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랜만에 엄청난 소설을 읽어버렸습니다. 궁금해서 퇴근하고 읽을라고 얼마나 근질거리던지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술에 잔뜩 취해 남자친구 스코티를 옆자리에 태우고, 얼마 가지못해 전복사고를 낸 주인공 케나는 5년의 징역생활을 끝내고 그와 함께 했던 마을로 돌아옵니다. 감옥에서 낳아 한번도 보지못하고 떠나보냈던 스코티와의 아이가 살고 있어서요.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스코티의 부모님은 아들을 사고현장에 혼자 두고 쓸쓸하게 죽게 만든 케나를 증오합니다.
케나는 세상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술집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오묘한 감정을 느낀 바텐더와 사랑을 나누려고 하는데, 이름을 들으니 스코티의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 '렛저'와 같습니다. 이런 우연이요. 그들은 보이지 않는 끌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합니다.
렛저는 케나가 절친한 친구 스코티의 딸 디엠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나니 몹시 분노합니다. 하지만 사고가 나고 스코티가 죽은 그날의 진실은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케나 빼고요. 사고가 나던 날 둘은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정말 그토록 사랑하던 남자친구 스코티를 케나는 혼자 내버려둔걸까요. 이 부분이 궁금해서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케나는 돈 한 푼 없지만, 징역생활이라는 기록으로 간단한 아르바이트 조차 구하기 어렵습니다. 가엽게 여긴 렛저는 자신의 가게에서 일을 하게 해줘요. 스코티의 부모님과 가깝게 지내던 렛저는 언제 어디서 디엠과 그 조부모가 나타날지몰라 케나는 부엌에서만 일하게 합니다. 사실 직원을 뽑지 않아도 될만큼 가게는 잘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케나는 누구보다 빠르고 깔끔하게 부엌을 정리합니다. 시키지 않은 일도 척척해내고요. 가게의 직원들과도 금방 친해집니다. 렛저는 그렇게 열심히 살고 친화력 좋은 케나에게 점점 더 빠지게 됩니다.
결국 둘은 가로막고 있던 과거의 벽을 허물고 사랑에 빠집니다. 렛저는 케나를 도와주고 싶어, 사고 그 당시 상황을 캐물어요. 어렵게 말한 케나의 그 상황에 렛저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디엠과도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스코티의 부모님을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디엠과 케나 둘 중 한 명만 선택해야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죠.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깔끔하고 따뜻한 마무리에 눈물이 났습니다.
저자 콜린후버는 배러티, 고스트라이터, 책의 작가이기도 한데요. 400쪽에 달하는 소설책들을 마구 소비하게 만드는 어마무시한 작가에요. 이번에도 눈 감았다뜨니 다 읽어버렸네요. (일주일이나 걸렸지만) 감정묘사나 분위기, 스토리텔링이 빨려들어가게 만듭니다. 무료할 때, 재밌는 소설 읽을 때가 되었을때, 간단한 책 한권으로 영화 같은 소설을 읽고 싶을 때, 딱이네요.
- 매달 30일, 글쓴이 북시
동물을 좋아해서 축산을 전공했지만, 도축일을 합니다. 본업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 괴리감을 느껴 딴짓만 하던 도중 독서라는 강력한 취미가 생겼습니다. 감성에세이 빼고 잡식독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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