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으로 가장 많이 하는 피드백 Top5
코칭을 처음 배우고 난 후 필요에 의해서, 혹은 이 대화방법에 매료되어 좀더 전문적으로 코칭을 배우고자 하시는 많은 분들이 [전문코치 자격] 시험에 도전하십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코치로 활동할 생각이 없더라도 첫번째 코칭자격인 (사)한국코치협회의 KAC(Korea Associate Coach)자격에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칭은 매우 practical한 영역이기 때문에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20시간의 전문코치 인증 프로그램 교육을 수료했다 하더라도 이후에 이를 체화하고 코칭의 근육을 기르는 트레이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결코 우리는 코칭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자격 시험 준비를 통해 강제적으로라도(?) 코칭 워크숍에서 배운 것을 체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음 주인 7월 첫 주말에는 (사)한국코치협회의 실기 시험이 예정돼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분들이 실기시험 합격을 위해 연습을 하고 계시는데요, 10년 가까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또한 많은 분들이 코칭을 체화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트레이닝해 오면서 공통적으로 자주 언급하게 되는 피드백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특히 [코치 더 코치]라는 방식은 코칭 트레이닝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식인데, 코칭하는 장면을 상위 자격의 코치가 관찰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는 것입니다. (코칭씬에서는 보통 '코더코'로 줄여서 부르곤 합니다.)
1. 습관적인 닫힌 질문
코칭대화는 질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배운 분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칭=질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코칭은 질문 스킬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질문 역량이 전문코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국제코칭연맹(ICF)에서는 몇 년 전, 기존 11개의 코칭 핵심역량을 재편해 8개의 [코칭핵심역량 모델]로 발표했습니다. 이 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질문 역량'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6. Powerful Questioning'이 별도 역량으로 제시되었으나 새로운 역량 모델에는 '6. Listens Actively'라는 문항으로 경청 역량은 별도로 제시하지만 질문 역량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7. Evokes Awareness' 역량의 세부 항목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질문 역량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존에 지나지게 '코칭=질문'으로 인식하고 질문 역량에만 몰두하는 경향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질문하기가 코칭 대화의 가장 기본이자 바탕이 되기 때문에 별도 역량이 아니라 base의 개념으로 재편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코칭 질문 역량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은 '열린 질문'이기 때문에 코칭 인증프로그램에서는 '열린 질문'에 체화하기 위한 훈련이 별도 모듈로 포함됩니다.
우리는 개념적으로는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에 대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잘 사용하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실제 심사를 하거나 코치 더 코치(이하 '코더코')를 할 때에도 자신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닫힌 질문을 하는 경우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는 '닫힌 질문의 달인'입니다. 조금만 의식해서 관찰해 보면 자연스럽게 닫힌 질문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코칭 교육에서는 이것을 열린 질문의 근육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과제인데, 그 과도기에서 여전히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게 닫힌 질문을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닫힌 질문을 사용하는 경향성 중에는 '지나치게 친절하게 질문하려는 마음'이 반영된 경우도 있습니다. '~의 의미는 무엇인가요?'라고 할 수 있는 질문을 '~의 의미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라고 청유형의 닫힌 질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화 중 한 두 번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나치게 청유형으로만 질문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내가 여전히 습관적으로 닫힌 질문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나치게 친절하게 말하느라 청유형으로만 질문하고 있지는 않은지 녹음해서 들어보고 점검해 보길 추천합니다.
2. 장황하게 질문하기
코칭에서의 간단명료한 언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질문이 길어지면 질문의 핵심이 흐려지거나 고객에게로 향해 있던 호기심의 안테나가 코치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오면서 '코치가 하는 질문'에 코치의 신념, 의도, 편견 등이 묻어 나올 확률이 높아져서 중립성을 잃기 쉽습니다.
장황하게 질문하는 패턴은 크게 2가지 입니다.
1) 고객이 앞에서 한 말을 요약하고 질문하기 패턴
이 경우는 경청한 것을 잘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일 수도 있고, 다음 질문을 생각해 내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경우도 많습니다. 저의 경험상 대부분 후자의 목적이었던 것이 패턴화된 경우입니다.
2) 자신의 질문에 대해 부연 설명하기 패턴
이 경우는 자신의 질문을 고객이 잘 이해하지 못할까 봐, 혹은 자신조차 무슨 질문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 자신의 질문에 고객이 머뭇거리거나 바로 대답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반응을 보일 때 '혹시 내가 질문을 잘못한 걸까?' 라는 불안감으로 자신이 한 질문에 부연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5월 말에 방한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주목하라(Coach the Person, not the Problem>의 원저자 Reynolds 박사의 강연에서도 참석자들의 질문 시간이 있었는데요, 참석자의 질문이 길어지자 Reynolds 박사는 단호하게 질문을 중단시키고 "제발 질문을 해주세요. 설명 말고요. 질문만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간단명료한 언어는 코치의 강력한 능력입니다. 때로는 간단명료한 질문이 훨씬 더 강력합니다. 불필요하게 질문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객의 말을 반복해서 요약하고 질문하는 패턴이 습관화 돼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합니다.
