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대담 #3 문예경 졸업생은 어떤 길을 걷는가? - 연주님 인터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스터디 파랑의 미연 민지 성하 조은입니다.

🌊 파랑은 2019년 3월 시작한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의 스터디 그룹으로 서적 리딩 및 토론, 프로젝트 진행, 문화예술 감상 등 주체적으로 문화예술경영에 대해 탐구하고 인스타그램과 티스토리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번 2022-2 파랑의 단체 프로젝트 '파랑대담'은 기존의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인 뉴스레터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파랑의 새로운 물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랑대담은 문화예술경영학과 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예술경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문화예술경영 이야기가 학우분들, 그리고 예술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독자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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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𝙉𝙚𝙬 𝙬𝙖𝙫𝙚 𝙊𝙪𝙧 𝙬𝙖𝙫𝙚

파랑대담 #3 문예경 졸업생은 어떤 길을 걷는가?

세 번째 대담에서는 문화예술경영학과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문예경 졸업 후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예술과 함께하고 있는지 졸업생이 걷고 있는 다양한 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터뷰이 소개

연주  안녕하세요. 저는 노연주입니다.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14학번이고 2021년도 2월에 졸업을 했어요. 학교 다니면서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아서 연극을 위주로 많이 활동을 하고 있고요. 학교 다닐 때도 동기들 중에서 제가 공연을 제일 많이 보러 다녀서 동기들이 '공연 좋아하는 애'로 알고 있었고, 대외 활동도 다양하게 많이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 목차

❄️아이스 브레이킹

1. 평소 파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연주  사실 저는 사실 파랑을 구독한 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어요. 근데 이전에도 단톡방에 올라오는 것도 그렇고, 지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내가 학교에 다녔을 때 이런 정보를 알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생각했어요. 저도 많이 궁금했던 점이고, 물론 저는 졸업생이기는 하지만 그때 교환 학생 갔다 오거나 그런 일들을 하는 친구 재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했잖아요. 지금 이 파랑대담이라는 프로젝트도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딱 원하던 것들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 활동·일에 대한 질문 - 연극 조연출

1.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연주  저는 최근에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통해서 조연출로 일을 하고 있어요. 연극협회에서 모집을 받아서 극단이랑 매칭을 시켜주는 사업이에요. 그게 12월 말에 끝났고요. 그리고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극단에서 조연출을 해왔는데 어디 극단에 소속된 건 아니고, 그냥 불러주시는 극단에 가서 조연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연극 쪽에서 주로 조연출 업무를 하다 보니까 사실 체계가 막 잡힌 시스템은 아니에요. 실제로 하는 일은 물론 연출부로서 공연하는 것도 있지만, 공연 때는 오퍼레이팅도 하고, 홍보 마케팅 관련된 것도 이번에 조금 많이 맡았고 그렇게 올라운더로 활동하고 있는 조연출인 것 같아요.
그래도 제일 중요한 부분은 연출가님과 함께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거. 1순위로 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계속 희곡을 쓰면서 여기저기 제출해 보고 있어요. 예전에 썼던 10분짜리 희곡 두 작품 말고는 아직까지는 따로 좋은 소식은 없긴 한데 계속 연출을 잘 하고 싶어서 지원서도 내고 일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1-1. 작가와 조연출 업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연주  사실 일단 작가로서는 어떤 지원 사업에 지원을 할 건지, 어떤 공모전에 낼 건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공모전마다 각기 요청하는 주제가 다를 수도 있고 또는 분량이 다를 수도 있고. 예를 들어 신춘문예 같은 경우는 30~40분짜리 단막 공연을 원한다면, 어떤 연극제 같은 경우에는 60분 이상의 작품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사실 희곡 작가로서의 작품도 누군가 써줘야 공연을 올릴 수 있잖아요. 소설처럼 한 번 쓰고 어디 내고 이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희곡은 공연을 올리는 목적으로 쓰는 작업이라는 점이 좀 다르고요. 만약 희곡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쓰는지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은 해요. 저도 옛날부터 소설을 조금 써왔지만 희곡의 문법은 아예 체계가 다르거든요. 소설이라면 한 인물의 묘사를 한 줄로 표현을 할 수 있고,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는 게 있지만 희곡에는 그런 게 따로 없잖아요. 관객들이 이 대사 한 줄, 지문 한 줄로 주인공의 심리를 알아채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써야할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수업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저는 하고 있어요.
연출의 경우에는 사실 제가 학교에서 학회를 할 때 빼고는 연출을 한 적은 없어서 말하기는 조금 애매한데, 학교에서 공연 학회하면서 연출을 맡았을 때 느낀 지점은 확실히 이 작업을 끌고 나가야 된다는 거. 그때도 이미 조연출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던 상태였는데 연출님마다 작업 스타일이 되게 다르세요. 어떤 연출님은 몸으로 하는 걸 중요시 여겨서 시작할 때 몸부터 이렇게 만들어 나간 다음에 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연출님들은 즉흥으로 어떤 대사나 분위기를 가지고 디벨롭하는 경우가 있고 하는데. 저희 작품 경우는 일단 배우들을 웜업 같은 느낌으로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걸을 때 어떤 감정으로, 크게 걷는다. 아니면 작게 걷는다. 그게 그냥 단순히 보폭 이라기보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움직인다.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다 같이 연기를 본 다음에 모든 스텝들한테 하나씩 코멘트를 받고 피드백을 하고 이런 작업을 했었어요.
 본인만의 루틴을 연출이 잘 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작품에 맞게, 이 작품은 몸 쓰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몸 쓰는 거에 더 치중을 하고, 아니면 드라마적이고 대사가 더 중요한 것 같다. 하면 테이블 작업, 공연 전에 다같이 앉아서 이 작업에 대해, 주제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를 이야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갖는 등 그 방향성을 잡는 게 연출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조연출로서는 많이 했던 작업 방식은 보통 연습할 때 그걸 기록물로 남기는 작업. 특히 테이블 작업을 할 때. 기록물로 많이 남기고 이거를 나중에 연습에 못 온 배우라든지 나중에 우리가 복기할 때라든지 볼 수 있게 연습일지를 꼼꼼하게 작업하는 편이고. 그 외에도 사실 제가 각색도 조금 해가지고 지금 하는 연출님과는 '근데 연출님 이거 드라마적으로 봤을 때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식의 말을 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연출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출님이 길을 제시하면 저는 연출님이 제시한 길을 이해하면서 그걸 풀어나가는 것. 혹은 연출님과 생각이 다르다면 '연출님 근데 저는 이런 부분은 다르게 생각합니다.'하고 말하면서 같이 연출로서 조정하는 면도 있고. 그리고 사실 공연이 임박해졌을 때는 스텝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긴 해요. 제가 오퍼레이팅을 할 줄 알아서 음향 오퍼레이팅을 주로 했어요.
 조연출로 중요한 건 각 연출님의 스타일을 빨리 흡수해서 그 연출님 스타일에 맞게 같이 해나가는 작업도 많이 중요한 것 같고, 사실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기획도 알고 홍보도 알고 오퍼레이팅도 알면 저를 활용할 방법이 많아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게 온전히 좋은 것만인지는 사실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다방면으로 이것저것 할 수 있거나, 연출과 잘 맞춰가는 게 조연출로서는 중요한 것 같아요

