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부고발자를 떠올릴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내부고발 이전에 사용되던 용어가 양심고백이었음을 기억하나요?
공익제보자라는 용어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하려는 시도는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진 듯 합니다.
누군가는 인정을 받고 누군가는 공익제보자가 아니라 하고.
이 책에서 등장하고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내부고발자들입니다. 문제제기 이후 그들의 삶은 바뀌었습니다.
조직의 속성이랄까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다시 생길까봐 그를 응징?하는데 총력을 기울입니다.
사실 내부고발자들은 처음에는 그들 스스로가 내부고발자임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이뤄지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속해있는 기관이나 회사에게 알린 것 뿐입니다.
그들은 기대합니다. 상식대로 일이 처리되기를. 제기했던 문제가 수정되기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법에 정해져 있는데, 내규에 근거가 있는데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표적이 되어 알게모르게 압박이 들어옵니다.
결국 버티다 못한 그들 중 일부는 포기하고 일부는 외부(국가기관, 언론)에 제보합니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분쟁과 경제적 어려움, 경력단절에 직면합니다.
언론에서는 그들을 영웅이라 칭합니다.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특별한 사람. 대다수는 하지 못할 일을 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
그러니 제보 이후 그들이 겪는 일들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됩니다. 그들과 우리는 종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인상깊었던 표현은 "어쩌다 영웅"이었습니다.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발견한 것을 알렸을 뿐이고, 알릴 의무가 법에 규정되어 있어 그대로 한 것 뿐인데 본인이 아닌 다른 이들이 부르는 호칭을 통해 내부고발자가 되었다는 것.
그렇게 시작했으나 제기했던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지고 믿었던 수사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법적절차의 뒤에 숨어 지지부진하거나 회사나 기관의 말만 믿고 결국 본인 스스로 증명하기 위한 투쟁을 하면서 비로소 내부고발자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이 책은 내부고발자의 동기를 다루기도 하지만 내부고발 이후 직면하게 되는 백래시의 정체를 고찰한 책입니다.
내부고발자가 만들어진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개인화, 영웅화는 이들을 희생양 삼기위해 덧입혀진 이미지. 낙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인정범위나 조건때문에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이들을 보호하거나 조력하는 이들은 결국 같은 과정을 겪었던 이들입니다. 상황이 주는 역설.
관련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내부고발의 본질은 문제제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요?
'멀쩡한 사람을 투사만드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명제입니다.
글쓴이 _ 읽고 쓰는 소시민
소시민의 감정으로 소시민의 시각으로 글을 씁니다. 대중과 정서가 맞닿는 글을 쓸 때 희열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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