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크림을 먹지 마세요'

선크림 캔을 기울이자 하얀 크림이 별 모양으로 솟아오릅니다.
그 모습이 너무 생크림 같아서 상세페이지에는 이런 안내까지 적혀있습니다.
‘먹는 제품이 아닙니다.’
Vacation의 ‘Classic Whip SPF 30’이라는 제품인데요,
이 제품을 사용한 한 틱톡 영상은 당시 1,500만 회 넘게 재생됐으며
2024년 약 4,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는 사야 할 때만 찾는 선크림을,
사람들은 왜 갑자기 촬영하고 공유하기 시작했을까요?
선크림은 왜 재미가 없을까
Vacation의 아이디어는 2017년 멕시코 해변에서 시작됐습니다.
광고업계에서 일하던 라크 홀과 다코타 그린은 해변에서 피냐콜라다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휴가를 준비할 땐 선글라스를 고르는 일도,
수영복이나 책을 고르는 일도 즐거운데 선크림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SPF가 얼마인지, 물에 닿아도 괜찮은지, 너무 끈적거리지는 않는지 확인한 뒤 가방에 넣는,
꼭 필요하지만 갖고 싶어서 사는 물건보다는, 빠뜨리면 안 되는 준비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두 사람은 여기서 질문을 바꿉니다.
더 강력한 선크림을 어떻게 만들지가 아니라,
선크림을 바르는 시간을 어떻게 즐겁게 만들지를 고민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Vacation은 자신을 단순한 선크림 브랜드가 아닌
‘Leisure-Enhancing Sunscreen’으로 정의내리게 됩니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제품인 동시에, 휴가를 더 즐겁게 만드는 물건이라는 뜻이죠.
기능이 아니라, 갖고 싶은 장면부터 보여줘라

대부분의 선크림은 SPF, 백탁, 발림성, 성분을 앞세웁니다.
반면 Classic Whip 제품은 소비자가 제품과 처음 만나는 순서를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기능을 읽기 전에 생크림처럼 올라오는 제형을 보고, 수영장 옆에 놓인 패키지를 보고, 피부에 남는 윤기와 휴양지를 떠올리게 하는 향을 만납니다.
기능을 덜 중요하게 다룬 것이 아니라 기능보다 먼저 감정을 배치한 것입니다.
그래서 Vacation의 상세페이지는 제품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오래된 리조트 회사의 광고처럼 보입니다. 제품 이름과 사진, 문장까지 모두 지금부터 여가를 즐기라고 이야기하죠.
같은 선크림이라도 고객이 만나는 첫 장면을 바꾸면 제품을 기억하는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형을 콘텐츠로 만들다

Classic Whip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제형과 콘텐츠를 따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수 밸브가 달린 캔을 기울이면 선크림이 별 모양으로 나옵니다.
제품을 바르는 행동만 촬영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죠.
제품명은 Classic Whip, 용기는 휘핑크림 캔, 내용물이 나오는 모양도 생크림입니다.
여기에 ‘먹지 말라’는 농담까지 연결됩니다.
제품 기획과 패키지, 사용 장면과 광고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하나로 묶여 있는 겁니다.
많은 뷰티 브랜드가 제품을 완성한 뒤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 제품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Vacation은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촬영하고 싶어지는 제품은 어떤 모습일지?’
이 브랜드에서 제형은 효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향을 설명하는 대신 장소를 떠올리게 한다
Vacation의 시그니처 향에는 코코넛과 바나나가 들어갑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여름 향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그 다음 들어가는 향이 조금 이상합니다.
'수영장 물, 비치 튜브, 수영복 원단.'
좋은 향을 만들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쉽게 나오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Vacation은 향료 목록보다 그 향을 맡았을 때 어디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야 하는지를 먼저 정했습니다. 뜨거워진 수영장 바닥, 물기를 머금은 수영복, 바람이 조금 빠진 튜브와 코코넛 향 선크림이 놓인 장면입니다.
이 향은 선크림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Vacation은 시그니처 향을 향수와 보디 미스트로 확장했습니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Vacation의 휴양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향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Vacation에서는 오히려 가장 선명한 브랜드 자산 중 하나가 됐습니다
향의 좋고 나쁨만 설명하지 않고, 향이 데려다줄 장소를 함께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신제품이 아니라, 휴가의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