파랑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덕분에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잘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2.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연주  저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소설에 관심이 많다가, 그래도 엄마가 이렇게 투자를 해줬는데 너무 돈이 안 되는 과를 가면 안 되겠다🥲해서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왔어요. 저는 사실 뮤지컬이 좋아서 이 학과에 왔거든요. 처음에는 큰 대형 뮤지컬 보다가 그 다음에는 이제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들 보다가. 근데 이제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문화예술 감상하는 수업이 제가 2학년 때 있었거든요. 정확하게 과목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요. 그때 연극을 보러 갔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공연을 보고 리포트를 써 가는 수업이었거든요. 사실 연극 보면서 졸 줄 알고 걱정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연극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때부터 이제 뮤지컬, 연극 쪽으로 같이 하다가 뮤지컬도 너무 재밌지만 연극은 재미도 있고 주제도 너무 좋은 것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원래는 뮤지컬 쪽을 하고 싶었다가 진로를 조금 틀어서 연극. 연극이 너무 재미있다.
제가 생각하기엔 뮤지컬보다 연극이 저한테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담는 방식에 대해서 연극이 나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연극을 해야겠다했어요. 근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거든요. 그때 한 교수님이랑 친해졌어요. 지금은 다른 학교로 가셨는데. 교수님한테 '교수님 저 연극하고 싶어요. 연출하고 싶어요.' 했더니 교수님이 '내가 아는 연출이 안 그래도 조연출 구한다는데 그럼 소개시켜줄까?' 하셔서 '네 너무 좋죠.' 해가지고 조연출을 시작을 하게 됐어요. 연극을 해야겠다 마음먹은 건 2학년 후반 때쯤이에요. 이제 연극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고 그렇다고 뮤지컬을 아예 안 하겠다 이런 건 아니지만 연극을 주로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었어서 그때 한참 교수님들한테 많이 어필을 하고 다녔었어요.

3. 왜 다양한 예술 장르 중 공연예술을 선택하셨나요?

연주  제가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되게 좋아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영화에서 좋아하는 지점이 옷 부스럭거리는 소리, 숨소리, 이런 작은 소리들이 너무 좋았었거든요. 근데 공연을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게 '라이브성' 같은 거구나 싶더라고요. 어떤 순간에 매료됐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 일단 형식적인 측면에서 라이브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게 그리고 그 생생함이 사라진다는 게 많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도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주제에 대한 것도 컸던 것 같아요. 물론 영화나 소설도 뮤지컬도 다양한 장르가 다 각자의 방식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연극은 지금 있다 사라지니까 현실성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침묵하지 않고 여러 작품들이 계속 올라오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옛날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공연 후기를 많이 올렸거든요. 한 15년도부터 한 해에 딱 한 작품 정도는 진짜 누가 뒤통수를 막 때린 것처럼 강렬하고 강하게 다가오는 작품들이 있었어요. 그런 작품들을 보면 다른 예술 장르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희열 같은 게 느껴지는 것 같아가지고.
아무래도 라이브성이라든지 이 시대의 화두가 될 만한 이야기들을 하는 게 제 생각에는 공연 예술이 제일 적합하지 않나 싶어서 공연을 좋아하게 된 거 같아요.

파랑  감사합니다. 확실히 연극이라는 장르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배우들이 바로 앞에 있다 보니까 그런 게 잘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4. 어떤 경로를 통해 조연출 일을 알게 되었나요?

