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간모기영 54호

[은프로의 이책저책]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과 “프랑켄슈타인”, [모기수다] 시즌1 마감소식, ✨ 고맙습니다✨,

2022.09.17 | 조회 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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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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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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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프로의 이책저책]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과 “프랑켄슈타인”

“소피아2042는 인간성, 삶 그리고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를 원한다. 그녀는 호기심이 많고 약간 장난꾸러기이며 대다수 AI와 달리 보살핌을 위해 설계되었다. 그녀는 소피아버스의 대화형 가상 주인공이자 모험의 동반자다.... 특이점의 시대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종을 형성하기 위해 깨어나는 특이점의 문턱에서 공상과학 세계와 논픽션 세계를 혼합한다. 한마디로 증강기능을 갖춘 테크노 존재의 새로운 캄프리아기 폭발이다.”

박영숙, 제롬 글렌, 데이비드 핸슨,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더블북, 2022), 73쪽.

‘소피아’는 사람 크기만한 신체에 특허받은 인공 피부로 피부색과 얼굴 디자인 뿐 아니라 사실적인 인간의 표정과 감정을 구현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장차 소피아버스라고 불릴 다중우주 메타버스를 통합하여 관리할 존재인데요, 휴머노이드 소피아는 2042년에 ‘깨어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각과 일반지능을 얻고 깨어나 AI의 다양한 기술이 인류를 혼란에 빠뜨리고 생존을 위협하면서 세상이 엉망임을 깨닫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소피아는 당신을 그 세계에 초대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 아닌가요? 실제로 소피아는 2016년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이래 전세계를 누비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이미 제조사에 상당한 수익과 명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면, 그 소피아가 특이점의 다중우주를 열며 깨어난다는 거죠.

박영숙, 제롬 글렌, 데이비드 핸슨,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더블북, 2022.
박영숙, 제롬 글렌, 데이비드 핸슨,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더블북, 2022.

인간과 똑같이 생겼으면서 인간보다 인간다워서 인간세계를 걱정해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깨어난다’는 보고서의 표현을 읽으면서, 205년쯤 전 인간의 몸을 조각으로 이어 붙여 만들어 마침내 ‘깨어난’ 최초의 인조인간 -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생각났어요. 어릴 때부터 꽤 오랜 기간 동안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인 줄 알고 있었던, 그 책의 괴물 말이죠.

괴물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이름을 지어주기는커녕, 이 괴물의 창조자는 깨어난 자신의 피조물을 보자마자 그를 혐오하고 두려워하게 됐거든요. 소피아를 만든 창조자는 애정을 담아 ‘지혜(라틴어 Sophia)’를 이름으로 주었지만,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그놈’ ‘크리처’ 같은 이름 같지 않은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아! 그 소름끼치는 몰골을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시 살아난 미라도 그 추악한 놈만큼 소름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놈을 완성하기 전에도 놈을 찬찬히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그냥 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근육과 관절이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놈은 단테조차도 상상하지 못할 그런 괴물이 되고 말았다.... 그때 나는 공포와 함께 쓰디쓴 실망감도 맛보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나의 양식이자 즐거운 휴식이었던 꿈이 이제 지옥이 되어버렸다. 내 꿈은 그렇게 일순간에 변질되었고 그렇게 완전히 전복되었던 것이다!”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문예출판사, 2018), 65-66쪽.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임종기 옮김, 문예출판사, 2018.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임종기 옮김, 문예출판사, 2018.

자신에게 생명을 준 창조주로부터 이런 경멸과 혐오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분노와 외로움과 고통이 그를 더 흉포하고 추악하게 만든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는 현대의 공포와 판타지영화 중 특히 오늘날 SF장르의 효시가 됐어요. 서구 공포 서사의 근원은 흔히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의 두 갈래로 설명됩니다. 루마니아의 고성에서 탄생한 드라큘라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공포를 다룬 장르라면, 프랑켄슈타인에서 시작된 SF는 현대과학과 이성에 대한(보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공포와 그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상상합니다. 테크노포비아(기술에 대한 공포) 같은 거죠. 인간의 피조물로서 휴머노이드의 고뇌와 갈등을 다룬 오늘날 SF 영화들은 대체로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에게 상상력을 빚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이 아니었다는 사실 만큼이나 사람들을 자주 놀라게 하는 점이 있죠. 기술이 야기한 공포, 혹은 기술을 다루는 인간 자신의 몰인간성(냉정하고 야박함)을 직시한 이 작품의 작가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프랑켄슈타인』(1818)을 쓴 메리 셸리(1797-1851)는 최초의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1797)의 둘째딸입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그 유명한 『여성의 권리 옹호』(1792)를 쓴 작가였죠. 메리 셸리는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1797-1822)와 열 여섯살에 사랑의 도피행각을 떠나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되었어요.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커플이 시인 바이런의 스위스 별장에 머무는 동안 일종의 괴담 만들기 놀이에서 태동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메리는 수년이 지난 후에 이 책을 익명으로, 그것도 퍼시 셸리의 서문이 붙는 조건으로 출간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린 여자’가 이 끔찍한 괴담을 썼다는 것을 사람들은 인정하려 하지도 않았고 높이 평가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이파 알 만수르의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에는 책의 출간과 관련해서 이런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혼자서 찾아간 출판사에서 메리는 이런 말을 듣습니다. “어린 나이 여성이 이런 글을? 연인이 퍼시 셸리라고 했나?” 퍼시 셸리가 써준 것 아니냐는 의심이었어요. 메리는 이렇게 답합니다. “난 이미 죽음과 상실, 배반을 경험했고 그 경험이 모두 이 이야기에 들어 있어요!”

