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의 한국행은 성공할까

2023.10.02 | 조회 1.4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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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단풍

전직 홍보대행사 AE 조무래기의 캐나다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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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간다고 했을 때 이미 먼저 다녀온 친구들은 꼭 '팀홀튼'이라는 브랜드를 언급했다. 거두절미하고 말한다면 캘거리의 어느 곳에 뚝 떨어져도 근방에 '팀홀튼'을 검색하면 꼭 나올 정도로 지점이 많다. 캘거리에서 단 한번도 스타벅스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일단 스타벅스 매장이 거의 없을 뿐더러 어딜 가든 눈에 보이는 팀홀튼이 가격적으로나 '맛' 적으로나 더 나은 옵션이기 때문이다. 

NW에만 이렇게 많다
NW에만 이렇게 많다

그렇다고 해도 팀홀튼이 커피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지는 않다. 캐나다에는 팀홀튼 외에도 'Second cup', 'Devil Coffee', 'Good trade'와 같이 작은 중소형 브랜드 매장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로컬을 선호하는 서양인들 특성상 지역과 동네마다 유명한 로컬 커피집 한군데 씩은 있지만 그럼에도 팀홀튼 커피는 여기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꽤나 좋은 옵션이 된다. 그런 브랜드가 한국에 런칭한다니? 과연 잘될 수 있을지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져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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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한국에 런칭하는 팀홀튼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타겟팅 및 접근할지가 굉장히 궁금했다. 이미 한국이라는 나라는 스타벅스가 점령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팀홀튼이 캐나다에서는 어떤 방향성으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본인이 팀홀튼에 대해 생각하는 방향성에서 좀 더 general한 의견을 피력해보고자 한다. 

  • Tip 문화에서 자유로운 

캐나다에서는 먹는 음식만 Tip이 붙는 것이 아니다. 동네 카페만가도 테블릿에는 기본 15%의 팁이 붙는 옵션이 제시된다. 점원이 앞에 있는데 No Tip을 누르기도 뭐한 이 상황에서 거의 커피값으로만 (라떼 기준) 9불 이상은 기본이다. 그래서 정말 드물게 있는 팁이 없는 가게에 가면 왠지 모를 해방감까지 느껴진다. 팀홀튼은 팁이 없다. 최근 스타벅스 역시 팁 문화가 붙은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에 Tax 정도만 붙은 가격은 꽤나 괜찮은 옵션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나도 커피가 맛있다기보단 팁없이 싸고 저렴해서 사먹었던 경우가 다수였다.

  • 브랜드가 되어버린 메뉴

타국에서 캐나다에 처음 온 사람들이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말이있다.

"팀홀튼에서 프렌치 바닐라, 아이스캡 꼭 먹어봐" 

사실 이러한 통과의례와 같은 말들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을 보면 어쩌면 브랜드화 되어버린 메뉴들이 이 가게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가 된 것 같다. 사실 막상 먹어보면 달달한 라떼와 더위사냥 그 이상과 이하도 아닌데. 나도 아이스캡을 캘거리 도착하자마자 그 다음날 처음 시도해보고 지금까지 팀홀튼을 자주 사먹고 멤버십까지 가입되어있다. 가장 큰 것은 '저렴함'이겠지만 그전에 이렇게 흘러 가는 말들이 구매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두 가지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저렴하고, 먹어야하니 먹어보았고 만족하니 계속 찾게 되는. 하지만 한국에는 팁 문화가 애초에 없을 뿐더러 수많은 저렴한 '메가커피', '이디야커피', '빽다방' 등이 이미 만연하다. 나는 프렌치 바닐라가 이 메가커피의 꿀 아메리카노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캐내디언들이 팀홀튼에 갖고 있는 생각은 어떨까?


역사 그리고 캠페인 

팀홀튼의 창립자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것은 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더욱 견고히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Horton은 토론토 아이스하키 팀인 Maple Leafs와 함께 NHL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1964년 'Tim Horton Donuts'를 온타리오 해밀턴에 첫 매장을 오픈하였으며 이를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에 약 4,286개와 미국에 621개의 매장을 오픈한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팀홀튼은 캐나다의 기념일 및 행사에 맞춰 많은 캠페인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이러한 캠페인들은 당연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이것은 온전히 '캐나다'에 맞춰진 옵션일 뿐이며 이것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경쟁력이 있다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팀홀튼의 몇가지 캠페인을 소개해보고자한다. 팀홀튼은 스마일 쿠키 프로그램, 푸드 드라이브 등등 Childern Foundation(재단)을 통해 캐나다와 미국의 소외 계층을 후원하고 있으며 캐나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캐나다는 아이스하키에 상당히 진심인 것을 고려하면 이는 꾸준히 캐나다 사람들이 팀홀튼이라는 브랜드를 소비하는데에 유효한 요소가 된다.

결론적으로 이 브랜드에 담긴 정체성이 한국 소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것들은 본연히 캐나다에 대한 정체성이며 팀홀튼이라는 브랜드가 캐나다에서 자리잡고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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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 If : 

  • 가격적인 면으로 승부한다면? 

아직 한국 팀홀튼에 가보지 못해서 어느 정도 가격으로 측정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이이란 본래 상대적인게 아닐까. 캐나다의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예를 들면 밥 한끼를 먹는다고해도 기본 20불에서 30불. 한국의 두세배 정도 된다. 그런 물가에서 달랑 2~4불 하는 커피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보통 한국의 물가는 캐달로 10불 내외 정도인데, 값싸면 1~2불에 사먹을 수 있는 한국의 보편화된 저렴한 커피들에 비해 이 옵션이 과연 매력적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의 예상으로는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비슷하게 측정한다면 그리 매력적이진 못할거라 예상한다.