연주  처음에 조연출 시작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교수님 소개로 하게 됐고요. 그다음에는 극단에서 작품을 두 개 정도를 같이 했고. 그리고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잠시 못하다가 'OTR'이라는 사이트를 계속 뒤져봤어요. OTR이라는 사이트가 일자리도 구하고, 대관도 구하고, 또 특히 젊은 분들이 많이 구하세요. 사실 걸러야 할 것도 많지만 가끔 가다 괜찮은 구직 광고도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알게된 뮤지컬 쇼케이스에서 조연출을 했고요. 그 다음에는 컴퍼니 매니저를 5개월 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희곡 수업을 반 년 정도 들었고, 그 다음에 아까 말씀드렸던 뉴딜 일자리라는 게 서울연극협회에서 떠서 봤더니 협회에서 극단이랑 매칭을 해주는 거에요. 만약에 제가 조연출을 원한다면 극단이랑 매칭을 시켜주고 기획일을 원한다면 기획일 하는 곳이랑 매칭시켜주는 그런 뉴딜 일자리 시스템이어가지고 그걸 통해서 지금 같이 하고 있는 연출님이랑 만나게 되었습니다. 따로 제가 선택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다행히 좋은 분을 만나가지고 그분과 4월 달부터 일하고 있고 아마 내년에도 좀 같이 하지 않을까 하고 있어요.

파랑  아트모아나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도만 많이들 알고 있을 것 같은데 OTR이라는 새로운 사이트를 알게 되어서 좋네요.

연주  근데 이제 OTR 같은 경우는 아트모아나 예술경영지원센터 보다는 글을 올릴 수 있는 장벽이 낮아서 페이를 안 주시거나 하는 공고도 많이 올라와있거든요. OTR은 그냥 훑어보는 정도로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5. 문예경 재학 시절의 진로는 어땠나요? 지금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연주  1학년 때까지는 사실 뭐 할지를 못 정했던 상태였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공연 보러 다니면서 막연하게 이 일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하우스 알바를 오래 했어요. 아르코예술극장에서만 3년 정도 하우스 알바를 했거든요. 공연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그 공연계로 들어가 발을 떼야 하는지를 몰라서 일단 하우스 알바라도 하자 해서 항상 하우스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2학년 말에 수업 들으면서 내가 연극을 하고 싶다. 생각했고요.
사실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요. 1학년 때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뮤지컬 쪽에서는 프로듀서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요즘은 기획사들이 다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 계획을 하고 작가를 모집하고 연출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예술을 하려면 나는 프로듀서가 맞지 않을까 했다가. 연극을 봤더니 연극은 완전히 연출가가 작업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이어서, 물론 작가와 함께 그 희곡을 만들어 가는 시스템이지만. 하우스 매니저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일단 알바로 발을 걸쳐두고, 그러면 연극을 쓰고 연출을 하는 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연극을 보면서 많이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한 2학년 말쯤에 조연출을 하고, 휴학하고 계속 공연쪽 일 하다가 3~4학년 때는 사실 일도 병행하면서 같이 학교도 다니고 했던 것 같아요. 아예 연출을 좀 해보자 해가지고.

미연  말씀 중에 조금 반가웠던 건 제가 이번 연도부터 아르코에서 하우스 어셔를 하고 있거든요.

연주  아 진짜요? 반갑습니다😊

6. 진로를 생각하기까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과 힘들었던 점은?

연주  아까 말씀드린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과를 선택하자'는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면 제가 그때 소설을 쭉 썼는데 어쩌다 멈추게 됐고,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을 1년 동안 갔다 온 적이 있는데 그때 적지 않은 돈이 들었으니까 엄마한테 좀 보은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돈이 되는 과인데 나와 적성이 잘 맞는 과로 가보자 해서 문화예술경영학과에 온 거거든요. 프로듀서 한다고 와서 보니까 프로듀서도 사실 돈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고... 근데 또 내가 연극에 빠져버려가지고 연극 연출가 한다고 하면서 제일 걱정됐던 건 사실 돈이에요💸
미래에 대한 돈 걱정이 컸던 것 같아요. 워낙 이 분야에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많이 없는 작업이다 보니까. 그래서 이거를 내가 해야겠다 결정할 때 가장 걱정했던 건 '내가 이 장르에서 이걸로 돈을 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 많은 선배님들이 그런 것처럼 나도 연극은 연극대로 하면서 알바를 따로 뛰면서 해야 되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이나 두려움이 많이 컸어요.
진로를 선택한 다음에 힘들었던 점은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몰랐던 거. 2학년 휴학했을 즈음에 한예종에서 진행한 청소년극 공모에서 10분짜리 공연 쓰는 거랑 서울연극센터에서 10분짜리 희곡 쓰는 게 당선이 되어가지고 공연을 올렸거든요. 그런 식으로 연출도 하고 싶은데 연출은 어떻게 시작할지 방법을 모르겠는 거에요. 공모전이 뜨는 것도 아니고 OTR에서 가끔 공고가 나오지만 어떤 극단인지를 모르니까 섣불리 지원하는 데도 되게 망설임이 있고. 그 첫 발을 띠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근데 너무 다행히 아까 말씀한 대로 교수님이 연결해주셔서 이렇게 하게 되었다는 거. 한편으로는 그때 교수님이 안 시켜줬으면 나 어디 이상한 데 가서 더 힘들게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지금 일하면서 힘든 지점은 진짜 올라운더로 활동을 해야 하니까. 보도 자료도 내가 쓰고 있고, 홍보도 내가 하고 있고, 그런 모든 것을 감당해야 되는 때가 오니까 몸이 남아나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진짜 많이 힘들었던 건 이전 작품이 마무리 단계인데 새로 작품을 들어가는 때가 있었어요. 이 두 개가 겹쳐버리니까 제 몸이 진짜 남아나지 않아서. 그런 지점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또 어떻게 보면 조연출하고 싶으신 분들한테 홍보를 할 줄 알고 큐랩 같은 걸 다룰 줄 알고 음향을 다룰 줄 알면 잘 뽑히는 지점은 좋겠지만 또 그걸 너무 어필하는 순간 본인의 업무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서 잘 아는 척을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저는 이미 모든 패를 까발리고 있는 상태여서 모든 것을 하고 있는 상태지만 적당히 '이건 좀 못하겠는데요.' 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힘든 점은 솔직하게 이것저것 할 게 너무 많다는 점이.
그리고 물론 저는 다행히도 너무 좋은 연출님들과 작업을 했지만 조연출이라는 일이 어려운 경우가 꽤 있거든요. 막 대하는 연출님들이 있다고 듣기는 들었어요😢 만약에 조연출을 하게 되시면 연출님을 잘 만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7.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이 있다면?

