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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의 플레이북을 다시 쓰는 Alpine Investors (Part 1)

People-Driven Private Equity를 내세운 Alpine의 투자 전략은?

2023.08.01 | 조회 681

CapitalEDGE

글로벌 테크 + 벤처 + 투자에 관한 '관점'과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PEF를 인재 육성 산업이라고 정의한 Alpine Investors, 20년 만에 달성한 100배 성장 스토리

 

브라질의 워렌 버핏이라고 불리며 버드와이저로 유명한앤호이저 부시 (Anhesuer-Busch), 글로벌 버거 브랜드인 버거킹(Burger King), 다국적 식품 기업 하인즈(Heinz)를 소유한 3G Capital의 호르헤 레만 회장은 PSD라는 인재 철학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P: Poor
  • S: Smart
  • D: Deep Desire to Get Rich

가난하지만 똑똑하고, 성공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재를 뽑아 적절한 코칭을 제공하며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인재 등용 방식입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3G Capital의 포트폴리오 기업 CEO는 30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언론에는 단지 '어리다는' 점만 부각되며 해외토픽처럼 소개된 적이 있지만 실상은 글로벌 기업의 인재 철학이 반영된 철저히 계산된 전략인 것이죠.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PSD와 유사한 인재 등용 철학을 가진 기업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이와 경륜이 꼭 경영능력 및 조직의 성과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 30대 팀장 - 40대 임원 - 50대 사장이라는 틀에 박힌 인재상을 거부하는 것이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Alpine Investors는 PSD라는 인재상을 사모펀드의 운영 철학에 녹여낸 특색 있는 투자 기관입니다. 100% 바이아웃 전략 만을 추구하는 Alpine은 회사를 인수하면 MBA를 갓 졸업한 20대 인재들을 C레벨로 투입시켜 경영을 맡깁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의 근간에는 이미 25살에 영끌(?)로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킨 경험을 가진 창업자 그래햄 위버(Graham Weaver)가 있습니다.

 

25살에 무일푼으로 기업을 인수한 그래햄 위버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월가의 모건스탠리 투자 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그래햄은 스탠포드 MBA에 진학 후 동기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MBA 졸업 후 대형 사모펀드에 합류하는 것이 보장된 커리어였지만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자신의 사업을 일구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래햄은 MBA 기간동안 자신이 인수해 경영할 수 있는 작은 회사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Alpine Investor의 창업자 그래햄 위버 (Graham Weaver)
Alpine Investor의 창업자 그래햄 위버 (Graham Weaver)

일주일에 20개 씩 콜드레터를 보내며 미국 전역에서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던 그래햄은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작은 ‘기업용 라벨 프린팅’ 기업 Custom Label을 발견합니다.

자신이 찾던 ‘이해하기 쉽고,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하며, 합리적인 기업가치로 인수 가능한’ 조건에 딱 들어맞았지만 20대 중반의 나이로 회사를 인수할 자금이 없었던 그래햄은 결국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신용카드 대출을 최대로 당겨 경영권 인수에 나서게 됩니다.

“당시 모든 인수 자금을 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지금도 이 방법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당시 저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가진건 없었지만 기업을 성장시키는 일에는 누구보다 열정이 있었던 그래햄은 낮에는 돈을 벌기 위해 다른 투자사에서 일하고, 밤과 주말 그리고 휴가 기간을 이용해 회사를 경영하는 ‘사이드허슬’을 통해 기업을 한 단계씩 성장시키게 됩니다.

놀라운 점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래햄이 라벨링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당 기간 기업을 100배 이상 성장시킨 그래햄은 '지적인 호기심, 끈기 그리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뛰어난 경영자가 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투자사 Alpine Investors를 설립하게 됩니다.

 

PEF의 본질은 투자업이 아닌, 인재 육성 산업

Alpine Investors는 MBA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CI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EO-In-Training의 줄임말인 해당 프로그램은 MBA를 갓 졸업한 20대 중후반 인재들이 1 - 2년 간 코칭 프로그램을 거친 뒤 펀드에서 인수한 기업의 C레벨 인력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인재 중심 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Alpine Investors의 철학
인재 중심 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Alpine Investors의 철학

해당 프로그램이 지원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치는 명확합니다. 도전을 즐기고 보다 빠르게 커리어에서 성공을 맛보고 싶지만 분석적인 업무가 체질에 맞고 제로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경험은 부족한 인재들에게 회사 경영을 통해 자신의 '기업가적' 기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2 - 3년마다 기업을 옮겨가며 다양한 CEO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CEO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조직에서 장기간 사다리를 올라가는 시간 대신, 곧바로 CEO가 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제공하며 Top MBA를 졸업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Alpine Investors의 인재 모델 - '경험'이 아닌 '역량'에 집중
Alpine Investors의 인재 모델 - '경험'이 아닌 '역량'에 집중

물론 나이 어린 CEO를 선발하는 것이 목적이 될수는 없습니다. Alpine Investors가 차별화된 인재 등용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결국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경험'보다 '역량'을 보고 사람을 인재를 등용했을 때 투자 성과가 좋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역량'있는 인재를 꾸준히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People are capable of way more than you think. One of the fundamental premises of the program is that attributes matter more than experience."

Alpine의 투자 전략은 미국에서는 '소형 미들마켓 (Lower Middle Market)'으로 분류됩니다. 즉, 규모가 작은 기업을 인수하여 여러 기업을 합병시켜 성장시키는 방식을 추구하는 펀드의 전략 상 기업 경영을 이끌 인재가 늘 필요한 구조인 것입니다. 볼트온까지 포함할 경우 20년 간 60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한 바 있는 Alpine의 입장에서 젊은 인재를 데려와 내부에서 경영진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은 펀드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했던 전략인 것입니다.

 

비대칭적 성장을 이뤄낸 대기만성형 PEF

Alpine Investors는 올해 7월 무려 6조 원에 가까운 규모로 9호 펀드 모집을 마감하였습니다. 벤처 혹한기가 오자 오히려 꾸준한 성과를 내는 PEF가 주목을 받으며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출자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입니다.

Alpine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펀드입니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운영 펀드 규모가 6천억 원 수준이었으니 미국 시장에서도 소형 PEF로 분류된 운용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펀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국내 1위 PEF에 맞먹는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한 것입니다. 

설립 22년만에 운용 펀드 규모를 83배 키운 Alpine Investors
설립 22년만에 운용 펀드 규모를 83배 키운 Alpine Investors

Alpine의 성장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회사의 첫 펀드는 손실을 기록하고 청산한 바 있습니다. 첫 펀드의 성과가 확정된 2006년 이후 5년 간 다음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Alpine의 수장 그래햄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인재를 흡수하는 방식을 시스템화하고, 한 눈 팔지 않고 경영 성과에만 집중한 결과 차별화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Investing in great people is the silver bullet to building a world-class company."

아직 나이가 50대 초반에 불과한 그래햄은 여전히 복리의 효과를 믿습니다. 사모펀드를 '인재 육성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자신이 설립한 Alpine Investors를 People-Driven Private Equity라고 부르고 있는 그래햄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햄과 Alpine이 그려나갈 앞으로의 투자 전략이 여전히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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