Vacation의 다른 제품을 보면 이 브랜드의 문법이 더 분명해집니다.
Chardonnay Oil SPF 30은 샤르도네 포도씨 오일을 사용한 선스크린 오일입니다.
Vacation은 이 제품을 단순히 보습감과 윤기를 주는 오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샴페인을 여는 순간의 호사스러움과 요트 위에서 반짝이는 피부를 제품에 연결했습니다.

Orange Gelée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요,
Vacation은 과거 프렌치 리비에라의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단종된 Orange Gelée를 현대적인 SPF 30 제품으로 되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래 제품을 기억하는 팬과 뷰티 전문가 11명을 자문단으로 구성했고 이들은 색, 질감, 향, 성분, 패키지와 SPF 수준까지 개발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제품이 완성되기 전부터 개발 과정을 콘텐츠로 공개했고, 출시 전 대기자는 1만5,000명을 넘었으며 출시된 첫 물량은 3일 만에 품절되는 기염을 토했죠.
Classic Whip, Chardonnay Oil과 Orange Gelée는 이름도, 제형도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한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느낌은 분명합니다.
패키지를 똑같이 만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모든 제품이 ‘선크림을 바르는 시간을 어떻게 즐겁게 만들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Vacation은 신제품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향과 제형으로 휴가의 장면을 계속 늘려나가는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화보에서 끝나지 않는 세계관

Vacation의 제품 패키지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Poolsuite FM으로 연결됩니다.
Poolsuite는 Vacation의 공동창업자 Marty Bell이 만든 인터넷 라디오입니다.
레트로한 화면과 여름 음악, 오래된 해변 영상을 통해 온라인에서 휴양지의 기분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러한 연결은 꽤 자연스럽습니다.
Vacation의 선크림을 바르고, 패키지에서 음악을 틀고, 수영장 물과 코코넛을 떠올리게 하는 향을 맡습니다.
세계관을 눈으로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직접 듣고, 맡고, 바르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Vacation의 브랜딩은 1980년대풍 화보를 잘 만드는 것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제형은 콘텐츠가 되고, 향은 장소가 되고, 패키지는 세계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됩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 전체가 브랜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국내 뷰티 브랜드가 가져가야 할 것

Vacation을 보고 생크림 제형이나 레트로 디자인을 따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브랜드에서 정말 참고해야 할 것은 스타일보다 기준입니다.
Vacation은 제품을 만들 때마다 같은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이 제품은 여가를 더 즐겁게 만드는가?
사용하는 순간 휴가의 장면이 떠오르는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촬영하고 싶은 모습인가?
이 기준이 있으니 제품명과 제형, 패키지, 화보와 상세페이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반면 스몰 뷰티 브랜드도 성분과 효능은 잘 설명합니다.
하지만 고객이 그 제품을 어떤 감정과 장면으로 기억해야 하는지는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알루론산, 펩타이드, 진정 성분과 임상 결과는 제품을 믿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제품의 강점이 어떤 사용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그 장면이 어떤 언어와 비주얼로 반복되어야 하는지까지 정리돼야 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설명할 정보가 많은 브랜드가 아닙니다.
고객의 머릿속에 남길 장면이 분명한 브랜드입니다.
뷰티해커스는 제품이 기억될 장면을 만듭니다
뷰티해커스는 화장품의 성분과 기능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제품의 강점을 고객이 갖고 싶은 감정과 사용 장면으로 바꾸고, 이를 하나의 브랜드 언어와 비주얼로 정리합니다.
그렇게 만든 기준은 상세페이지, 브랜드 콘텐츠, AI 화보,
아마존과 큐텐 등 해외 현지화까지 일관되게 연결됩니다.
제품은 준비됐지만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면,
고객이 기억할 장면부터 뷰티해커스와 함께 설계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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