연주  일단 극작 같은 경우에는 아까 얘기한 것처럼 문법이 다르기 때문에 작법 책을 읽어본다던가. 누군가에게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연극협회나 서울문화재단 쪽에서도 짧게 짧게 플레이업 아카데미라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거든요. 대상자가 그때그때 바뀌긴 하는데 그런 거. 저 같은 경우는 한예종에서 하는 평생교육단에서 수업을 들었어요. 그게 이제 10분짜리 희곡 쓰기 수업이어서 거기서 처음으로 희곡 쓰는 법을 배우고 희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책의 도움이든 강사의 도움이든 희곡 구조를 이해하고 쓰는 것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것 같고요✍️
지금 제가 절실하게 조연출로서 느끼는 건 저희 학과생들 대상으로 생각하기에, 아니면 저같은 졸업생으로 느끼기에 저희가 조명 이름, 무대 용어 이런 것들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저희는 학교 소속 극장이 없는 학교이고, 다른 후배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는데 저희 공연학회 할 때도 조명 같은 경우에는 외부 감독님을 모셔서 감독님이 해주시고 그랬거든요.
퍼넬 램프가 뭔지, 파 램프가 뭔지 이런 게. 물론 그거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조연출을 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셋업을 할 때 그런 거에 대해서 알게 되면 아무래도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또 나중에 연출을 하게 됐을 때 각 램프마다 어떤 느낌을 주는지 이해할 수 있는지가 다 다르다 보니까. 그런 거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학교에서 배운 커리큘럼 상에서는 그런 걸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 따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진짜 현장에서 쓰는 용어들을 배워두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파랑  현장에서 쓰는 용어나 현장 상황 같은 걸 익히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책이나 검색을 통하면 될까요?

연주  그것도 있고. 사실 이게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는데 무대 크루를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어요. 근데 사실 무대 크루는 아는 사람끼리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 같은 경우에는 큰 도움은 아니었지만 시댄스(서울국제무용페스티벌)에서 제가 통역으로 자원봉사를 했어요. 그게 외국에 댄서, 안무가들이 와서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 건데 그때 이제 댄서나 안무가 분들이 와서 "이건 이렇게 이건 이렇게 해 주세요." 할 때 제가 통역을 했거든요. 무대 용어는 대부분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니까, 예를 들어 바튼 무대에 내려오는 바튼이라는 용어는 영어로도 바튼이고 한국어로도 바튼이잖아요. 그런 식으로 저런 걸 바튼이라고 하는구나. 아니면 감독님들 말 통해서 이런 건 저렇게 하는구나. 그렇게 배운 게 조금 있었어요.
물론 저도 아직 파 램프 뭔지 그런 거 다 잘 모르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무대 기술 급수 책에 이런 게 자세히 나오는 것 같아서 책으로 알아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긴 해요.

8.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시나요?

연주  사실 많은 고민을 하는 지점이에요. 예전에는 '난 이거 못하면 죽을래.' 할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에너지 분배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연극이라는 게 사라져버리니까 그 끝에 남은 허무함이 좀 힘든 것 같아요. 항상 느끼는 허무함이 항상 있으니까 이런 거에 대해서 면역을 키워야 해요.근데 그런 일련의 힘든 경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으로 이 무대를 이렇게 꾸미고 대사를 이렇게 꾸며야지 생각했을 때의 그 희열을 다른 거 할 때는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무대를 꾸미고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들이 무대에서 대사를 하고 이런 걸 구상할 때는 진짜 이것만한 희열이 따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할 때는 너무 힘들고, 끝나고도 물론 힘들지만 초반에 그 부분이 다른 작업을 할 때는 못 느끼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만족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9. 현재 직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

연주  현재 직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 근데 사실 연출이나 작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이상을 갖는 것 같은데 조연출에 대해서는 뭔가 다들 조연출은 힘든 작업이라는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굳이 작가로서 따지자면 그냥 '저 글도 써요.' 이렇게 말했을 때 보통 하시는 말이 멋지네요. 이런 거에요. 작가는 꾸준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뭐든 써야 하는 게 작가의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남들은 후루룩 쓰는 줄 알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진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책상 앞에서 정말 긴 시간을 보내야 좋은 글이 하나가 나올까 말까 한다. 앉아서 쭉 쓴다고 해서 또 그게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작품을 만들려면 그런 노력들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반대로 조연출은 사실 이상보다 현실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근데 이건 완전 제 경험이라서. 제가 진짜 다행이라고 느낀 지점 하나가 사실 제가 너무 공연을 하고 싶은데 공연을 시켜줄 수 있는 데가 없으니까. 모 극단에서 항상 수습 단원 같은 거를 돈 내고 모집을 받았어요. 그래서 거기라도 들어가 봐야 될까 이러다가 안 하게 됐는데, 거기 안 들어간 게 너무 천만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그 외에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연출분들 중에 조연출을 소모품처럼 활용하고 막 대한다는 분들이 계신다고 나쁜 소문들을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거기에 비해서 저는 연출님들이 이해도 많이 해주시고 같이 작업하는데 한 번도 화를 내시거나 그런 적도 없고 제가 급박한 상황에서 실수를 해도 괜찮다 괜찮다 해주시는 분들을 만났어요. 제가 제일 주로 하고 있는 작업이 조연출이니까 오히려 조연출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현실이 조금 더 괜찮은 직업인 것 같아요. 물론 업무가 너무 많거나 이런 건 생각하는 거랑 비슷하긴 한데😂 그 외 환경들은 생각보다 괜찮다! 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파랑  감사합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글을 직접 집필을 하다 보면 창작의 고통이라고 하는 게 올 때가 있잖아요. 뭔가 써야 하는데 써지지 않을 때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연주님만의 팁이 있을까요?🔎

