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카트 IPO, 세 가지 관전 포인트

리테일의 귀환, 인스타카트 IPO

2023.08.29 | 조회 1.2K

CapitalEDGE 뉴스레터

글로벌 테크기업, 스타트업 및 벤처투자 뉴스에 '인사이트'와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

인스타카트의 상장은 미국 공모주 시장을 구할 것인가

미국 식료품 배송대행 1위 기업 8월 26일 전격적으로 상장 공모를 위한 S-1 서류를 제출하였습니다. 상반기부터 흑자 전환 및 상장 준비 뉴스가 간간히 보도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움직임이지만, 아직까지 미국 기술주 공모 시장의 회복 시그널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는 시각에서부터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더 이상 상장을 늦추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배수진 전략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1위 식료품 배송대행 기업 인스타카트 (Instacart)
미국 1위 식료품 배송대행 기업 인스타카트 (Instacart)

인스타카트의 상장 성공 여부는 2021년 이후 개점휴업 상황인 미국 기술주 공모주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모빌아이, 빈패스트 등 기술주로 분류되는 기업의 상장은 종종 있었지만 대기업의 자회사이거나 해외 기업으로 치부되어 공모 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카트가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데뷔한다면 1) 미국 기술주 공모 시장의 회복 2) 대규모 벤처 자금을 유치한 적자 유니콘 기업의 유효성 증명 3) 팬데믹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커머스 + 플랫폼' 기업의 귀환이란 측면에서 시장 회복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인스타카트가 직면한 상황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보니 상장 완주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스타카트는 누구?

국내에는 식료품 배송 업체 정도로 알려진 인스타카트는 미국의 디지털 기반 배송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1등 기업입니다. 입점 기업들 또한 대형마트를 비롯, 편의점, 약국 체인, 전자기기 매장 및 주류매장 등 오프라인 상점을 보유한 대부분의 리테일러가 인스타카트의 고객일 정도로 방대한 네트워크를 자랑합니다.

이미 식료품을 넘어 미국 'Non-Food' 분야의 배송 대행 시장을 장악한 인스타카트의 메인 화면
이미 식료품을 넘어 미국 'Non-Food' 분야의 배송 대행 시장을 장악한 인스타카트의 메인 화면

국내의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오프라인 대형 마트가 각자 전속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미국은 월마트와 아마존을 제외하면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빈 공간을 파고든 인스타카트는 조기에 시장 선점에 성공, 코스트코나 타켓처럼 미 전역에 매장을 보유한 대형마트까지 고객으로 확보한 미국의 대표적인 배송 서비스 기업입니다.  

10만 원 이상의 고액 장바구니 구매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인스타카트
10만 원 이상의 고액 장바구니 구매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인스타카트

인스타카트는 장바구니 당 10만 원 ($75) 이하의 배송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55%, 장바구니 10만 원 ($75) 이상의 대량 배송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75%라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고퍼프(GoPuff)와 같은 퀵커머스 기업 및 대시마트(DashMart)를 서비스하는 1등 음식배달 기업 도어대시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코스트코처럼 대체 불가한 리테일러를 독점 고객으로 확보한 점은 인스타카트만의 강점입니다.

인스타카트의 지향점 - 오프라인 마트 및 리테일 기업을 위한 종합 디지털 플랫폼
인스타카트의 지향점 - 오프라인 마트 및 리테일 기업을 위한 종합 디지털 플랫폼

인스타카트의 주요 고객이 대형마트란 점 또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배달 플랫폼과 차별화된 부분입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지향하는 인스타카트는 주문에서부터 풀필먼트, 광고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업 고객의 니즈에 맞는 고도화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1년 신규 CEO 선임 당시 페이스북에서 광고와 수익화 사업을 이끌어 온 핵심 임원 피지 시모(Fidji Simo)를 영입한 것 또한 인스타카트의 미래가 '배달'을 넘어 '기업 플랫폼'과 '광고'에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인스타카트 IPO 관전 포인트

물론 인스타카트의 IPO 완주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기다리는 시장의 관점에서 인스타카트는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채널이라는 과거 세대의 키워드를 가진 진부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팬데믹 최대 수혜주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성장 정체에 직면한 펀더멘털 또한 약점으로 꼽힙니다. 

