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오픈 전, 손님 2,300명 모은 이야기_1편

오프라인 공간 사업자 분들을 위한 글

2024.08.28 | 조회 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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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체크인

잘되는 호텔,스테이의 비결을 공개합니다.

거짓 하나 없이 제목 그대로다. 숙소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제주도. 그런 와중에 제주 민심 이슈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든다며 전체 비상이 걸린 상황. 그런 와중에 어떻게 숙소를 오픈하기 전부터 2,300명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는지 그 모든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처음 하는 이야기 이며, 이 글을 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월간 체크인을 유료 구독 해주신 분들께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 썼다 지웠다 그만하고 토해내듯 쭉 쏟아내겠다.

 

첨부 이미지

 

 

한 통의 이메일.

그 날도 어김없이 업무 시작 전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었다. 스팸, 스팸, 스팸. 삭제, 삭제, 삭제, 어? 잠깐만 스톱.

이메일 제목이 심상치 않다. 뭔가 나에게 제안을 할게 있다는 제목이다. 이런 류의 제목은 워낙 많이 받아봤지만, 이번엔 왠지 클릭하고 싶었다. 결국 클릭.

내용의 골자는 이렇다.

'아버지께서 곧 은퇴를 하신다. 아버님의 노후를 위해서 은퇴자금을 활용하여 제주도에 독채 스테이를 만들려고 한다. 신축은 아니고 기존의 집을 리모델링하려고 한다. 그런데 브랜딩/마케팅을 하나도 모르니 자신을 가르쳐달라.'

생각이 깊어졌다. 까딱 잘못하면 귀하디 귀한 은퇴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상황. 게다가 건축주는 서로를 알아가는 숙소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다소 추상적이다.

미팅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완곡하게 거절을 했다. 부담이 되었기 때문. 하지만 어쩌다보니 1번, 2번, 3번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한 번 해볼만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버님 동석한 미팅 자리를 가진 후, 진행하기로 결정.

그렇게 1주일에 한 번씩 약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난 별도의 사무실이 없었던 관계로 우리 집에서 진행했다. 그리고 첫번째 만남.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일단 STOP을 외치다.

 

첫번째 만남. 건축주께선 인테리어 평면도를 가지고 오셨다. 살짝 당황했다. 아직 기획도 안나왔는데 평면도를 가지고 온다니.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 이제 2주 뒤 시공 들어간다고. 그리고 나의 답변은 이러했다.

🙋‍♂️나 : 업체한테 사과를 하고 공사를 뒤로 미룹시다

건축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건축주 : 공사가 코 앞인데 왜 미뤄야 하나요?

그리고 난 단 하나의 질문을 던졌고, 건축주의 표정은 더욱 안좋아졌다.

🙋‍♂️ : 서로를 알아가는 숙소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돈 이야기는 잠시 접어둡시다. 

🧑건축주 : 음.. 저희 가족이 그렇게 엄격한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점점 가족들과의 대화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출근을 하셨으니 더더욱 접점이 없었죠. 그런데 은퇴를 앞두고 나니 아버지께서 집에 계신 시간도 많아지셨죠. 그렇게 조금씩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 내가 정말 아버지를 모르고 살았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께서 소주를 좋아하는지도,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몰랐죠.

그렇게 조금씩 알아가다보니 오히려 사이가 좋아지게 되더라구요. 물론 가끔 의견 차이로 툴툴 댈 때도 있지만요 (웃음) 어찌되었든 가장 가까운 사람을 오히려 잘 모르고 지냈고, 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죄송함과 감사함이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답변.

🧑건축주 : 그래서 서로가 어떤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등을 알아가기 위해서 LP듣는 공간, 작은 도서관, 자쿠지 등을 넣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지금이야 글로 정리해서 단번에 답변이 나온것 같지만 사실 거의 3-4주 정도 생각의 시간을 거친뒤 정리한 내용이다. 혹여나 '나는 지금 왜 숙소를 만들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바로 답이 튀어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 없다.

그리고 이어서 질문을 했다.

🙋‍♂️나 : 서로를 알아가는게 중요하면 물리적인 공간 안에서도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할텐데요. 방금 저에게 공유 주신 평면도를 보셨을 때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요. 다인 숙소니 4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올텐데, 숙소 도착하자마자 1층에 방이 있으니 뿔뿔히 방으로 흩어지고, 누구는 LP룸, 누구는 도서관, 누구는 자쿠지로 갈 것 같지 않나요. 주방에서 저녁 준비가 다 되었을 떄나 모일 것 같지 않은가요?

BEFORE . 처음에 가지고 온 평면도 , 1층
BEFORE . 처음에 가지고 온 평면도 , 1층
BEFORE . 처음에 가지고 온 평면도 , 2층
BEFORE . 처음에 가지고 온 평면도 , 2층



건축주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나온 답변.

'아... 제가 컨셉에 맞지 않는 공간을 만들려 했었군요' 


공간의 재배치

'서로를 알아가는 숙소'가 되기 위해선 서로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공간을 이렇게 재배치 하기로 했다.