연주  저는 마감일자가 큰 압박감으로 다가와요. 이번 신춘문예도 거의 밤새면서 했거든요. 그때 제일 중요했던 건 핸드폰을 멀리 두고 마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던 거. 그리고 사실 저는 퇴고를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특히 쓴 직후에는 퇴고를 별로 안 하는 편이어서, 진짜 마감 시간이 급박했을 때. 내일 아침 9시까지 마감을 해야 하는데 지금이 저녁 6시면 스터디카페에 가서 핸드폰에 가능한 치워두고 작업을 해요. 데드라인이 있어야 뭐든 하게 되더라고요.

10. 지금의 업무, 일에서 가장 애정하는 부분은?

연주  공연을 올리고 관객을 만나는 순간이 공연하는 사람으로서는 제일 좋은 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일할 때는 재밌을 때도 있지만 진행할 때 좀 힘겹다 이런 느낌이 들다가, 셋업 때는 그냥 정신 없이 셋업을 하는 거고. 그리고 이제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면 저는 보통 오퍼석에 있으니까 배우도 관객들도 다 잘 보이는 위치거든요. 보면서 그런 게 있잖아요. 관객들이 우리 분위기를 같이 타고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느껴질 때 그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공연이라는 장르에 특성상 끝나면 사라지는 게 너무 아쉽지만 이 공연이, 오퍼석에 앉아있는 제가 그래도 관객들과 같이 동화되어 무언가를 한다는 지점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초반에 테이블 리딩할 때 우리가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라는 그 시작의 느낌이 제일 마지막에 관객들을 만나면서 완성이 되는 거니까. 우리의 이야기가 이렇게 완성이 돼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구나 하는 지점이 느껴질 때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파랑  반대로 아쉬운 면, '이건 조금 싫다' 하는 부분도 있으실까요?

연주  아까 말씀드린 대로 능력을 오픈해버리면 그 일이 제 일이 된다는 거. 대형 뮤지컬 제작사 같이 홍보마케팅 대행을 맡길 수 없으니까 제가 보도 자료를 쓰고 있거든요. 영상 편집을 해야 하는데 제가 파이널 컷이 있거든요. 파이널 컷 프로그램을 사둬가지고 어쩌다보니 영상 편집도 제가 해야 되고. 이게 좋은 말로 올라운더인데 나쁜 말로는 어디서나 무엇이든 해야 하는 작업이 조연출인 것 같아요.
물론 만약에 제가 연출을 하게 된다면 포스터 디자인이라든지 홍보 방법에 대한 것도 머릿속에 구축을 해두고 있는 상태였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은 부분들이 있거든요. 최근에는 홍보마케팅 기획일을 내가 하고 있을 때가 힘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냥 기획일만 해라' 이러면 할 수 있는데 그걸 하면서 동시에 조연출 업무를 진행을 해야 되니까 1인 2역이 될 때가 많거든요. 몸적으로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부분인 것 같아요.

11. 해당 진로를 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같은 점이 있다면?

연주  학교 다닐 때도 많이 듣고, 현장에서도 생각 많이 한 부분인데 이 업계에서는 버티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솔직히 돈도 제대로 많이 받지 않고, 일은 힘들고, 워라벨도 없고. 저도 저번에 작품 준비할 때 일주일에 하루도 못 쉬고 한 적도 있거든요. 이런 거를 감수하면서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단단한 마음이면 될 것 같아요. 정말로 나의 워라벨, 금액, 이런 거 다 상관 없는 사람이면 그렇게 버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느 정도의 철면피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버틸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조연출이니까 조연출로서는 누군가 저를 불러주셔야 쓸 수 있잖아요. 네트워킹, 인간관계를 어떻게 잘 따라가느냐도 정말 중요해요.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연출님들이 계속 연락이 와서 같이 하게 되기도 하니까. 이런 인간관계를 잘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컴퍼니 매니저 하면서 중간에 뛰쳐나가고 싶은 일도 꽤 있었는데 여기서 뛰쳐나가는 순간 난 이 업계에서 매장 당할 수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뭐든 안 좋게 끝나면 다음에 안 좋을 수 있으니까. 제일 중요한 건 진짜 여기에 내 온전한 젊음을 쏟을 수 있을 만한 마음가짐과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느냐. 저도 그렇게 잘 관리하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 인간관계에서 누가 나에게 언제 도움이 될지 모르니까 인간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12. 이 일을 하기에 앞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연주  불확실성이 큰 것 같아요. 일단은 첫 번째로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고. 그리고 어느 정도 저는 되게 운이 좋은 케이스였지만 어떨 땐 운이 나빠서 힘든 연출이나 배우를 만날수도 있으니 그런 거에 대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거. 너무 속물 같은 말만 하나요? 감당해야 하는 건 그런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돈, 사람. 이게 제가 느끼기에는 제일 크게 감당을 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아가지고. 그리고 저희는 스케줄이 굉장히 유동적이고 그렇다 보니까 누군가를 만나기도 시간이 애매하거든요. 그래서 누구 만나기도 조금 애매하고. 프로덕션이 진행되는 3개월 내외의 시간에는 여기다가 올인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파랑  감사합니다. 속물적이라고 걱정 안 하셔도 되는 게, 오히려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어디 가서 들을 수 없는 거기 때문에. 이런 게 오히려 더 감사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13. 어떤 문화예술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가장 동기부여가 되는 문화예술이 있다면?

