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치님처럼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코칭을 하고 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저도 코치님처럼 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러면 제가 다시 여쭤봅니다.
👩 봄코치 : 저와의 대화에서 어떤 부분을 배우고 싶으신가요? 어떤 대화 방법이 가장 도움이 되셨나요?
👨 리더 :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신 게 가장 좋았어요.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으셔서, 저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얘기를 해도 괜찮을까 고민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충분히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계속 얘기하면서 뭔가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이었어요.
👩 봄코치 : 저처럼 말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금 말씀하신 건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에 관한 것들이네요😊
👨 리더 : 그렇네요. 뭔가 많이 가르쳐주셨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충분히 들어주신 게 가장 효과적이었네요!
위 대화에서처럼 코칭을 하고 나면 고객들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 것은 의외로 '잘 들어주기'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서 한 시간 이상을 정성스럽게 들어준 경험이 있었나 싶다구요.
Great Leaders are great listeners.
실내 사이클링 및 스피닝 운동 수업을 제공하는 Equinox Group 소유의 피트니스 회사로 유명한 <Soul Cycle>의 전 CEO Melanie Whelan은 '탁월한 리더는 탁월한 경청자'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많이 질문하고 '정말 진심으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까지 깊이 들어가서 모든 것을 다 알기 전까지는 솔루션을 줄 수 없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들어야 할까요?
☝ 어떻게 들어야 할까?
듣는 방법은 크게 2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몸으로 듣기'와 '내면으로 듣기' 인데요, 몸으로 듣는다고 표현한 것은 경청의 태도와 자세를 의미합니다. [코칭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잘 듣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하십니다. 이처럼 '몸으로 듣기'는 어쩌면 우리가 다 알고 있고 당연해 보이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 끝까지 듣기(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지 않기)
-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돌려서 마주 보고 듣기
- 눈 마주치며 듣기
- 끄덕이거나 맞장구 치며 듣고 있음을 표현하기
- 요약하며 듣고 확인하기
- 침묵을 활용하기
등 입니다. 어때요? 참 쉽죠? 😄 하지만 의외로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어려워합니다. 특히, 리더의 입장이라면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이 '끝까지 듣기'인 듯 합니다. 첫 마디만 들어도 이게 맞는지 아닌지 답이 떠오르고 해 줄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피어오르다 보니 끝까지 듣고 있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십니다. 반면, 나도 모르게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돌려서 듣기' 입니다. 업무 중간에, 바쁜 와중에 말을 걸어오면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기 어렵거나 하던 일을 중단하지 못한 채로 듣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저도 특히 설거지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 아이들이 말을 걸어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돌리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경청할 때 이것 만은 제발!
특히 경청의 태도에서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잘 듣고자 하는 의도로 상대방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려다 보니, 오히려 눈을 마주치지 않고 깨알같이 받아 적거나 노트북에 타이핑을 하면서 듣는 경우입니다. 만약 리더가 이렇게 듣는 다면,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뭘 그렇게 적으시는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평가받거나 취조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혹은 1:1 면담 장면에서 자료를 보면서 대화하기 위해, 그리고 기록을 위해서 리더가 노트북을 펼치고 대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대방은 나의 이야기를 리더가 잘 경청하고 있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리더가 그나마 잘 들어주기라도 한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대화의 지분을 리더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보니 어떤 팀원들은 모두 면담하러 들어갔다가 팀장님의 노트북 커버의 붙어 있던 스티커만 실컷 보다 나와서 그림과 숫자, 개수만 몽땅 외우고 나왔다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기곤 합니다😅
[내면으로 듣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단하지 않기'입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만의 필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형성된 기준, 사회적 편견, 선입견 등등이 작동하다 보니 상대방의 말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면서 듣거나 맞다/틀리다 를 평가하면서 듣게 되는 경향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올라오는 '나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그러면 온전히 듣지 못하고 오해하거나 잘못 이해하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전혀 다르게 파악하게 되기도 합니다. '판단하지 않고 듣기'가 물론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처음 코칭 대화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이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더더욱 의식적인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고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호기심을 발휘해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무엇을 들어야 할까?
