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봄입니다.
나른한 봄날,
졸린 눈을 크게 뜨기 위해 무얼 하시나요?
저는 뭔가를 먹습니다.
잠투정을 먹는 걸로 한다고 할 정도로
눈을 감은 채 뭔가를 먹는 걸 좋아합니다.
오늘 전해드릴 책은
‘책와 이음’에서
올해 1월 31일에 펴낸
음식에세이 <0칼로리의 날들>입니다.
※ 음식에세이는
음식레시피 등이 메인되는 책이라기 보단,
음식을 중심에 둔 사람 이야기가 많습니다.
솔직히 맛있는게 죄는 아니지.
맛있다는 이유로 다이어터에게 외면받고
D의 미움을 산 빵에게 죄를 물을 수 없었다.
부족한 나를 만나 피가 되고
살이 (많이) 된 빵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p.55
작가는 서문에서
원래는 다이어트 성공기를 펴내고 싶었노라 고백합니다.
하지만 치팅, 치팅, 치팅만이 파이팅이 넘치며
본래 목적은 요원해졌다고 하네요.
대신 책에 음식으로 기억될
일상의 깊은 순간,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책은 총 3부로 되어있고
각 6개, 6개, 8개
모두 20개 스토리가 실려 있습니다.
그가 음식을 보는 시선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유쾌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S는 다이어트가 끝나지 않았으니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겠다며
튀김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그 포크질은 마치
쌍쌍바를 가르는 손길처럼 조심스러우면서도
내키지 않는 듯 힘만 잔뜩 들어가 있었다. (중략)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부탁했다.
“그래도 닭다리한테는 그러지 말자!”p.77
하지만 2부, 3부에선
조금 다른 분위기의 글도 있는데요.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며
무엇과 맞서야 하는지 모르는 채
총을 받아 든 어설픈 학도병처럼
사인펜을 쥐는 법을 연습했고,
실체를 모르는 막연한 그날을 상상하며 타이머를 켰다.p.99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삶의 애환, 서글픔.
이로 인한 마음의 공백이
음식으로 따뜻하게 채워짐을 느낍니다.
어쩌면 할머니가 노상 강조하던
‘밥 한숟가락’은 세상을 미워하지 않으려는
당신의 의지였을지도 모른다.p.154
끝없는 공감과 위로,
작가는 가벼운 음식을 소재로 독자의 마음을 열고,
밥 한 술 떠먹이듯
몇 그램의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영칼로리가 아니라 풀칼로리인게 맞을 지도요.
나는 최선을 다해 제대로 즐겼다고 말할 수 있다.
꼭 목표를 달성해야만 100퍼센트일 이유는 없다.p.70
봄을 탄다고 하죠?
삶이 헛헛한 순간,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한 권의 책으로
<0칼로리의 날들>은 어떨까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