연주  저는 일단 너무 당연하게 연극이고요.연극 빼고 말하면 동기 부여 면에서는 무용 작품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르코에서 무용 작품도 굉장히 많이 올리잖아요. 그래서 아르코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은 무용 작품을 봤는데 무용 작품들이 미장센이 되게 예쁘고 무대를 꾸미는 방식이 정말 좋은 작품들도 많았거든요. 그리고 실험을 진짜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기억나는 게 아르코에서 첫 근무가 아르코소극장에서 국립 현대 무용단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처음에 너무 충격 먹었던 건 관객석이 있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이렇게 막 돌아다니면서 관람을 하고, 분장실 투어하고, 다시 와서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보는데 그중에 무용수가 무대 위에 변기에 진짜로 토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때 무용은 진짜 한계가 없구나 생각했고.
스위스의 링가 무용단이 와서 공연을 할 때 아까 말한 통역 일을 해가지고 공짜로 공연을 보게 됐는데 춤이라는 게 음악에 맞춰서 추는 건데 어떤 전자파 같은 걸 차고 무용수들이 나오는데 이게 그 사람들의 동작에 의해서 음악이 만들어지는 공연이었어요. 사실 춤이라는 게 음악이 선행되고 그다음에 춤이 있는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춤이 음악이 되고 음악으로 다시 춤이 되고 이런 거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도 무용 장르가 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연극보다도 훨씬 자유롭게 뭔가를 표현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무용 볼 때 좀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참고할 사항도 많다는 생각도 들고요.

14. 최근 가장 인상깊게 본 문화예술

연주  제가 18년도 쯤인가 양발이 부러져 있을 때가 있었어요. 왼쪽 발목이 부러지고 오른쪽 발등이 부러져서 못 걸어 다녀가지고 휠체어를 타고 몇 개월 동안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경험 이후로 장애인 연극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어요. 최근까지는 아니고 2022년 초에 했던 공연인데 이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나오고 같이 어우러져서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공연이었어요. 어떤 물건을 주고 관객들이 직접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제가 그때  휠체어를 타고 3개월 정도를 생활을 했을 때 불편함을 진짜 많이 느껴서 그때부터 사실 이런 작품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 작품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되게 공감 가는 것도 많았고, 그런 얘기를 했어요. 셰익스피어의 <리차드 3세>라는 희곡이 있는데 리처드 3세는 사실 장애를 가진 인물인데 왜 리처드 3세를 비장애인들이 연기하는가. 그런 거랑 장애인들이 나도 리처드 3세 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오는데 장애인 역할은 비장애인이 하는데 왜 비장애인 역할은 장애인이 못하나 그런 거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되게 재미있게 봤던 작품인 것 같아요. 2022년에 본 작품 중에 딱 하나 뽑으라면 이게 제일 재미있었요.
아 그리고 하나 더 하면은 <부재자들의 회의>라는 작품.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게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했던 공연인데 이건 완전 반대로 참여해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는 공연이 무대 위에 배우는 아무도 없고 그런 지점이나 이렇게도 공연이 진행이 될 수가 있겠구나 싶어서 형식적으로는 되게 재미있게 봤던. 저도 나가서 한번 참여하기도 했고 이래가지고 되게 재미있게 봤어요. 뭔가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얘기 혹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형식들 이런 작품들에 끌리는 것 같아요.

미연  제가 부재자들의 회의 장내 근무를 들어갔었는데 혹시 제가 들어갔던 회차가 연주님이 계셨던 회차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되게 반갑네요.

연주  재미있었어요.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진짜. 저도 아르코에서 일하면서 좋은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거든요. 제가 특히 스파프(SPAF)를 되게 좋아해가지고 많이 봤던 것 같아요.

15.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은?

연주  일단 현실적으로는 작년에 낸 지원서가 이번에 결과가 슬슬 나와야 되는 타이밍이라. 사실 연극은 지원 사업이 없으면 공연을 올리기 어렵잖아요. 근데 지금 제가 23년도에 꼭 연출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어서 지원서를 냈는데, 그게 잘 되어야 공연을 올릴 텐데에 대한 걱정. 단기적으로는 일단 그게 제일 큰 고민이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많은 분들이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어떤 극단에 들어가는 게 지금 나에게 좋은 일인가, 아니면 일단 이렇게 뭔가 떠돌이처럼 여러 극단 여러 연출님들과 함께 하는 것인가, 기존에 했던 분들과 계속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 같이 하자 하시는 분들이랑 작업을 하느냐, 내가 지금 어떤 극단에 정착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그거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저는 어느 소속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오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제가 간다고 하면은 받아주실 분들이 있어가지고 그거를 조금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16. 현재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연주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닌데 지원 사업이 되면 너무 기쁘게 될 것 같네요🤭 돌이켜서 생각을 했을 때 그래도 내가 이 코로나 시국에 일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일이 있었고 그 일 안에서도 연극도 하고, 영화도 찍어보고. 이번에 영화 찍은 게 되게 색다른 경험이었거든요. 연극이랑 다르게 영화는 참 기록이 많이 남는 거구나, 이것도 매력이 있구나.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1인극을 이번에 되게 많이 했는데 제가 일부 대본을 고치거나 이런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걸 관객들이 좋게 봐주신 것. 지금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은 그냥 그런 작품들을 내가 잘 마쳐왔다는 것 같아요. 사고 없이 무탈하게 공연을 잘 올리고 작년을 마무리 지었다는 게 제일 기쁜 소식인 것 같습니다.