그렇다면 무엇을 들어야 할까요? 그냥 들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상대방으로부터 경청할 수 있는 것들은 의외로 다양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커뮤니케이션 및 감정행동의 연구로 유명한 Albert Mehrabian(메라비언)은 그의 연구에서, 언어적 메세지(7%) 뿐 아니라 음성 톤, 어조(38%),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55%)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 제스처, 어조, 에너지, 감정적 기류 등을 감지하고 듣고 해석합니다. 이것을 좀더 정리하면 크게 3가지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Fact(사실), Emotion(감정), Needs(욕구, 의도)
특히 우리는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듣는다고 믿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Fact라고 믿는 것들에는 사실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해석이 혼재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믿고 있는 Fact에 기인해서 듣는다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확률이 높으므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Fact는 무엇인지, 내가 모르고 있는 맥락은 없는지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호기심을 발휘해, 판단하지 않고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Emtion(감정)을 듣는 것은 중요하지만 많은 분들이 어려워합니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을 불편해 하기도 합니다. 이는 '감정적인 것'과 '감정을 잘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을 혼돈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조직에서 경험한 '감정'들은 대부분 '감정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성적으로 일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감정에 대해서는 터부시해 온 경향이 있다보니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감정을 배제하고 일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화에서 감정도 잘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는 누구나 감정의 센서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노력하면 가능합니다. 다만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아서 무뎌져 있거나 익숙하지 않을 뿐입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그것을 알아주는 것이 바로 '공감하기'입니다. 공감은 거창한 표현이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내가 '알고 있다(I know it)'는 것을 적절히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부글부글 끓고 있던 감정의 에너지는 살며시 사라지고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깁니다.
Needs(욕구, 의도)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이것을 듣고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상대방의 욕구와 의도가 무엇이었을지 상대방에 입장에서 경청하고 알게 된다면, 인간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커지고 더 이상 갈등의 적이 아니라, 같은 것을 원하고 같은 방향을 추구하는 '한 편'으로서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나의 FEN을 잘 경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하면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가장 먼저 경청해 주어야 하는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일 겁니다. 나의 Fact, Emotion, Needs를 밸런스 있게 듣고 상대방의 FEN도 잘 들으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참고 : FEN™ 모델(박정영,2010, <3Cs I Basic)
👂 Listen 대신 Receive
세계적인 코칭의 대가 Marcia Reynolds 박사의 책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라(Coach the Person, not the problem)>에서는 Listen과 Receive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그의 강연에서는 'receive'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레이놀즈 박사는 책에서 이 두 가지 개념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Listening의 숨은 의도는 나의 욕구를 충족할 정보를 모으는 것으로써 아래의 목적으로 듣는 것입니다.
-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 대답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상대방의 이야기를 최소한의 시간만큼은 들어주는 것이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해야하기 때문에 듣는 것)
반면 Receiving은 상대방의 말, 표정, 감정을 경험의 요소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상대방과 연결되기 위해
- 상대방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자신의 시각과 다를 때에도 공감 능력을 확장한다)
- 상대방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 함께 탐험하고 배우며 성장하기 위해 (호기심을 가지고 듣는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분석을 중단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판단을 덧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은 귀 기울여 준다는 느낌과 가치 있게 여겨준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더불어 그가 책에서 소개한 '더 잘 경청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인 RASA도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경청 공식은, 영국의 작가이자 스피치 코치, 음향 전문가로서, 커뮤니케이션 및 음향의 영향력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줄리안 트레저(Julian Treasure)가 TED 강연에서 소개한 방법입니다.
- Receive: 상대방의 말을 받아들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
- Appreciate: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
- Summarize: 이해한 내용을 요약하여 상대방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
- Ask: 질문을 통해 더 깊이 듣고 이해하려는 것.
(출처 : <5 Ways to Listen Better>, Julian Treasure, TED Global, 2011)
🎁 나에게 말을 거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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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
코칭을 하면서 듣는 방법부터 말하는 방법까지 정말 새롭고 유용한 스킬들을 많이 배우면서 점점 현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리쓰닝 대신 리씨브를 하라, 자주 읽어보고 습관화 해봐야겠어요!
봄코치의 코칭노트
오랜만이네요, 스타터님!! :) 현자 라니....!! 꾸준히 성장하는 스타터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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