- 잠을 자는 공간은 모두 2층으로 올린다.
다만 계단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계실 수 있으니 한 개 방만 1층으로 한다.

- 대신 LP룸, 자쿠지와 같은 콘텐츠를 1층으로 내린다.

- 거실을 개방되게 구조를 다시 짠다.
추가로 함께 무언가를 해야하는 콘텐츠를 넣을 경우 모두 1층에서 진행한다.

- 2층에 모두 침실을 올린다. 침실이 2개. 가족이 함께 자는 경우는 점점 사라지니, 이때 만이라도 하나의 공간에서 같이 잠을 잔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 2층의 비어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다. 이는 막상 얼굴을 마주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편지를 몰래 써서 투숙객의 집으로 보낼 수 있게 '편지룸'으로 바꾼다.

그래서 바뀐 평면도.
핵심은 어떻게든 최대한 함께 있을 수 있게 하는 것.

AFTER. 1층
AFTER. 1층

 

아래는 조금 더 그림으로 보실 수 있게 준비한 AFTER 시안.

AFTER. 1층
AFTER. 1층
AFTER. 2층
AFTER. 2층

 

 

남들과는 다른 공간 기획을 하기 위해선...


많은 숙박업주분들께서 공간을 만들 때 핀터레스트에서 레퍼런스들을 많이 가지고 오신다. 그리고 현존하는 스테이/호텔들을 사례로 가지고 온다. 보통의 경우는 '요즘 이게 유행이니까', '요즘 이런 가구를 많이 쓰니까' 라는 것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렇게 진행이 될 경우, 공간 자체는 '요즘 스타일'에 맞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고객의 입장에선 '아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라며 특별히 큰 차별점을 못느끼곤 한다.

남들과 다르게 만들고 싶어하지만 결국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는 이유이다. 문제는 숙박업은 한 번 공간을 만들 때 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게다가 시공이 들어가면 돌이킬 수 없다. 

차별점은 남들에게서 찾는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찾는게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나는 이 일을 왜하려고 했던가'를 고민해야 한다. 

100명의 숙박업주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 100명의 숙박업주가 모두 '같은 이유'에서 이 일을 시작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저마다 나고 자란 환경, 경험, 주변의 지인등이 100% 같을 수가 없이 때문이다. 

그렇기에 'WHY'에서 출발하는 것이 남들과 '다름'을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건축주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그의 WHY는 사느라 바빠서 서로를 몰랐던 가족을 알아갈 때 행복감과 뿌듯함을 느낀다 생각했다. 이 WHY를 말만하고 그치면 의미가 없다.

이를 실제로 고객들도 느낄 수 있도록 이를 공간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HOW의 영역이다. 서로를 알아갈 수 있게 공간을 재배치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게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다.

이렇게 WHY에서 출발하면 또 좋은 점이 있다.

바로 '썰을 풀기 좋다' 이다. 
이는 곧 마케팅과 연결이 된다. 

어떤 이유로 이런 공간이 만들어졌는지, 왜 이런 디자인을 하게 되었는지, 왜 자쿠지와 LP룸을 넣게 되었는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투숙하면 좋을지 등등 고객들에게 전해줄 이야기 거리가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점.

이걸 인스타그램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고, 스마트플레이스 혹은 어딘가 매체에 노출을 시킬 때 고스란히 활용을 하는 것이다.

모든 이유가 이 스테이를 '왜' 만들었는지로부터 시작하기에 듣는이 또한 '오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 다음으로 좋은 점.

아버지께서 은퇴하고 나신 후에야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깨달으면서 스테이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이 곳에 모시고 싶은 고객군들 또한 자신의 이유에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된다. 

다시 말해, 은퇴를 앞둔 부모님과 오랜만에 제주 가족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타겟이 된다. 그럼 이들에게 어떤 하루를 선물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공간 안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넣을지, 이들에게 어떤 맛집과 명소를 소개 시켜줄지 등등. 단순 '제주 맛집'이 아닌 '부모님 모시고 가지 좋은 제주 맛집'으로 더욱 날카로워진다.

이제 WHY 하나로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느낌이 올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분들께 생각할 거리를 공유 드리자면 아래와 같다.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 일은 '왜' 하고 있는가. 돈 말고 진짜 나만의 이유를 종이에 써내려가보자. 힌트는 유년시절 혹은 나의 어떤 결핍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이어서 어떻게 콘텐츠 마케팅을 했길래 숙소 오픈 전에 2,300명을 모을 수 있었는지 상세히 이야기를 해보겠다.

 

오늘 글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이 '월간체크인'을 슬쩍 공유 해주시길 바란다. 그럼 이번 글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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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요근래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다보니, 글 발행 속도가 다소 늦어졌습니다. 저를 믿고 구독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다가오는 9월에는 더욱 부지런히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호텔 세우는 그 날까지,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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