 

1️⃣ 성장성에 대한 우려

2019년 약 2,800억 원에 불과했던 인스타카트 매출은 2020년 팬데믹이 터지며 1년 사이 매출이 1.9조 원으로 약 7배 성장하는 퀀텀점프에 성공합니다. 다행히 팬데믹 이후에도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우려했던 역성장은 피했지만 올해 2분기 들어 분기 매출의 연간 성장률이 15%까지 하락한 점은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인스타카트의 분기 매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인스타카트의 분기 매출

이미 1등 사업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성장성이 제한적이란 점도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최근 음식배달 1위 기업 도어대시가 대시마트를 출시, 인스타카트의 안방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인스타카트는 투자 여력이 제한적이다 보니 추가 성장을 위해 당분간 광고 사업 확대 등 기존 고객의 매출을 높이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2️⃣ 흑자 달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

차량공유 1위 우버가 상장 이후 5년만에 첫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음식배달 1위 도어대시가 여전히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인스타카트는 이미 5분기 연속 분기 영업 흑자를 기록한 후 상장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플랫폼 기업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인스타카트 분기 영업이익 추이
인스타카트 분기 영업이익 추이

회사는 2023년 1분기 영업이익률 19.8%, 2분기 영업이익률 16.6%을 기록하였습니다. 연간 거래액 30조 원, 연간 매출 4조 원에 달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자 규모의 경제에서 비롯된 이익 창출 구간에 들어선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인스타카트의 흑자 여부에 얼마나 가중치를 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여전히 기술주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성장률이지 수익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대규모 적자를 내는 플랫폼 기업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시기는 끝났지만 흑자 여부가 기업 가치 산정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3️⃣ 15조 원 기업가치 사수 여부

2021년 당시 기업가치가 50조 원에 육박했던 인스타카트의 현재 409A 기준 기업가치는 약 15조 원($12Bn) 수준입니다. 아직 공모가 밴드 등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사는 적어도 이번 IPO에서 $15 - 20Bn 이상의 기업가치를 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스타카트의 기업가치 변화
인스타카트의 기업가치 변화

하지만 인스타카트 대비 매출이 3배에 달하고 성장성 또한 뒤지지 않는 도어대시의 현재 시가총액이 약 40조 원 ($30Bn) 수준입니다. 도어대시의 기업가치를 2023 LTM(2Q) 매출과 비교할 경우 PSR (Price-to-Sales)이 4배 수준으로 산출되는데 해당 지표를 인스타카트의 매출에 적용할 경우 회사의 기업가치는 $11.5Bn에 불과합니다. 결국 팬데믹 이후 인스타카트에 투자한 기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에 배팅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인스타카트는 이미 펩시를 IPO 공모의 코너스톤 투자자로 끌어들이며 2,300억 원 ($175Mn)의 자금을 확보하였습니다. 만약 인스타카트가 이번 공모를 통해 목표하는 $1Bn 이상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2021년 11월 리비안 IPO 이후 최대 규모의 기술주 공모가 될 전망입니다.

인스타카트 설립 이후 총거래액(GTV) 변화
인스타카트 설립 이후 총거래액(GTV) 변화

IPO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초기투자자부터 시리즈E 투자자들까지는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드라운드의 와이콤비네이터, 시리즈 A와 D를 리드한 세콰이아, 시리즈 B를 리드한 안데르센호로위츠, 시리즈 C의 클라이너퍼킨스, 시리즈 E의 코투 매니지먼트까지 실리콘밸리의 내노라하는 펀드들이 기대를 안고 IPO 성적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연 인스타카트가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며 얼어붙은 미국 기술주 IPO 시장에 훈풍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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