한편, 메리의 소설을 읽고 난 퍼시는 이렇게 말했어요.

“완벽한 피조물을 만들 수는 없었을까? 좀 수정하면 어때? 선량함이 가득한, 또 다른 우리를 창조해서 인류에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메리는 뭐라고 답했을까요?

“우리를 봐. 모든 게 엉망이잖아. 우리가 희망과 완벽함에 대해 뭘 안다고!”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하이파 알 만수르, 2017)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하이파 알 만수르, 2017)

영화에서 퍼시 셸리가 제안한 완벽한 존재, 즉, “선량함이 가득한, 또 다른 우리를 창조해서 인류에 희망을 주는” 존재는 어쩌면 이름부터 지혜를 가득 담은 핸슨 로보틱스의 피조물 ‘소피아2042’로 구현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희망과 완벽함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정색을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네요. 200여 년 전에 죽음과 상실, 배반과 고독과 버려짐의 고통을 상상으로 펼쳐냈던 최초의 SF 작가 메리 셸리가 물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가상과 상상은 그렇게 어김없이 실상과 현상을 불러냅니다.

여러분, 잊지 않으셨죠?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2022.10.28.-30)의 주제는 ‘실상가상’입니다. :)

텀블벅 오픈
텀블벅 오픈

드디어,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펀딩이
오픈되었습니다!!
제4회 모기영은 텀블벅에서 진행됩니다.
영화 주제와 영화 라인업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구경해보시고, 응원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펀딩은 10월 5일까지 진행됩니다. 

자세히보기 : https://tumblbug.com/cfffe 


[모기수다] 시즌1 마감소식

열 번째 모기수다를 끝으로, 모기수다 시즌1을 마감합니다.

<칠드런 오브 맨>은 <그래비티>(2013)와 <로마>(2018)를 만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06년 작품인데요, 2027년. 지구에 더 이상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유일한 ‘젊은이’였던 청년이 사고로 사망하고 모두가 우울해 있을 때, 한 사람의 임산부가 등장합니다. 아기 아빠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난민 여성 ‘키’였어요.

신념을 잃어버린 사나이 ‘테오’가 키와 갓 태어난 아기의 보호자가 되어 ‘미래호’를 향해 떠나가는 마지막 장면이 큰 감동을 주었다고, 수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어요. 영화 곳곳에서 발견되는 기독교적 모티프들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았죠. 인류의 구원자가 가장 무력한 난민 여성의 아기이고, 숨은 조력자들이 마치 예언의 성취를 향해 힘을 모으듯 움직이는 모든 과정이 숭고하고 의미 있었다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영화제를 앞둔 마지막 모임을 하기에 <칠드런 오브 맨>은 참으로 적당한 작품이었어요.

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를 축제답게 잘 마무리하고, 모기수다는 11월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모기수다 시즌1의 멤버들은 따로 뭉쳐
4회 모기영에서 ‘기영스 픽’ 코너를 선보입니다.

‘기영스 픽’은 영화 선정과 소개글과 상영후
씨네토크까지, 관객 참여를 넘어선
관객 주도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의 특별 섹션입니다.

 


✨ 고맙습니다

강도영, 구귀남, 김진선, 박준용, 박준형,
박진숙, 이동은, 이범진, 이종화, 지은실, 최현 님

지난 2주간 정기후원으로 모기영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2022.9.1-9.13 기준)

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제3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전체사진

 여전히, 정기후원과 일시후원도 환영합니다.
(재)한빛누리 계좌이름으로 출금이 됩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후원방법
    (재)한빛누리 공익기금 후원신청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지정후원) 
    https://online.mrm.or.kr/9owCpHB
    국민은행 343601-04-143128
    예금주: (재)한빛누리(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기부금영수증 발행조건
    : 성명, 주소, 주민번호를 꼭 입력해주셔야 기부금영수증이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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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598601-04-177174 
    (예금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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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에 직접 CMS 출금을 신청해주시고,
    모기영 자체 후원약정서를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forms.gle/CZpi2XBat9RBqu6D8

제4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서포터즈를 모집합니다.

제4회 모기영과 함께할 모디언즈를 찾고 있어요.
모디언즈는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이하 ‘모기영)
서포터즈를 지칭하는 애칭이에요.
모기영+가디언의 합성어입니다.
 2022년 10월 28일 금요일부터 30일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제4회 모기영을 지켜주세요.
장소는 작년과 동일한 에무시네마에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https://www.notion.so/4595bc22aa49463f96603f5e808f4874
: 모디언즈 신청
https://forms.gle/Vad1fnUrBARLmUq96


태풍이 지나가고 ‘슈퍼 문’을 품은 명절도 지나갔네요.
다들 평안하시고 안전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간 세계영화사의 거장
장 뤽 고다르(1930-2022)의 부고를 듣고
잠시 숙연하고 우울해졌던 생각이 납니다.
꼭 고다르처럼, 고다르답게 소멸했다 싶으면서도,
올해는 더 이상의 부고는 없었으면, 생각했어요.
가까이서 멀리서,
올해 참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찬바람이 불어오고 잎이 마르는 계절,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이,
특히 마음과 몸이 아프고 고단해
소진되어가는 존재들이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그들을돌보는 이들에게도 생의 의지가 한결같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9월 17일 토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이번 주간모기영에 답장을 하고 싶다면,,,

남겨주시는 이야기에 답장을 할 수는 없지만 
더 나은 모기영을 위해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빠짐없이 읽으려고 합니다.
혹시 모르죠 주간모기영에 실릴 수도...?  ˘˘

주간모기영에 바라는 점이나 아쉬운 점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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