3. 공감/인정하기의 부재
코칭을 처음 배울 때에는 신경 써야 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열린 질문도 해야 하지, 대화모델도 신경 써야 하지 등등이요. 그러다 보니 프로세스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중요하다고 알고는 있지만 평상시에도 하기 쉽지 않은 '공감/인정하기'가 빠진 건조한 대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한국코치협회의 인증코치 심사 기준에는 '공감/인정하기'와 관련해 20가지 항목 중 2가지나 되는 항목이 있습니다. '9. 공감 : 고객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하며, 이해한 것을 고객에게 표현하였다.'로 별도 항목이 제시돼 있고, '9. 신뢰감와 안전감 : 고객에게 긍정반응, 인정, 칭찬, 지지, 격려, 신뢰 등의 언어를 사용하였다.' 로 세부 항목으로 설명하고 있을 만큼 공감과 인정의 표현은 중요하지만 코칭에서 뿐만 아니라 평상시의 대화에서도 우리가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공감과 인정의 표현은 '4. 전체 세션 운영의 유연성' 항목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마치 코칭하는 기계처럼 질문-답변-질문-답변으로만 이어진다면 어색할 수 밖에 없겠죠. 신경 쓸 것이 많고 익숙하지 않은 대화를 수련하는 과정이지만 skill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해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공감과 인정의 표현을 챙기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이는 꼭 코칭대화에서 뿐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공감과 인정의 센서를 섬세하게 켜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참고! (사)한국코치협회 인증시험 심사기준
4. Parroting
고객이 한 말을 의미 없이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parroting도 자주 발견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 '아, ~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시는 군요.'
'~라는 생각을 했어요.' / '아, ~라는 생각을 하셨군요.'
'~ 에 대해서 화가 났어요.' / '~에 대해서 화가 나셨군요.'
등 입니다. 고객의 말을 요약하는 것과 parroting은 다릅니다. 요약하기는 '말의 요점을 잡아서 간추리거나 중요한 내용을 엮어서 구성하는 것'으로써 적절한 요약하기는 고객의 생각을 명료하게 해 주고 새로운 발견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요약하기는 크게 summarizing과 paraphrasing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summarizing은 양적으로 줄여서 핵심 포인트를 짧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며, paraphrasing은 환언하는 것으로써 엄밀히 말하면 고객이 사용한 단어는 아니지만 상대방의 말의 핵심을 잘 짚어내고 적절한 언어로 재표현해 정리하는 것입니다.
혹시 내가 습관적으로 고객의 말을 따라하는 것을 요약하는 것으로 혼돈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5. '그러면~'으로 질문 시작하기/반복적인 어벽
코더코를 하다 보면 '그러면 ~~~나요?', '그러면 ~~~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그러면 ~~~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등등 '그러면~'으로 질문을 시작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질문 앞에 '그러면'을 붙여 질문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질문만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에겐 익숙한 방법이 아니다 보니 좀더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나가기 위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어벽은 코칭대화를 더욱 부자연스럽게 만들고 방해하므로 고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러면'으로 시작하는 질문은 장면을 전환시켜서 연속질문을 통해 깊이 있게 탐색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 외에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반복적인 어벽은 없는지 점검하고 덜어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심사를 하거나 코더코를 진행할 때 많이 관찰할 수 있는 어벽으로는 고객의 말 끝마다 '좋습니다/좋아요' 라고 말하는 것, '그렇군요'를 습관적으로 매번 사용하는 것, 의미 없이 '네네~'를 반복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녹음을 해서 자신의 코칭대화 장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의미 없이 반복하거나 귀에 거슬리는 어벽이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봅시다!
👍 나의 코칭대화를 점검해 볼 수 있는 Tips!
자신의 코칭대화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은 좋은 수련 방법 중 하나입니다. 저도 여전히 종종 저의 코칭을 녹음해서 들어보면서 셀프 피드백 하곤 합니다.(물론 윤리적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에게 녹음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녹음된 코칭대화를 듣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 왜 저기서 저런 질문을 했나, 과거의 나의 입을 틀어막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견뎌내야 성장합니다😭
녹음한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면 녹음 내용을 문서화해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녹음 파일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문서화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쉽게 대화 스크립트를 만들어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음성을 텍스트로 자동변환해 주는 CLOVA note입니다. 특히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코치와 고객의 대화 점유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코칭에서는 보통 코치와 고객의 대화 점유의 이상적인 비율을 2:8 정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간단명료한 언어가 중요한 지 새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렇게 문서화한 후 셀프 피드백 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아래와 같은 방식도 참고해 보세요:)
1) 녹음을 들으면서 스크립트 함께 읽기
2) 중요 키워드, 주제 합의, 목표, 중요한 부분, 아쉬운 부분 등을 메모하며 듣기
3) 코칭할 때는 안 들렸지만 다시 들으니 새롭게 들리는 것들이 있다면 하이라이트/메모하기
4) 다시 한다면 어떻게 달리해보고 싶은지 작성하기(재구조화)
5) 셀프 피드백 요약으로 기록해 두기
이러한 자료를 혼자서 복기하면서 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때로는 상위 자격의 멘토코치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도 추천합니다😊
✔ CLOVA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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