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이 책은
한번 펼쳐보고 싶었을까요?
광고로 활용된 책속의 문장인데요.
함께 읽어보시겠어요?
두고 보세요. 다 잘될 겁니다. 씩씩하게 계세요.
곧 좋은 미래가 찾아올 겁니다.
이렇게만 말해주고 싶은데
인생은 바라던 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대신, 당신은 전보다 나은 사람이 될 겁니다.p. 9
맞아요.
이 책은 마냥 낭만적이지 않고
무책임한 희망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이미 알잖아요.
그래서 어쩌면 뻔한 감성 에세이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처절한 바닥을 필요 이상 보여주며
‘연민’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감정이 과잉되지 않은 문장이라면,
스스로 힘을 낼 문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당신은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시간도 이미 견뎠고
다가올 시련도 어떻게든 견뎌낼 것이다.p.141
이제 3월이니 새해 버프는 어느 정도 꺼진 시점입니다.
- 기대와 달리 난관에 부딪힌 분도
- 새롭게 시작된 예상치 못한‘어떤’ 상황과 마주한 분도
아마도 계실 겁니다.
<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힘이었다>는
일상과 그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다정하게 묻고 말하는
편지 같은 글이더라고요.
저자, 신하영 작가는 요즘 인기서적을 자주 펴내는
출판사 ‘딥앤와이드’ 대표이기도 합니다.
신하영 에세이의 매력은
일상의 파릇한 낭만을 잃지 않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잃어버린 궤도를 가장 찾기 쉬운 방법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중략)
하나라도 나를 위한 일을 하면
우울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p. 30
인생은 맞출 수 없는 퍼즐 같은 것이라
늘 결핍이 있기 마련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미완성의 미학을 부정한다면 곳곳에 뚫린 구멍만 보고 살아갈 것이다.p.217
비보잉을 하던 학생이 어느날,
갑자기 작가를 하겠다고
선언하던 날을 회상하기도 하고,
모두의 비웃음을 뒤로 한 채
선택할 길을 가는 작가의 지난날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도
놓고 싶지 않았던 꿈,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영화처럼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무력한 일상도 있습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됩니다.
‘기적’을 일어나지 않아도
삶이 이어진다면 상황은 어느새 달라짐을
작가는 책을 통해 보여줍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한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이 적절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골라봤습니다.
조용히 사색하듯 또 낭만에 젖은 채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럼, 나도 다시 해볼까,’ 은근한 기운이 솟을 거라 저는 생각하니까요.
쌓여가는 맛이 이런 것일까?
계절처럼 시련은 다시 나를 찾아오겠지만,
나는 더 자랐고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촘촘하면 단단해진다. 그것이 지금 내 인생이다.p.235
매월 1일은, 천유
글로 버스킹 중. 대기업, 방송국, 신문사, 각종 지자체 등 크고 작은 곳에서 에세이, 서평, 독후감, 단편으로 상을 받았다. 가장 위에도, 가장 아래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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