17.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연주  앞으로도 사실 계속 공연을 하게 될 것 같고, 이제 어떤 포지션으로 공연을 하냐가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실 지원서가 안 되더라도 어떻게든 올리고 싶은 작품을 작연출로서 올리려고 하고 있고, 그 외에도 지금 3월 달에 공연이 하나 잡혀 있고, 이후에도 계속 지방을 돌면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번 연도까지는 이렇게 바쁘게 지낼 것 같고 사실 제가 내년에는 런던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영어도 배우고 외국 대학원을 가서 공부를 더 할까 고민도 하고 있어요. 원래는 계속 한국에서 한예종 대학원을 써보고 했는데 안 되면 외국 나가서 공부하는 것도 좋은 것 같더라고요. 근데 제가 아직은 영어가 대학원이나 대학교 수업을 들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워킹홀리데이로 일단 런던에 가 있다가 공부를 하고 대학원을 가는 게 어떨까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8. 10년 뒤 꿈꾸는 나의 모습.

연주  10년 뒤에는 작가를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출로도 활동을 하고 싶은데 아마 지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10년 뒤까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마음 맞는 누군가와 만나서 어떤 극단이나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고, 희망하기로는 그때까지 저와 코드가 잘 맞는 배우를 만나서 그 배우랑 같이 무언가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10년 후에는 사실 소망이라면 희곡상이라든지 동아연극상. 물론 38살이면 연극 쪽에서 완전 어린애 취급받는 그런 나이이긴 해서 연극상 이런 걸 못 받는다고 해도. 국립극단에서 작업을 해보고 부산에서 선정돼서 작업도 해보고 그런 지금 제가 존경하는 연출가님이나 작가님들이 걸었던 길을 완전히 똑같진 않더라도 조금씩 해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학교생활에 대한 질문

1. 문화예술경영 공부가 나에게 남긴 흔적이 있다면?

연주  확실히 저희가 기획에 대해서 배우다 보니까 체계가 잡혀 있는 극단들은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모르겠지만 저 같이 이제 조연출이 다양한 일을 해야 하는 극단 같은 경우에는 연출님들이 생각보다 어떤 기획인지, 또는 어떻게 관객들을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들이 있어요.
 저희는 이제 학교에서 ppt도 많이 만들고 자료 조사도 많이 하고 하니까 그런 거에 대한 도움은 확실히 있었고. 문화예술경영학과에 다니면서 들었던 수업들이 도움이 되는 부분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 장점이자 단점인데 다방면으로 여러 가지를 배우잖아요. 물론 누군가 느끼기에는 얕게 배우는 거지만 또 어떤 면에서 보면 그 정도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든 적용하기가 편한 것 같더라고요. 그냥 단순하게 이벤트를 진행한다 했을 때도 '이 이벤트는 이렇게 쓰는 게 맞지 않을까요.'하고 얘기를 하거나 아니면 이벤트 끝나고 사후 관리할 때 엑셀로 정리한다던지. 그런 스케일적인 걸 확실히 제가 예술경영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또 다방면의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해 얕은 지식을 배웠기 때문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 이해 수업이라든지 무용 수업이라든지 연기과 수업이라든지 들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파랑  특별히 좋았던 융합 전공 수업이 있으셨나요?

연주  사실 완전 사심으로 김수정 교수님. 제가 신세계에 워낙 너무 팬이었어 가지고 김수정 교수님 수업을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저는 그 외에는 무용 수업이 좋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는 살면서 무용을 직접 해볼 생각을 사실 안 하고 살잖아요. 근데 이렇게 몸을 움직여보니까 배우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더 잘 보게 되고 하는 것 같아요.

2. 문예경 재학시절 진로와 관련해서 가장 크게 고민하던 부분이 있다면?

연주  처음에 제일 헷갈리던 건 그랬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러면 프로듀서가 되는 게 맞나? 아니면 작가? 근데 프로듀서도 뭔가 완벽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때는 또 뮤지컬만 생각을 해서 그러면 연출가가 돼야 되나. 근데 연출가도 프로듀서의 영향을, 팀과 회사의 영향을 받을텐데. 작가도 그렇고. 내가 내 이야기를 하려면 어떤 걸 해야 하지 했을 때의 고민이 컸던 것 같고 그게 연극이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는 부정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돈이 안 될 것 같으니까🥲 '아니야. 난 연극은 아니고' 이러면서 스스로 뮤지컬까지만 하는 걸로 하자 생각했는데 마음이 마음 같지가 않더라고요. 결국 또 그렇게 연극을 하게 됐는데. 저는 특히 2학년 끝내고 휴학을 했을 때 거의 확정 지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제 진로를 연출을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어서. 그래서 사실 그렇게 길게 고민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파랑  저희 재학생 인터뷰도 그렇고 주변을 보면 아직까지도 진로를 정확히 잘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진로 엄청 빨리 정하신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3.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주  저는 수업을 열심히 들어놔서 학점은 사실 상관이 없을 것 같고... 재미있는 수업 많았는데 조금 더 이것저것 들어봤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냥 학교에 대해서 좀 많이 그리웠던 것들. 수업도 있었고 그냥 전체적으로 빨리 마음 잡고. 그러니까 저희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사실 학벌 학점 이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대학원 갈 때는 다르지만 어쨌든 조연출 일만 따졌으면 그러니까 일을 더 일찍 시작을 했어도 될 것 같고. 학교 수업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들어놓으면 나중에 해 될 게 아무것도 없다 교양 수업이더라도. 이런 얘기?

