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칭은 한국어로 된 외국어와 같다.
"코치님, 어떻게 하면 코칭대화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요?"
종종 코칭을 배우신 리더분들이 질문해 오십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코칭은 결코 자연스러운 대화가 아닙니다." 라고 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코칭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대화 방식이고 일상의 대화와는 다르게 구조가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vol.18] 리더님! 이럴 땐 코칭하지 마세요! 에서 언급한 것처럼, 코칭을 업무나 일상 대화에서 은근슬쩍 섞어서 사용하는 [비공식적인 코칭]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트레이닝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구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코칭을 한국어로 된 외국어에 비유하곤 합니다. 분명 한글로 쓰여져 있지만 평상시에는 들어보지 못한 낯선 질문들로 가득해서 마치 외국어를 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읽고 말하는 것이 매우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더구나 상대방의 말을 듣고 즉시 다음 질문을 생각해 내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처음 외국어를 배워서 말할 때처럼 뭐라고 말해야 할지(질문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지거나 더듬더듬 말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처음 외국어를 배울 때를 떠올려 볼까요? 영어를 예로 들어본다면, 하고 싶은 말이 한국어로 먼저 떠오르면 머릿속에서 영어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친 후 더듬더듬 입 밖으로 꺼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 지면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고 바로바로 유창하게 말하는 수준이 됩니다. 이 수준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외국어를 익히기 위해 어떻게 연습하나요? 많이 듣고 많이 말합니다. 코칭을 처음 배울 때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는 코칭 대화를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절대적인 실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스킬만 배운다고 해서 가능하지 않습니다. 언어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내면, 사고 체계, 패러다임 등이 묻어나고 표현되는 것이므로 생각하는 방식과 방향의 전환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코칭에서는 그것이 코칭철학과 호기심의 방향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연구가 있어서 가지고 왔는데요! 예전에 우연히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출처를 알 수 없어 Chat-GPT에게 물어봐 전문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외국어를 원어민처럼 생각하고 구사하기까지 그것을 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의 수준을 연구한 자료인데요, 전문코치의 관점에서 아주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영어를 기준으로, 이와 밀접한 카테고리(I)의 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익히는 데에는 대략 575시간~600시간, 유사한 카테고리(II~III)의 언어는 750시간~900시간, 영어와 언어적, 문화적 차이가 있는 언어 카테고리(IV)는 1100시간,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원어민에게 매우 어려운 언어 카테고리(V)는 2200시간 이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국제코칭연맹(ICF)과 (사)한국코치협회가 제시하는 단계별 자격이 요구하는 최소 코칭실습시간과 유사한 점에서 제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코칭은 단순히 질문하고 경청하는 대화가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대화의 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대화를 구사하는 것입니다.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요! 즉,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 체계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이 아티클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언어의 구조, 언어를 만든 문화와 그 언어가 만든 문화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코칭에서 비유한다면 인간을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자신만의 해답을 가진, creative하고 resourceful한 존재로 보는 코칭철학과 상대방(코치 대상자, 코칭 고객)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원어민 수준으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구사하려면 위의 연구에서 말하는 일정 정도 이상 시간만큼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코칭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technical skill보다 언어나 리더십과 같은 soft skill의 개발과 변화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러니 코칭도 마치 외국어를 익히듯 practice가 필요하고, 원어민 수준으로 하기 위해서는(즉, 코칭 대화를 일상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이상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용기와 동기, 코칭 대화가 가능한 환경 만들기
하지만 안타까운 현실은, 코칭역량이 리더들에게 점점 더 중요한 역량이나 skill-set으로 인식되어지고 있지만 리더들이 이것을 충분히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없거나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교유기 없거나 최소한의 교육만으로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리더들은 아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질문 스킬과 경청 스킬을 배우면 코칭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짧은 강의만을 제공한 채로 코칭을 하라고 하면 리더들은 두렵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대방의 반응에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결국 금방 코칭대화 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전의 대화 방식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리더가 정말 코칭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잘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거나, 리더의 입장에서는 이런 환경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의식적인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의 핵심은 '용기와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몇 가지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전문코칭교육 : 특강, 짧은 시간의 워크숍 형식만으로는 코칭대화 역량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경험상 실제로 코칭 인증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리더들의 만족도가 일반 코칭리더십의 짧은 워크숍보다 훨씬 높았고 용기와 동기를 얻어가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리더들 역시 이런 기회를 만들거나, 기회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Follow up session 제공 : 코칭 교육 이후에 실제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고 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세션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1 혹은 그룹 코치 더 코치(상위 자격의 코치가 코칭 장면을 관찰하고 피드백 주는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코칭 공부를 함께 한 Learning mate 들과 지속적인 실습 및 피드백의 시간을 가지며 점검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코칭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개발 혹은 제공 : 공식적으로 리더들이 지속적으로 코칭할 수 있도록 사내코치, 코치형 멘토 등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식적인 코칭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사내 코칭 플랫폼을 개발해 리더들을 사내코치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거나, 구성원들이 코칭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매칭해 주는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회와 경험이 리더들의 코칭대화 역량으로 이어지면서 업무 현장의 코칭대화 역량도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팀 단위 코칭 교육(구성원 코칭교육) : 코칭은 코칭 대상자가 주도적일 때 효과적입니다. 코칭이 어떤 대화이고 무엇을 위한 대화인지, 그 대화에서 코칭 받는 사람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인식하고 있을 때 효과적입니다. 그러므로 리더 뿐 아니라, 구성원들 역시 코칭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코칭의 성과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만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에게도 코칭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코칭에 대한 홍보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특히 팀 단위로 팀리더와 팀 구성원이 함께 참여해 코칭 교육을 받고 연습할 때 가장 빠르게 팀 문화로 자리 잡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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