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옛날과는 확연히 다른 가족의 형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혼이나 동거, 무자녀 딩크족 등 말이다. 이전과 같은 평범한 가족형태는 아니라,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에 대한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발견한 책이 리디셀렉트에서 발행한 '내가 선택한 가족입니다.'이다.
총 5명의 작가가 모여, 짧은 에세이를 묶었다. 비혼으로 두 딸을 입양한 사람, 아이들에게도 어른 대접을 하는 새로운 문화의 가족, 40대 후반의 비혼여성, 동거만 고집하는 사람, 여러 명이 함께 살 수 있는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며 함께 사는 호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의 남녀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기르는 가족과는 확연히 다를 형태의 가족이다. 그들의 삶을 솔직하게 담았다.
하지만, 이 단편집은 종이책으로 출간되진 않았고 리디셀렉트에서만 읽을 수 있다. 처음 가입하면 첫 달은 무료이니 한 번쯤 구독해 보는걸 추천해 본다. 다양함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는 바이다.
▷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 (백지선)
비혼 여성 혼자 아이 둘을 입양하여 가족을 꾸렸다. 어떻게 입양을 결정했으며, 혼자 두 딸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담았다. 남편이 없으니 평생 아버지 뒷바라지만 한 엄마와도 가까워진 것 같다. 당당하게 두 딸을 키워가는 한 명의 엄빠로서, 그녀의 관점과 가치관, 생각을 담았다. '입양'이라고 하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생소하기만 한데, 저자는 스스로 터득하고 배워간 방법을 알려준다.
▷ 제멋대로 느슨한, 우리집 가족 설명서 (박혜윤)
평범한 4인 가족 같지만, 어쩐지 평범하지 않다.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넓은 숲과 실개천 근처 이동식 주택에서 두 딸, 남편과 넷이 살고 있다. 온 가족이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워 먹으며, 된장과 간장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아이지만 자유와 독립성을 길러주고, 한 명의 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자유롭다. 모두가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건 기본이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21세기 최첨단 가족이다.
▷ 맞춤식 1인 가구, 나는 내 집의 가장입니다 (신예희)
혼자 사는 40대 비혼 여성의 이야기이다. 40대 후반, 1인 가구, 무자녀, 비혼 여성, 재택근무가 잦은 프리랜서. 이 단어들이 그녀의 키워드이다. 30평대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코로나로 강제 절약된 여행비로 집을 꾸며본다. 한껏 그녀의 취향대로. 곧 50대, 갱년기가 올 현실을 걱정해 보지만, 잠시뿐이다.
▷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정만춘)
4명과 동거를 해본 썰을 담았다. 스스로 동거연대기라 제목을 짓고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금 함께 살고있는 사람과는 그렇게 잘 맞아 4년째 같이 살고있지만, 둘다 결혼할 생각이 없어 평화롭게 지내는 중이다.
▷ 결혼은 싫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어 (김얀)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며, 호스트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규칙은 없다. 필자도 캐나다 쉐어하우스에서 지낸 적이 있는데, 돈이 없어 거실에서 커튼을 치고 살았지만,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언젠가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유효한 생각이라 더 반가웠던 이야기.
- 매달 1일, 글쓴이 북씨
동물을 좋아해서 축산을 전공했지만, 도축일을 합니다. 본업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 괴리감을 느껴 딴짓만 하던 도중 독서라는 강력한 취미가 생겼습니다. 감성에세이 빼고 잡식독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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