4. 예술과 함께 살아가는 삶, 괜찮을까요? 예술과 함께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연주  제가 이런 말을 하기에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없긴 한데.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려고 하고 그런 사람으로서 그냥 이 예술, 특히 창작 작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싶은 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가 고흐거든요. 고흐가 '항상 인생은 고통이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정확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보면서 이게 예술을 하는 사람들한테 어쩌면 숙명적인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돈도 포기하고 시간도 포기해가면서 일을 하는데 그게 사실은 완전히 행복한 건 아니고, 창작의 고통이라는 게 진짜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힘든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게 좀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고요. 저의 경험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왜 100% 행복하지 못하지?라고 하면 사실 못 버티는 거고 100% 행복할 수가 없는 직업이니까. 예술이라는 게, 창작이란 게 이렇게 힘든 거지 하면서 버티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어떨 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위로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혹시라도 저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걸 통해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마무리 : ‘나’와 문화예술

1. 예술경영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연주  사실 제가 입시할 때는 연영과가 있는 대학을 위주로 썼어요. 그때 제가 문화 콘텐츠 마케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문콘이 있는데, 연영과가 있는 학교를 가서 복수 전공을 하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때 만약에 내가 그렇게 해서 복수 전공을 했으면 어땠을까.
만약에 제가 연영과를 갔다면 지금만큼 재밌게 임하는 방식도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 같기도 하고, 예술경영을 전공하지 않았으면 전시에 대한 이해도도 많이 높지 않았을 거고 무용이나 보컬 같은 거에 대한 이해도도 많이 좀 없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없었으면 미적 감각 같은 게 덜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예술경영 전공하지 않았어도 이쪽 일을 하고 있을 것 같긴 한데 뭔가 이렇게 좀 잘 계산적으로 기획에 맞춰서 하는 일은 잘 못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2. 나에게 문화예술이란?

연주  저는 그냥 진짜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서 떼어놓을 수 없는 키워드였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소설을 좋아했고, 영화도 잠깐 좋아했고, 공연을 이제 좋아하고. 공연 말고도 점점 넓어지는 그 문화예술을 또 대학교 와서는 전시도 좋아졌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제가 그리고 그런 어디 회원가입 할 때 관심 있는 키워드 두르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거 할 때 항상 문화예술 집어넣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항상 같이 있는 키워드고 그 키워드가 저의 경험이나 이런 거에 따라서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3. 파랑대담 해당 챕터에 대한 소회

연주  일단 진짜 진짜 제가 너무 이런 걸 원하고 있었어서 지금 사실 연극을 저희 학과 학생들 중에 누가 연극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다들 졸업한 친구들 뭐 하는지도 모르겠고 해가지고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했는데 어제 엊그제 질문지 받아봤을 때부터 되게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또 오늘 질문 받으면서 대답할 때도 되게 학생들한테 좀 많이 도움이 될 질문들을 준비해 주신 것 같아가지고 근데 다만 제가 너무 어버버 많은 이야기를 해서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도 조금 저의 상황에 대해서 정리를 하고 또 이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으니까 미래에 대한 생각도 있고 또 학교 얘기를 하면서 내가 학교 다닐 때 제가 14 학번이라 사실 그 졸업한 지 8년이 그러니까 입학한 지 한 8년이 됐으니까 그래서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어땠더라.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드네요.

추가 질문💡

파랑  문화예술도 그렇고 특히 연극 분야는 예술을 업으로 삼는다고 하면서 따라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경제적인 부담이 항상 따라오잖아요. 뭐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걸로 잘 살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이런 생각이 항상 드는데 연주님도 여기에 대해서 크게 공감을 하신 것 같았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직도 고민을 하고 계시는 중인지 아니면 나름의 해결책을 찾으신 상태인지 궁금합니다.

연주  사실은 원래 연극을 하면서도 하우스 어셔나 하우스 매니저로 알바를 많이 했었어요. 근데 사실 제가 갑상선암 때문에 몸이 좀 안 좋아져서 알바를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다행히 지금은 부모님께서 몸이 상하니까 투잡은 하지 말라고 약간의 지원을 해주시는 상태에요. 그렇게 연극을 하고 부족한 지출은 지원을 받고 있어요. 돈에 대해서 항상 많이 생각을 하는데 되게 속물적이어서 이게 실려도 되는 모르겠지만...
몇 년 전에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어요. 연극 연출가를 하는 학생들의 최종 꿈은 결국 교수가 되는 거다. 저도 사실은 갔다 와서 시간 강사를 한다든지 어쨌든 더 다양한 길이 열리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대학원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있거든요. 물론 예전에 나온 문제 의식대로 연출하는 사람들이 다 강사가 되려고 하면 안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제일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저는 사실 그런 쪽으로도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게 제일 일에 지장을 안 받으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방향인 것 같아서. 완전 속물적인 것 같긴 하지만.

파랑  감사합니다. 사실 속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사실 문화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불확실성이나 돈에 대한 문제를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 연주님의 생각을 듣고 싶었거든요. 문화예술을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항상 거기에 대한 대비책이라든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울타리를 쳐야할지 생각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주  맞아요. 저는 제 강점이 될 만한 게 글쓰기라고 생각해서 브런치 작가를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고,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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