  • 맛과 메뉴로 승부한다면? 

필히 실패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한국 소비자들은 커피에 대한 기준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회사 점심시간에 싸게싸게 먹는 커피 뿐만 아니라 보통의 한국 소비자들은 성수동에서 좋은 카페에가서 비싼 커피도 종종 사먹곤 한다. 그만큼 커피에 진심인 민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먹어본 결과 커피 맛은 그리 특별하지도 않고 맛도 없다. 정말 본연의 '커피'로 타겟팅한다면 부정적인 결과가 따를 것이라 예상해본다.

그렇다면 '팀빗(Timbit)' 혹은 샌드위치와 같은 메뉴들은 어떨까? 가격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팀홀튼 샌드위치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누가봐도 매우 대충 만들었지만 맛은 있었기 때문에. 아마 서브웨이보다 싸면서 배는 채울 수 있을 정도가 되겠다. 하지만 도넛과 같은 경우는 모르겠다. 한국인들이 도넛에 그리 진심인 편(?)인가 싶기도하고. 던킨도너츠는 망했지만 노티드 도넛은 흥했던 걸 보면 그런것 같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 한국인들이 노티드 도넛을 먹었던 이유는 맛있어서가 아니라 차별화 된 브랜딩 덕분이라 생각한다.

아 그리고 예외적으로 캐나다 팀홀튼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개념이 없다. 물론 다른 일반 카페들에는 Iced Americano를 주문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 대신 'Iced coffee'가 있는데 약간 다방커피와 비슷한 맛이 난다. 아메리카노는 따뜻한 것만 주문이 가능하니 참고. 

  • 영업 시간으로 승부한다면?

조금 뜬금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는데, 은근히 중요하다. 캐나다는 한국과 같이 밤문화가 발달된 곳이 아니다. 식당의 문은 9시가 되기 전에 닫는 곳 투성이고, 이른 새벽이고 늦은 밤이고 바깥에서 커피나 음료를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잘 없다. 토론토 여행 갔을 때 새벽 6시에 열었던 곳이 '팀홀튼' 딱 한군데라서 갔던 기억이 있다. 내가 사는 캘거리에도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주변 팀홀튼 딱 하나다. 물론 점마다 영업시간은 다르지만 밤문화가 없는 캐나다에서 늦게까지하고 일찍 여는 것은 하나의 장점임에는 확실하다.

하지만 한국은 캐나다와 달리  밤문화가 발달되어있고, 늦게까지 영업하는 카페나 음식점이 이미 많다. 그 중에 팀홀튼이 과연 카페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옵션일까에 대해서는 생각이필요하다. 늦게까지 여는 카페는 한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지만 그것들이 이미 만연한 상태에서는 그냥 하나의 옵션에 불과하기 때문에


워홀러 조무래기의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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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나는 팀홀튼의 한국 상륙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끽해야 일년 동안 팀홀튼 먹어본 사람이 뭘 아냐 싶긴 하겠지만 외국 브랜드가 한국으로 넘어올 땐 충분한 문화적 고려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팀홀튼 본사에서 어련히 알아서 하겠냐만은, 한국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로서 캐나다 문화를 1년간 찍먹해본 나로서 느끼는 점은 그렇다는 것이다.  

가장 큰 건 한국엔 팁 문화가 없으며 이미 스타벅스가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캐나다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정녕 시도해보고 싶고 꾸준히 먹어보고 싶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착륙'해야하는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미 팀홀튼의 장점을 상쇄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한국에는 많다. 맛, 시간, 가격, 매력적인 브랜드 스토리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없다면 한국에서의 성공은 어렵지 않을까? 

그래도 긍정적인 포인트는 분명 있다고 본다. 본투비 캐나다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 최근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버거 등이 한국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북미권에서 밖에 직접 접할 수 밖에 없는 브랜드들이 한국을 타겟팅하고 있다. 이번 팀홀튼 역시 캐나다에 살면서 좋은 브랜드, 가게, 레스토랑, 카페 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들이 한국에 들어간다면 어떤 반응일지 보는 재미가 흥미롭다. 캐나다라는 나라에 대한 인지도와 더불어 소비자들에게도 더 많은 옵션을 줄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싶다. 다만 쉑쉑버거와 같이 단숨에 올라갔다가 단숨에 져버리는 마치 냄비뚜껑처럼 치부되는 결과만 없길 바랄 뿐이다.  


Solution

최근의 한국의 공간 마케팅 방식을 보면 '스토리'가 굉장히 주효하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나 유명한 타코집과 같이 줄서서 먹는 곳들은 맛도 맛이지만 그 나라의 특색과 이미지를 한국에 그래도 가져와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 나는 국내에 상륙하는 팀홀튼이 누군가에게는 캐나다의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캐나다에 대한 환상과 같은 경험을 선물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북미는 한국에서 쉽게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에. 거리가 주는 그런 '외지'의 느낌이 어떻게 보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의 공간 기획도 굉장히 중요한 홍보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내부 디자인이 만약 캐나다와 비슷하게 된다면, 뭐 물론 그것도 그 나름대로 개성이 있지만 실패할 것이라 생각한다. 팀홀튼이라는 매장에 방문하면 마치 캐나다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면 나는 그것만으로 일차적인 성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이건 내 나름의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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