판의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입니다. 33장까지 무너지는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34장에서 하나님이 다시 세우기 시작하십니다. 그 회복의 첫 항목이 목자입니다. 무너진 것도 목자부터였고 세우시는 것도 목자부터입니다.

3절과 4절이 다릅니다. 3절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죄입니다. 기름을 먹고 털을 입었습니다. 4절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죄입니다. 연약한 자, 병든 자, 상한 자, 쫓기는 자, 잃어버린 자에게 하지 않은 다섯 가지입니다. 목자의 죄는 저지른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5절이 감싸는 구조입니다. 흩어진다는 말이 절의 처음과 끝에 놓이고 그 사이에 원인이 들어앉습니다. 결과가 원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내 양 떼"가 거듭됩니다. 흩어졌어도 여전히 그분의 것입니다. 목자는 남의 양을 맡은 사람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출애굽기 22장 12~13절과 창세기 31장 39절이 그 책임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7절과 9절이 똑같이 "목자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라고 두 번 못 박습니다. 그리고 10절에서 고발이 하나님의 행동으로 뒤집힙니다.

제목에 주의하십시오. 「내가 친히 내 양을 찾으리라」는 성경에 그대로 있는 문장이 아닙니다. "내가 친히"는 15절, "내 양을 찾으리라"는 11절에서 온 표현을 합친 것입니다. 강단에서 "성경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라고 하시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원어에서 짚을 지점

화 있을진저 — הוֹי(호이) · 재앙을 선포하는 외침이면서 장례에서 터지는 울음소리입니다. 이사야 1장 4절, 예레미야 22장 18절에서 그 결이 보입니다. 하나님은 진노하시면서 우십니다. 이 낱말 하나로 설교의 온도가 정해집니다.

먹이다 — רָעָה(라아) · 목자를 뜻하는 말과 먹인다는 말이 같은 어근입니다. 그래서 2절은 이렇게 읽힙니다. 먹이라고 세운 자들이 자기를 먹이고 있습니다. 직분의 이름 자체가 그들을 고발합니다.

10절의 두 마디 · 첫째, "내가 목자들을 대적하여"는 에스겔서에서 하나님이 심판을 선고하실 때 되풀이되는 말입니다. 두로(26:3), 바로(29:3), 곡(38:3)을 향해 쓰이던 그 말이 이스라엘의 목자들에게 돌아옵니다. 목자가 이리가 되었으니 이제 양은 자기 목자에게서 구조되어야 합니다.

둘째, "찾으리니"는 דָּרַשׁ(다라쉬)입니다. 6절의 "찾고 찾는 자가 없었도다"와 8절의 "찾지 아니하고"에 쓰인 그 낱말입니다. 10절에서는 목자의 손에서 양을 내놓으라는 요구, 곧 배상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11절에서 같은 낱말이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구원이 됩니다. 한 동사가 목자에게는 심판이 되고 양에게는 구원이 됩니다.

낱말은 HALOT이나 BDB의 הוי·רעה·דרש 항목에서 확인하십시오. 저희 노트를 그대로 믿지 마시고 한 번 짚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구속사의 흐름

4절이 16절에서 뒤집힙니다. 목자들이 하지 않은 그 일들을 하나님이 하나씩 하십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에 "내가"가 붙습니다. 뭉뚱그린 회복이 아니라 하나씩 세는 회복입니다. 이 짝이 본문의 중심축입니다.

민수기 27장 15~17절이 여기서 응답됩니다. 모세가 마지막에 구한 것이 회중을 목자 없는 양처럼 두지 말아 달라는 것, 한 사람을 세워 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또 한 사람을 보내겠다고 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친히 가겠다고 하십니다.

23절의 "내 종 다윗"을 다윗 계열의 왕으로 볼지 메시아로 볼지는 견해가 갈립니다. 열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요한복음 10장은 시편 23편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선한 목자라고 하실 때 그분은 에스겔 34장 위에 서 계십니다. 앞선 자들을 절도요 강도라고 하시는데 그것이 에스겔이 고발한 목자들입니다. 그리고 에스겔에서 친히 목자가 되겠다고 하신 분은 여호와이셨습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따뜻한 비유가 아니라 주장입니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신성모독을 치는 돌이 들립니다. 듣던 사람들은 정확히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 주장대로 하셨습니다. 십자가는 목자가 양을 위해 치른 값입니다.

이 대속을 흐리면 본문은 목회자 반성문으로 끝납니다. 우리가 더 나은 목자가 되는 것은 이 본문의 해결이 아닙니다.

베드로전서 5장 2~3절을 이 위에 겹쳐 보십시오. 자기만 먹이던 것이 자원함으로, 기름과 털을 취하던 것이 기꺼이 내어 주는 것으로, 포악으로 다스리던 것이 본이 되는 것으로 바뀝니다. "자원함으로"는 ἑκουσίως(헤쿠시오스)로, 마지못해 끌려간다는 말의 정반대편입니다.

강단으로 옮길 때

순서를 지키십시오. 하나님이 하신 일을 먼저 말하고 우리가 할 일을 그다음에 말합니다. 에스겔 34장이 직설법이고 베드로전서 5장이 명령법입니다. 뒤집히면 같은 재료로도 율법 설교가 됩니다.

예화는 성경 안에 있습니다. 3절의 실제 사례로 실로의 두 제사장이 있습니다. 사무엘상 2장 12~17절과 29절입니다. 제물의 기름을 자기 것으로 삼은 사람들이고 그 끝을 성경이 기록합니다.

함정이 둘입니다. 하나는 이 말씀이 남을 겨누는 설교가 되는 것입니다. 회중 앞에서 다른 이들을 향해 겨누면 회중은 통쾌해하고 설교자는 자기를 예외로 둡니다. 2절의 화 있을진저는 강단에 선 사람이 먼저 듣는 말입니다. 실명과 시사 논평은 피하시고,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고 부르십시오.

다른 하나는 목자의 실패만 다루다가 10절에 이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회중은 자기 목사가 부족하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돌아갑니다. 고발은 결론에 이르는 길이지 목적지가 아닙니다.

회중에게 닿게 하시려면 자기 배부터 채우는 윗사람이 총회에만 있지 않다는 데서 한 걸음 옮기십시오. 직장에도 학교에도 있고,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먹여야 하는 사람이 회중석에 앉아 있습니다.

총회를 위해 기도하는 주일이라면, 우리가 먼저 할 말은 판결이 아니라 주님 저를 먹여 주십시오가 아닐까 합니다. 목자장은 이미 오셨습니다.

다룬 본문

밝혀 둘 것이 있습니다. 이 편지는 성실나눔교회 강단이 지나가는 본문을 따라갑니다. 한국 교회에는 함께 쓰는 본문 달력이 없어서 이번 호의 본문이 목사님의 이번 주일 본문과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매 호 끝에 지금까지 다룬 본문을 모아 둡니다. 이번 주에 쓰실 데가 없어도 버리지 마십시오. 나중에 그 본문 앞에 앉으셨을 때 찾아오시면 됩니다. 지난 호는 전부 maily.so/biblenote 에 남아 있습니다. 한 주 쓰고 버리는 편지가 아니라 한 칸씩 쌓이는 서고로 만들려 합니다.

본문호
에스겔 34장 1~10절창간호

매주 목요일에 보내드립니다. 다루었으면 하는 본문이 있으시면 이 편지에 그대로 답장해 주십시오. 요청이 쌓이면 그 본문을 먼저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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